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과 함께 중국을 이끌어 가는 양대 축인 상하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중국에서 가장 국제적인 도시다. 오랜 잠에서 깨어나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비즈니스 시티 상하이를 출장 중에 짬짬이 그렇지만 확실하게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21세기 현재, 중국만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나라를 찾아보기란 힘들다. 상하이는 이런 중국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다. 굳이 ‘천지가 개벽했다’는 북한 최고 권력자의 표현을 빌리지 않아도 상하이의 변신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러한 상하이로 비즈니스 출장을 떠나면서 여유 있게 도시 곳곳을 둘러보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법. 미리 계획을 잘 세워 돌아보면 아쉬운 대로 알차게 상하이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상하이는 베이징이나 시안(西安)처럼 유서 깊고 역사적인 유적이 많은 도시는 아니지만 다른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하늘을 찌를 듯이 고층 빌딩이 늘어선 푸동 지역은 뉴욕의 맨해튼을 닮았고, 새롭게 단장된 다운타운은 마치 강남거리를 연상케 한다. 반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뒷골목의 낡은 주택가는 오랜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상하이는 중국 최대의 도시 중 하나지만 시내 규모는 의외로 작은 편이라 걷거나 택시를 이용하면 수월하게 돌아볼 수 있다. 상하이에서 꼭 가 볼 만 한 곳은 와이탄과 난징루, 위위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등이다. 이 밖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옥불사와 용화사, 그리고 윤봉길 의사의 혼이 살아 있는 홍쿠우(虹口)공원 등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유럽식 건물이 즐비한 와이탄

 상하이에서 가장 먼저 가 볼 곳은 와이탄(外灘)과 난징루(南京路). 이 두 곳만 제대로 돌아보아도 상하이의 절반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푸강을 사이에 두고 푸동 개발지구와 마주하고 있는 와이탄은 20세기 초에 세워진 유럽식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매혹적인 거리다. 열강에 짓밟힌 상하이의 아픔이 그대로 남아 있는 와이탄은 오늘날 강 건너 푸동 지구의 현대적인 빌딩과 어우 러져 100년의 시간을 사이에 둔 근·현대의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와이탄은 상하이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소로 하루 중 언제 찾아가도 흥미롭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태극권이나 기공체조를 연마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좋고, 점심 식사 후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며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 푸동 지역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또 밤이 되면 와이탄은 새로운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거리를 밝히는 야간 조명으로 더욱 빛나는 건물과 그 옥상에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려는 다국적 기업의 광고판이 상하이의 밤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는다. 검은 강물 위로 화려한 조명의 유람선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은 밤의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달군다.



 난징루, 상하이의 명동

 와이탄을 돌아보고는 천천히 걸어서 난징루로 향한다. 난징루는 중국 최대의 번화가로 상하이의 오늘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들어서고 있는 빌딩 숲은 찾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상하이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이곳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데, 특히 1킬로미터 정도의 보행자 전용도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최신 쇼핑센터와 호텔, 은행, 레스토랑, 카페가 밀집되어 있는 난징루의 현란한 간판들은 그 자체가 재미있는 눈요깃거리이다.

 와이탄과 난징루를 본 후, 택시를 타고 위위엔(豫園)으로 향한다. 상하이에서는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택시는 거의 없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위위엔은 상하이에서 하나밖에 없는 정원으로, 16세기 중엽 상하이 출신의 한 관료가 부친의 노후를 위해 세운 저택이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정원으로 바뀌었다. 내부로 들어가면 기암괴석과 정자, 연못이 어우러져 정원을 한층 운치 있게 가꾸고 있다. 위위엔을 보고 나서는 입구 앞의 연못 중앙에 있는 찻집인 후신팅(湖心亭)에서 차 한 잔을 마셔 보는 것도 괜찮다. 1855년부터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는 후신팅은 중국의 명사들도 많이 다녀간 곳으로 이곳에서의 차 한 잔은 꽤 운치가 있다. 위위엔 바로 앞에는 상하이 최대 시장인 위위엔샹챵(豫園商場)이 있어서 쇼핑을 하기에 적당하다. 위위엔샹챵은 옷가지나 생필품, 먹을거리 등을 팔던 시장이었으나 최근에 새롭게 개발되어 명·청대의 건축양식을 한 대규모 상가로 다시 태어났다.



