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 여행자 혹은 명상·요가 등 정신적인 것에 흠뻑 빠진 사람들이나 여행하는 곳으로 인도를 생각한다면 단언하건대 인도의 한쪽만 본 것이다. 도로, 버스, 기차 그리고 비행기 등 관광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본적인 요소들이 아직 낙후한 인도이지만 전통적이며 시원적인 문화를 ‘쾌적’하게 체험하고자 하는 여행객의 발길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발맞춰 인도 정부에서는 인도의 옛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는 라자스탄 지역을 둘러보는 관광 상품으로 왕과 귀족들이 타고 다니던 침대 열차를 재현한 궁전 열차(Palace on Wheels)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밤 동안에는 이동하고 낮에는 사연 많고 볼거리 많은 라자스탄 내 각 지역들을 돌아보는 것으로, 이제는 인도가 자랑하는 고급 여행 상품의 대명사가 됐다.



 자연·역사 그리고 문화 탐험의 보고, 라자스탄

 여행의 주된 코스인 라자스탄은 인도 북서부와 파키스탄 국경과 접해 있어 느낌이 색다르다. 광대한 타르 사막으로 둘러싸인 척박한 땅이지만 인도의 그 어느 주보다 화려하고 강렬하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고대 인더스 문명의 도시 유적이 이곳에서 발견됐다는 점이다. 이 지역은 AD 4~6세기경 굽타 왕조 때부터 역사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8~12세기, 오늘날 라자스탄의 특색과 전통의 골간이 되는 라지푸트의 여러 왕조들은 인도 신화에 나오는 전설적인 영웅 ‘라자’와 결부해 자신을 ‘왕자’라는 뜻의 ‘라즈푸트라’(Rajputra)라고 불렀다. 라자스탄이라는 주의 이름은 바로 여기서 따왔다. 라자스탄의 여러 도시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도시를 고르라고 하면 자이푸르, 조드푸르, 우다이푸르를 꼽는다. 이곳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라자스탄의 기본적인 맥락을 짚는 셈이다. 물론 낙타 사파리로 유명한 자이살메르와 같은 사막 지역이 주는 독특함도 무시할 수 없다.

 라자스탄에는 절벽 위에 세워진 웅장한 고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가 유난히 많다. 이 고성들은 피로 얼룩졌던 라자스탄의 고단한 역사를 알려 준다. 옛부터 이 지역은 인도와 주변 국가로 통하는 군사적 요충지였기에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 때문에 평지에 성을 세운 인도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절벽에 성을 세웠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과거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벌어졌던 이 고성들은 오늘날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되어 라자스탄을 더욱 빛내고 있다.



 환상을 실현하는 꿈의 열차 

 이처럼 볼거리가 많고 이야깃거리가 넘쳐나는 라자스탄을 골고루 돌아보는 궁전 열차는 여행객을 위한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한다. 움직이는 호텔이라 불릴 만큼 안락하지만 열차라는 특수성 때문에 공간이 넓지 않다는 점은 이해해야 한다. 하나의 객차는 샤워장과 화장실을 겸한 부속실이 딸린 침실 3칸과 공용 거실 1칸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객차 수십 개와 식당 칸과 바를 겸한 휴게실이 궁전 열차를 구성한다. 궁전 열차에서의 이색적인 체험은 객차마다 두 명씩의 시종이 24시간 대기하며 아침 식사를 비롯해 갖가지 극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겸허한 몸가짐부터 손님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까지 깍듯할 뿐이다. 객실에 마련된 호출용 벨을 누른 후 직원이 달려오는 데 10초를 넘는 일이 없다. 

 만족스러운 열차 안에서 생활만큼이나 낮 동안에 진행되는 각 도시로의 여행은 인도 고급 문화 체험의 연속이다. 기존의 인도 여행 하면 당연시되던 불편함이 여기에는 끼어들 틈이 없다. 매주 수요일 오후, 뉴델리(1박째)에서 출발하여 핑크 도시 자이푸르(2박째), 사막의 신기루 자이살메르(3박째, 낙타 사파리와 궁전 호텔에서의 저녁 만찬), 위용 있는 산성의 도시 조드푸르(4박째), 호랑이 보호 구역 란탐보르 자연 공원과 처절한 사연의 산성 도시 치토르가르(5박째), 호반의 도시 우다이푸르(6박째), 새들의 천국 바랏푸르 자연 공원과 타지마할의 도시 아그라(7박째, 민속 춤과 음악이 함께 하는 야외 만찬)를 들르는 순으로 궁전 열차의 7박 8일 일정은 진행된다. 일정 중 대부분의 점심은 각 도시 혹은 유적지에 있는 유명한 궁전 호텔(궁전이었던 곳을 호텔로 개조한 곳)의 호화스러운 식당에서 먹게 되는데, 제공되는 음식들의 맛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그러나 이러한 호사에도 불구하고, 익숙하지 않은 여행객에게는 반복적으로 열차 여행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원하는 구간만 선택해 3~4일 여행을 하고, 나머지 일정은 인도의 궁전 호텔이나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인도의 최고급 리조트에서 편안히 머무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Plus Information



 일정 안내

 여름을 제외한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매주 수요일에 출발한다. 운행 지역은 델리~자이푸르~자이살메르~조드푸르~치토르가르~우다이푸르~아그라~델리 등의 유명 관광지로 오래된 고성과 궁전을 둘러본다. 



  여행 상품 안내

 궁전 열차와 관련된 문의는 전화 인도 뉴델리 3381884, 3386069. 웹사이트는 www.palace-on-wheels.net. 궁전 열차의 한국 총대리점인 인도로 가는 길(주)(02-723-0333, www.india.co.kr)에서는 이 궁전 열차를 이용한 갖가지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7박 8일 동안 궁전 열차를 계속 이용하는 일정은 1인당 600만원(아시아나 직항 이용, 2인 1실 사용 기준, 8박 9일)에 주선하고 있고, 궁전 열차(4박)와 리조트 및 궁전 호텔(3박)을 이용하는 8박 9일 일정은 호텔 선택과 항공편 좌석 선택에 따라 1인당 8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