서울시의 남는 공간이 인디 밴드 공연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 : 버스킹 TV>
서울시의 남는 공간이 인디 밴드 공연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 : 버스킹 TV>

1 | 공유 경제
마화텅·텐센트 연구원|양성희 옮김|열린책들
2만2000원|448쪽

지난해 11월 말 서울 마포구 영풍문고 홍대점에 마련된 간이 무대에서는 ‘블루나인’이라는 2인조 어쿠스틱 밴드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이곳은 전날 한 오디션 방송프로그램 출신인 고나영씨가 공연했던 곳이기도 했다. 서점 안으로 들어온 거리 공연은 서울시가 지정한 공유 기업 ‘버스킹TV’가 기획한 것었다.

공연장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스킹TV는 서울 도심 건물의 남는 공간을 찾아 인디 밴드들의 공연 공간으로 만든다. 건물주(공간주) 입장에서는 유동 인구를 늘려 ‘핫 플레이스’로 변신할 수 있어 좋고,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연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윈윈(win-win)이다.

서울시는 2012년 ‘공유 도시 서울’을 선언하고 공유 단체와 공유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공유 허브’라는 공식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서울시에서 어떤 공유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지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바이두·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3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꼽히는 텐센트의 마화텅 최고경영자(CEO)와 텐센트 연구원들은 저서 ‘공유 경제’를 통해 서울과 암스테르담(네덜란드)을 공유 경제를 잘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유도시로 꼽고 있다. 도시 전체를 공유 경제의 거대한 플랫폼으로 잘 정착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마화텅은 책에서 공유 경제가 앞으로 정부 주도의 자원 공유와 도시 전체의 유휴 자원을 공유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차량·숙박 등을 공유하고 있는 데서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남는 것은 뭐든 공유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 중심에는 도시라는 플랫폼이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 ‘암스테르담’ 주목

책은 ‘공유 경제의 교과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공유 경제의 정의부터 각국 사례, 예측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마화텅은 공유 경제에서 ‘경제 잉여’의 개념에 주목한다. 경제 잉여는 사회 발전에 따른 대량 생산과 과소비의 결과다. 저자는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파편화된 수많은 경제 잉여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것을 공유 경제라고 말한다.

이런 공유 경제가 최적화돼 있는 공유 도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저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정부 업무 보고’에서 공유 경제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미래 중국의 성장 동력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중국 정부와 텐센트가 공동 기획해 제작한 것만 봐도 중국 정부가 이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2015년 기준 한국의 공유 경제 규모는 세계 공유 경제 규모의 2.8~4.4%를 차지하고 있다. 출발은 늦었지만 인터넷 플랫폼의 활성화로 비교적 빠르게 궤도에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유 기업의 활성화뿐 아니라 시민들이 이런 정보에 더 쉽게 노출되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다음 과제가 될 것이다.


검사가 본 사기공화국의 민낯
2 | 검사내전
김웅|부키
1만5000원|384쪽

“목사님이 허술한 사기에 속은 것은 그것이 사실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치밀한 수에 속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에 당한 것이다. 안 박사 일당의 유혹이 사기라는 신호는 밤하늘의 별보다도 많았다. 등기부를 떼어보기만 했어도, 잔고증명서의 명의인을 살펴보기만 했어도 사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많은 정보를, 목사님은 못 본 것이 아니라 안 본 것이다.”

검사로서의 경력 대부분을 형사부에서 보내며 사기 사건을 많이 다룬 저자는 한국을 ‘사기 공화국’이라고 말한다. 또 사기 사건 대부분이 범죄자의 욕망과 피해자의 욕망이 결합해 발생한 것이라고도 한다. 피해자의 ‘마음 속 장님’도 사기 피해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연간 24만건, 피해액 3조원에 달하는 사기 사건이 지속되는 것은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라는 솔직한 분석도 내놓는다. 한국에서 사기꾼은 어지간해서는 제대로 된 죗값을 받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사기 범죄의 재범률도 77%에 달한다.

경제·경영서는 아니지만, 정치·사회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생활형 검사’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현실 이야기를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이키가이는 일본인들의 일상에 깊이 녹아있는 삶의 철학이다. <사진 : 블룸버그>
이키가이는 일본인들의 일상에 깊이 녹아있는 삶의 철학이다. <사진 : 블룸버그>

삶을 더 즐겁게 해주는 철학
3 | 이키가이
켄 모기|허지은 옮김|밝은세상
1만3000원|192쪽

저성장, 높은 청년 실업률,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를 채우는 우울한 사건·사고들. ‘역시 헬조선(지옥 같은 한국)’이라는 한탄이 넘쳐나는 시대에,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자는 책이 나왔다. 일본의 뇌과학자인 켄 모기 박사는 일본인들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이키가이’라는 철학을 내놓는다. ‘삶(이키)의 보람(가이)’이라는 뜻의 이 철학은 따스한 햇살 바라보기, 하루를 시작하기에 앞서 커피 한 잔 마시기처럼 지극히 사소한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오노 지로가 차린 일본 초밥집 ‘스키야바시 지로’는 프랑스 대표적인 스타 셰프 조엘 로부숑이 자주 찾을 만큼 성공했다. 그의 이키가이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기’였다. 그는 언제나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고, 손님들이 사용할 비품을 손수 디자인, 제작하는 등 작은 일을 즐겼다. 성공은 덤이었다. 저자는 이키가이를 통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서 각자의 이키가이를 발견해 실천해나갈 것을 주문한다.


빠른 성공을 담보하는 10가지 방법
4 | Shortcut Your Startup(스타트업의 지름길)
코트니 리움·카터 리움|갤러리북스
26달러|256쪽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이 보편화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지면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이전에 비해 훨씬 쉬워졌다. 사업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것은 역으로 더 많은 경쟁자들과 만나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 2위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Lyft), 이미지 공유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Pinterest) 등 13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해본 경험이 있는 골드만삭스 출신의 리움 형제가 스타트업 창업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데까지 필요한 노하우를 정리해 책을 내놨다.

저자들은 스타트업이라면 ‘인공지능(AI)에 대한 지식’ ‘공급망에 대한 노하우’ ‘인플루언서(influencer·인터넷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와의 친분’ 등 세 가지 요소에서 비교 우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경쟁자들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고, 사업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 아이디어가 있으면 팀을 만들어 사업성이 있는가부터 조사하라’ ‘잘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하라’ ‘시간이 아니라 이정표를 생각하라’ ‘사업 성공이 출구전략(exit)의 성공까지 담보하지 않는다’ 같은 매우 실무적인 조언들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