 신티엔지에는 쓸쓸한 밤이 없다

 상하이는 중국에서 밤의 여흥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도시이다. 중국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기는 하지만 매일 밤 재즈, 클래식, 피아노 등 다양한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중국 최고 수준의 서커스 공연도 볼 수 있다. 밤의 여흥을 즐기기 가장 좋은 장소는 신티엔지(新天地)이다. 신티엔지는 중국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새로운 중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볼품없는 한적한 거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압구정동을 능가할 정도로 화려한 거리로 탈바꿈했다. 골목마다 세련된 카페와 오픈 테라스, 바 등이 즐비해 마치 유럽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잠시만 돌아보아도 사방에서 ‘돈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곳은 음식과 오락, 상업, 문화시설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 상하이 유일의 지역이다.

 느긋한 마음으로 수준 높은 음악을 들으며 편안하게 술을 한 잔 마시고 싶다면 시가 재즈 와인(Cigar Jazz Wine, 전화: 6385-6677)이나 루나(Luna, 전화: 6336-1717)를 추천한다. 시가 재즈 와인은 상하이에서 가장 훌륭한 재즈 연주를 하는 바 중의 하나로 요일마다 돌아가며 로컬 밴드와 외국인으로 구성된 밴드가 연주를 한다. 반면에 루나는 레스토랑과 바를 겸하는 곳으로 낮에는 레스토랑과 카페로 이용되다가 밤이 되면 흥겨운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 밖에 독일 맥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파우라넬 브라우하우스(Paulaner Brauhaus, 전화: 6320-3935)도 가 볼 만한 장소이다. 만약 프랑스풍의 카바레에서 아름다운 무희의 매혹적인 춤을 보고 싶다면 상하이의 물랭루즈로 불리는 라 메종(La Maison)을 가면 된다. 모두 신티엔지 한복판에 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신티엔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와 중국공산당 최초의 인민대표자 회의가 열렸던 이따후이즈(一大會址)가 있으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돌아보도록 하자.



 세계 먹거리 한자리 모여

 상하이가 자랑하는 서커스 공연을 보고 싶다면 상하이마시청(上海馬戱城; 전화: 6652-6822)으로 가야 한다. 이곳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택시로 30분 정도 걸린다. 상하이마시청은 그동안 여러 곳에 분산되어 공연되던 서커스를 한곳에서 종합적으로 공연하기 위해 지은 현대적인 공연장이다. 상하이 서커스는 공중 곡예와 마상 곡예, 줄타기, 맹수 조련 등의 환상적인 공연으로 이루어지는데, 비수기 때는 공연을 하지 않는 날도 있으므로 먼저 확인 전화를 하는 것이 좋다.

 상하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도락의 천국이다. 상하이 요리는 양쯔강 하류를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로, 바다와 강이 인접해 있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해산물 요리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게 요리의 인기가 높은데, 제철은 9~11월이다. 신티엔지나 난징루에서 해산물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퓨전음식이나 서양음식을 먹고 싶다면 무조건 신티엔지로 가면 된다. 신티엔지 어귀에 있는 ZEN은 광둥요리 전문점으로 세계 유수의 레스토랑 가이드북에 소개될 정도로 이름난 곳이다. 서비스와 인테리어 또한 유럽의 고급 레스토랑을 연상케 한다. 스타 이스트(Star East, 전화: 6311-4991)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배우 성룡을 비롯해서 홍콩스타들이 투자한 레스토랑으로 밤이 되면 라이브 음악을 연주해 준다. 신티엔지 어귀에서 성룡의 사진이 걸려 있는 레스토랑을 찾으면 된다.

