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는 발을 인체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발이 편해야 마음이 편하고, 마음이 편해야 일도, 생활도 즐겁게 할 수 있다. 구두 속에 가려져 있다고 방치해 둘 것이 아니라 얼굴만큼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할 부위가 바로 발이다.
 른발은 신체의 왼편을, 왼발은 신체의 오른편과 관계가 있다. 엄지발가락은 머리, 발의 옆면은 몸의 외부인 어깨·무릎·둔부를, 발의 안쪽 선(내측선)은 척추를 나타내는 등 발의 각 부위는 신체 각 부위에 대응되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발을 자극해 전신의 건강을 얻고자 하는 치료법을 반사요법(反射療法)이라고 한다. 고대 이집트 시대의 벽화에도 반사요법을 시행하는 장면이 나와 있으며, 아메리카 원주민과 고대 인도인들도 이 원리를 치료에 이용했다는 기록이 나와 있다.

 이처럼 발의 중요성은 고대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비즈니스맨들에게 발은 양말과 구두를 신는 신체 부위일 뿐, 그 이상의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는 드물다. 급변하는 시대 조류에 부응하기 위해 받는 스트레스에다 선조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한 일인 처리 업무량 등 항상 과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지내다 보니 발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신없이 바쁘고 피로할수록 발을 더욱 챙겨야 한다. 발은 신체 건강을 대변하는 부위이며, 발의 피로를 풀어 주면 전신의 피로를 푸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루 종일 구두 속에서 빛도 보지 못하고, 시원한 바람도 쐬지 못하는 비즈니스맨의 발은 항상 땀에 절어 불어 있는 상태. 그대로 방치하면 세균이 번식하면서 발 냄새가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무좀 등 여러 피부질환으로 고생하게 될 수도 있다.

 아기의 엉덩이가 짓무르지 않도록 베이비파우더를 발라 주듯, 발도 청결을 유지하고 발 전용 파우더를 발라 주면 피부질환이 발생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양말을 신기 전에 깨끗이 말린 발에 발 전용 파우더를 뿌려 주면 효과적이다. 바쁜 아침 시간에 하기엔 너무나 사치스러운 관리라고 여겨진다면, 다음 날 신을 양말 안에 미리 발 전용 파우더를 뿌려 놓는 것도 한 가지 방법. 하지만 발가락 사이사이에 파우더가 제대로 발라지는 게 중요하므로, 1분만 시간을 내서 발 전용 파우더를 정성껏 뿌리도록 하자. 이때 바닥에는 신문지나 수건을 깔아서 바닥이 파우더로 어지럽혀지지 않도록 한다.

 낮 동안에는 가급적 발이 바람을 쐴 기회를 자주 주도록 한다. 주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경우라면 자리에 앉아 있을 때만 신는 통풍이 잘 되는 실내화나 슬리퍼를 준비하는 것도 발 냄새 예방과 발 건강 관리를 위해 좋다. 외근이 많은 영업직이라면, 발의 피로를 풀어 주고 냄새 제거에도 도움이 되는 발 전용 스프레이를 휴대하고 다니다가 틈틈이 뿌려 주도록 한다. 양말 위에 뿌려도 되므로, 화장실에 갔을 때 등 혼자 있는 때를 이용해 보자.



 발 건강은 씻는데서부터 시작된다

 발에 대한 남자들의 무관심이 가장 확실하게 증명되는 때는 바로 귀가 후이다. 감시의 눈초리만 없다면, 씻지도 않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고 싶은 것이 남자들의 본성.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듯이 건강한 발 관리는 잘 씻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샤워를 하면서 샤워기로 대충 훑어 주거나 물을 뿌려 주는 정도만으로는 제대로 씻었다고 할 수 없다. 비누로 거품을 내서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마사지하듯 정성껏 씻어 준다.

 발가락 사이와 발톱눈 같은 부위에는 땀과 각질 때문에 생긴 노폐물이 많이 쌓이므로 꼼꼼하게 씻어 줘야 한다. 충분히 헹궈 비눗기가 남지 않도록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사항. 좀더 신경을 쓰고 싶다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스크럽 제품(알갱이가 들어 있어 마찰을 통해 묵은 각질 제거를 도와주는 세정용 제품)을 사용해서 묵은 각질을 제거해 주면 발을 더욱 깨끗하고 부드럽게 관리할 수 있다. 500원 동전 크기만큼을 덜어 발등과 발바닥 및 발뒤꿈치부터 시작해 전체 발에 골고루 바른다. 발가락 사이도 빼먹지 말고 바른 후, 원을 그리듯 부드럽게 마사지하면서 각질을 제거해 준다.

 발을 잘 씻은 다음에는 제대로 말려야 한다. 눅눅한 상태의 발로 그대로 잠자리에 드는 것은 세균 번식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내는 것과 마찬가지. 무좀 등 세균 예방을 위해서도 발을 잘 말리는 것은 필수. 수건으로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잘 닦아 물기를 제거한 후, 자연 바람으로 15분 이상 잘 말린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헤어드라이어의 찬바람을 사용해서 말려 준다.

 피로감이 심할 때는 발 마사지를 해보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간을 내서 발 마사지를 해주면, 전신의 피로를 푸는 데 효과적이다. 발은 모세혈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부위이므로, 아프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마사지해 줘야 한다. 마사지 후에는 물을 두 컵 정도 마셔 수분을 보충해 주고, 식후 1시간 이내에는 가급적 마사지를 피하도록 한다.

 ① 적당량의 발 크림(발 크림이 없으면 로션이나 영양크림을 사용할 수도 있다)을 손바닥에 덜어 잘 편 뒤, 깨끗이 씻어 말린 발을 위·아래로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발라 준다. ② 발끝을 손으로 잡고, 시계 방향으로 부드럽게 돌려 발목을 풀어 준다. ③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모아 숨을 내쉬며 용천혈을 누른다. ④ 엄지발가락부터 하나씩 돌리고, 손가락으로 링을 만들어 잡아 뺀다. ⑤ 주먹을 쥐고 손가락 등으로 발바닥을 끝부터 훑는다. ⑥ 양손으로 발 안쪽을 엇갈리듯 번갈아 가며 비틀어 준다. ⑦ 복사뼈 주변을 손가락 끝으로 원을 그리듯 마사지한다. ⑧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아킬레스건 부위를 집어 준다. ⑨ 발목에서 종아리 부위까지 다리 뒤쪽으로 손바닥으로 쓸어올린다. ⑩ 다시 한 번 용천혈을 지압해 마무리한다.

 발 마사지가 번거롭다면 족욕을 시도해 보자. 42~44℃ 정도의 물에 발을 발목까지 담그고 10~15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 끝. 이때 물에 입욕제로 라벤더 에센셜 오일 등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주면 피로 회복과 혈액순환 촉진에 도움이 된다. 족욕 후에는 발을 잘 말리고, 양말을 신어 보온시켜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발을 무관심하게 두면 회식 자리에서 민망한 발 냄새의 주인공이나 부석거리는 발 피부의 소유자가 될 것이다. ‘건강’을 위해 보양 음식을 찾아서 먹는 정성의 반만이라도 발에 신경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