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국 샌프란시스코의 아마존고 매장. 사진 블룸버그
마국 샌프란시스코의 아마존고 매장. 사진 블룸버그

채널전쟁
오쿠타니 다카시·이와이 다쿠마│이수형 옮김
청림출판│1만6000원│252쪽│5월 23일 발행

언론 보도에 ‘아마존’이 나오면 으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그런데 아마존이 최근 2~3년간 오프라인 매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6년 말 미국 시애틀에 계산대 없는 식료품점 ‘아마존고’ 1호점을 오픈한 뒤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등 미국에서 총 10개(3월 말 기준)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6년에는 유기농 수퍼마켓 체인 ‘홀푸드’를 인수했고,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북스’와 온라인 매장에서 별 4개 이상 받은 제품만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포스타 (4-Star)’도 운영 중이다.

일본의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 오쿠타니 다카시와 이와이 다쿠마는 아마존의 이 같은 움직임을 단순한 ‘판로 개척’이 아니라 ‘채널 시프트(channel shift)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채널 시프트 전략은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채널로 고객 접점을 늘리고 거기서 발생한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product)과 유통 경로(place), 가격(price), 판촉(promotion)의 ‘4P’에서 최적화를 꾀하는 것을 뜻한다.


고객 연결이 ‘채널 시프트’의 핵심

채널 시프트의 핵심은 고객과 ‘연결’이다. 저자들은 이를 위해 ‘선택’과 ‘구매’ ‘사용’의 세 영역에서 혁신을 강조한다.

선택은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제안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따로 선택해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채널이 필요하다. 구매는 차별화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객 경험을 공들여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사용 영역에서는 고객이 제품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데이터를 축적해 상품과 서비스에 반영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채널 시프트 전략으로 재미를 본 기업은 아마존 외에도 많다. 미국의 남성의류 전문 업체 보노보스는 미국 내 약 100여 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가이드숍’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한다. 고객은 온라인에서 선택한 옷을 이곳에서 직접 입어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온라인에 사전 등록된 계좌를 통해 결제하면 주문한 옷이 집으로 배송된다. 가이드숍에는 계산대도 의류 재고 창고도 없다.

안경 구독 서비스 업체와 비파커는 고객이 웹사이트에서 간단한 설문에 응답하면 안경 추천과 함께 샘플 다섯 개까지를 집으로 무료 배송해준다. 저자들은 그동안 사라져간 많은 유통 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를 매출을 위한 ‘판매처’로 봤다며, 판매라는 ‘점’이 아닌 고객과 연결이라는 ‘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믿으면 맡기든지 못 믿겠으면 해고하든지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유호현 지음│스마트북스
1만5000원│256쪽│4월 30일 발행

트위터를 거쳐 에어비앤비에서 근무 중인 문과 출신 엔지니어가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를 비교·분석한 책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유연한 근무시간에, 휴가도 원하는 만큼 쓸 수 있지만, 직원들이 창출하는 가치는 그들이 벌어들이는 수억원대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유가 궁금해진 저자는 실리콘밸리에 근무하는 선후배들과 함께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2년 만에 내린 결론은 ‘의사 결정 방식의 차이’였다. 저자는 기업 조직을 ‘위계조직’과 ‘역할조직’으로 분류한다. 국내 대기업은 상명하복의 위계조직이 주를 이루는 반면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전문성을 존중하고 독려하는 역할조직이 많다는 것이다.

역할조직에서는 최고경영자(CEO)도 각 부문 담당자에게 결정 권한을 상당 부분 위임한다. 디자인 결정은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식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CEO가 신뢰하는 디자이너에 한해서다. CEO가 디자이너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매니저가 그 디자이너를 업무 성과 개선 프로그램(PIP)에 등록하고, 3개월여의 프로그램 결과로 해고를 결정할 수 있다.


2030년엔 어떤 차를 타고 다닐까?
2030 자동차 CASE 산업혁명
다카키 나카니시│최영원 옮김│골든벨
1만8000원│352쪽│5월 30일 발행

최근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에 따른 전장(電裝)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국제가전박람회(CES)가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로 불릴 만큼 완성차 업체의 참여가 늘어난 것도 이 같은 변화와 관련 있다.

25년째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로 근무 중인 저자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 접목과 공유경제의 활성화 등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몰고 올 변화를 ‘CASE’라는 용어를 빌려 설명한다. CASE는 연결성(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ed & service), 전기구동(electric drive)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벤츠가 2016년 파리모터쇼에서 발표한 개념이다. BMW의 ‘ACES(Autonomous, Connected, Electrified, Shared mobility) 전략’ 등 업체마다 쓰는 용어는 다르지만, 모두 ‘자율주행 기술과 연결성을 바탕으로 서비스 중심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벗어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바퀴 달린 로봇’이 불러올 미래 변화
로봇, 핸들을 잡다(Robot, Take the Wheel)
제이슨 토르친스키│아폴로퍼블리셔스
16.5달러│248쪽│5월 7일 발행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잘롭닉(Jalopnik.com) 편집장인 저자가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 변화를 색다른 시각에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자율주행 기술의 확산이 가져올 엄청난 변화와 파장을 제대로 가늠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자동차’라는 선입견부터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통적인 자동차보다는 ‘바퀴 달린 로봇’에 더 가깝다는 이야기다. 그런 관점에서 접근할 때 무인 배송 서비스와 공유형 무인 ‘카풀’ 서비스 등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새롭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는 이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기계가 될 것이며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택시 기사와 대리운전 기사 등 ‘운전’을 생업으로 삼는 직업군이 자율주행 기술 확산으로 타격을 입을 것은 자명해 보인다. 머지않은 미래에 ‘바퀴 달린 로봇’이 된 자동차와 평화롭게 공존하길 원한다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