 

Plus Information

상하이 여행 정보

■항공편  현재 우리나라와 상하이를 연결하는 항공편은 다양하다. 국적기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운항을 하고 있으며, 중국의 동방항공도 매일 운항하고 있다. 더불어 민간 항공사인 상하이항공도 10월부터 운항하고 있어 항공 노선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 내외.

■공항에서 시내까지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편이 있지만,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다. 택시 승차장은 공항 로비를 나오면 바로 앞에 있다. 상하이에서도 택시를 타면 반드시 미터제인지 확인해야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 요금은 약 30~60위안(元) 정도이다.

■기후  아열대기후에 속하지만 사계절이 분명한 편이다. 봄에는 날씨는 따뜻하지만 기후 변화가 심한 편이며, 여름에는 습도가 높으며 때때로 영상 40도에 육박할 만큼 덥다. 겨울에는 평균 기온이 영상 3도를 기록할 정도로 수은주가 내려가며 눈은 거의 오지 않고 이슬비만 자주 내린다. 그러므로 상하이를 여행하려면 봄이나 가을이 가장 좋다.



상하이 추천 호텔

■The Ritz-Carlton, Shanghai

상하이 번화가의 중심에 자리한 호텔로 교통과 쇼핑이 가장 편리한 곳으로 꼽힌다. 초현대식 건물로 수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이 호텔은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넓은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반하고 만다. 객실 요금은 1박당 미화 169~220달러.

주소: Shanghai Centre, 1376 Nanjing-xi lu 전화: 21-6279-8888

■Jin Jiang Tower Hotel

상하이에서 자랑하는 슈피리어 디럭스 호텔로, 동서양의 문화가 잘 조화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이곳 역시 상하이 역이 위치한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다. 객실 요금은 1박당 미화 190~200달러.

주소: 161 Changle Rd 전화: 21-6415-1188

■Regal Shanghai East Asia Hotel

세계의 비즈니스맨들이 선호하는 호텔로 비즈니스 센터가 잘 갖춰져 있다. 각종 비즈니스 행사가 연일 끊이질 않으며, 대규모 연회도 가능하다. 객실 요금은 1박당 미화 160~240달러.

주소: 800 Ling Ling rd, xu hui District 전화: 21-6426-6888

■Grand Hyatt Shanghai

상하이의 오늘을 말해 주는 푸동 지역 한가운데 위치한 33층 규모의 그랜드 하얏트는 인상적인 외관과 뛰어난 부대 시설로 투숙객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객실 요금은 1박당 미화 178~280달러. 주소: 88 Century Blvd, Pudong 전화: 21-5049-1234

■Crown Plaza Shanghai

4성급 호텔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크라운 프라자 호텔은 쇼핑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다. 일과를 마친 후에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는 거리가 주변에 많아 심심하다는 생각을 들지 않게 한다. 객실 요금은 1박당 미화 115~144달러.

주소: 400 pan yu Rd 전화: 21-6280-8888



상하이의 별미

■게 요리   상하이 요리 중에서 단연 최고로 꼽을 수 있는 게 요리는 예로부터 중추절이나 다른 명절 때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기 위해 내놓았던 고급 음식이다. 특히 게의 제철인 9~11월은 속살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로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게 요리가 불티나게 팔린다. 상하이 게는 양쯔강 하구 일대에서 많이 잡히는데, 그 중 양정호에서 나는 것이 가장 크고 맛이 좋다. 상하이 게를 구별하는 법은 집게발 밑 부분에 부드럽고 까만 털이 빽빽하게 나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상하이 게로 만든 요리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그 중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것은 의외로 간단한 요리이다. 아무 양념도 하지 않은 게를 푹 쪄서 생강 조각을 넣은 초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