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55) 삼성SDS 사장은 사내에서 ‘걷기 예찬론자’로 유명하다. 그는 출근할 때 서울 강남 삼성SDS사옥 24층까지 걸어서 올라간다. 퇴근길에도 14층 아파트는 물론, 아침 6시부터 한 시간 가량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할 때도 40분 이상 속보를 기본으로 한다. 퇴근 후 저녁 10시에는 집 근처 공원을 30분 이상 산책하는 일도 빼먹지 않는다.

 김 사장은 “15년 전 우연한 기회에 걷기 운동에 관한 책을 읽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아 계단을 올라갈 때 걷기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렇듯 많이 걷다 보면 체력이 좋아질 뿐 아니라 업무 효율도 높아진다는 게 김 사장의 지론이다.



 저층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

 걷기를 필두로 한 ‘건강경영’은 이제 업계 안팎에서 김인 사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렸다. 또 혼자 즐기는 것으로 그치질 않는다.

 직원들에게 걷기를 장려하기 위해 건물 저층부는 아예 엘리베이터를 운행하지 않을 정도다. 올 초에는 전 직원들에게 <걷기혁명 530-마사이족처럼 걸어라>와 <걷는 인간, 죽어도 안 걷는 인간>이란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회사원들은 대개 앉아서 생활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평소 가볍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을 늘 강조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가을 임직원들에게 매주 보내는 ‘CEO의 월요편지’를 통해서는 ‘지식 근로자에게 맞는 성인 건강 체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편지에서 김 사장은 목과 허리 부분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강조한 바 있다.

 “하루 종일 많은 시간을 PC를 다루며 생활하는 우리 직원들은 자리에 앉아 있거나 목을 아래로 낮추는 시간이 많다. 따라서 목을 잘 관리하고 앉은 자세를 바로 해 가능한 정면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긴장을 풀 수 있는 가벼운 운동도 자주 해야 한다.”

 자연히 삼성SDS 직원들 중에서도 걷기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삼성SDS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직원들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아침형 인간’은 김 사장의 또 다른 ‘웰빙’ 비결. 아침 5시에 기상, 헬스클럽에서 걷기 운동을 하기 전에 간단한 명상을 하고 조간신문을 살핀다. 이를 위해 밤 11시에는 잠자리에 든다. 걷기 운동과 아침형 생활 덕에 김 사장은 대학 때 체중(65Kg)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걷다 보면 잡념이 들지 않고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할 수 있다. 아침에 출근할 때 계단을 오르면 7분이 걸리는데 이때는 하루 일과를 미리 점검한다. 저녁 산책 때는 하루 일과를 정리한다” 고 말한다. 

 CEO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평상심을 유지하고 의사 결정 때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건강한 신체는 필수 조건이다. 걷기가 가장 좋다. 걷다 보면 신체 건강은 물론이고,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정신 건강까지 가질 수 있다.

 하루에 정확하게 얼마를 걷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지간한 거리는 무조건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