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타이거 우즈가 호텔 헬기 착륙장에서 티샷을 한 호쾌한 장면이 소개되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은 버즈 알 아랍. 그곳의 호화로움에 미디어는 7성급 호텔이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찬사의 진위를 알아보기 위해 버즈 알 아랍을 방문했다.
 스페인 북부 해안 도시이자 공업 도시인 빌바오는 사람들의 무관심에 떠밀려 몰락의 길을 걷던 도시였다. 그러나 1997년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관능적인 랜드 마크 구겐하임 미술관 분관이 들어서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빌바오는 스페인 문화의 중심축으로 떠올랐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질 않았다.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은 바로 걸프 만의 ‘빌바오 구겐하임’이라고 할 수 있다.



 천문학적 비용 들여 만든 7성급 호텔, 아랍의 탑

 버즈 알 아랍은 ‘아랍의 탑’이라는 뜻이다. 당당히 서 있는 품새가 탑처럼 우뚝 솟아 있으나, 조형상으로는 돛단배의 돛을 연상케 한다. 인간이 만든 아름다움을 강조라도 하듯 해변에서 280미터 떨어진 곳에 인공 섬을 만들고 그 위에 호텔을 지었다. 바다만 옛것 그대로일 뿐이다. 호텔의 높이는 321미터. 해저 40미터 밑바닥에 말뚝을 박기 시작해 321미터 높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을 짓는 과정은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었다. 호텔의 아름다운 외관은 이중 처리된 테플론 합성수지와 유리 섬유를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이것 하나만으로도 세계 건축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낮에는 눈부신 하얀 건물로 당당히 서 있지만 밤이면 스펙터클한 무지갯빛으로 눈을 현란하게 만든다. 그러나 놀라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호텔의 화려하고 멋진 외관 못지않게 곳곳에서 수준 높은 아랍 문화와 전통을 엿볼 수 있다. 호텔 입구에 들어서면 첫인상은 놀라움 그 자체이다. 타오르는 횃불과 분수대는 아름다운 내부를 더욱 극적으로 연출한다. 화려한 금장식과 붉은 빛, 물안개를 내뿜는 폭포와 거대한 유리 수족관을 보고 있노라면 또 다시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과연 이 모든 것을 만드는 데 얼마나 들었을까. 호텔 홍보 직원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도 답을 알고 있지 못했다. 



 객실에서 걸프 만의 비경을 품다

 체크인은 호텔 로비에서 하지 않는다. 로비의 안내 직원에게 본인의 이름을 이야기하면 머물게 될 객실의 층수를 말해 줄 뿐이다. 체크인은 각 층마다 마련된 리셉션 데스크에서 진행된다.

 28층 높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 객실은 모두 스위트룸. 말 그대로 기본부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상태에서 시작하는 셈이다. 체크인을 마치고 담당 버틀러의 뒤를 따라 객실에 들어서자 또 다시 즐거운 충격에 휩싸인다. 객실의 크기와 화려한 색감에 놀랄 새도 없이, 마치 갤러리의 큐레이터처럼 객실의 곳곳을 설명하는 버틀러의 이야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1층에는 거실 겸 개인 바와 사무실이 마련돼 있고, 2층은 객실과 욕실로 꾸며져 있는데 모든 시설은 초현대식으로 리모컨 하나면 문을 비롯하여 커튼, TV, DVD, CD 플레이어 등을 작동시킬 수 있다. 더불어 노트북 컴퓨터와 42인치 평면 TV를 이용한 무선 컴퓨터 작동도 가능하고 개인 팩스와 복사기까지 마련돼 있다. 최고의 비즈니스 호텔이라는 찬사가 농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버틀러는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연주하는 지휘자처럼 손에 든 리모컨의 버튼 하나를 누른 다음 버즈 알 아랍의 최대 자랑이라며 서서히 열리는 커튼 사이로 펼쳐지는 걸프 만을 손으로 가리킨다. 전면 통유리 너머로 시야에 가득 차오르는 푸른 바다와 하늘은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든다.

 버틀러가 돌아간 후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자 객실의 모든 것을 다시금 찬찬히 둘러보았다. 20여 명은 족히 둘러앉아 파티를 열 수 있는 여러 개의 소파와 의자들은 아름답기 그지없고, 2층의 침실 역시 보기만 해도 안락한 기분을 선사한다. 네 명은 가뿐히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큼직한 자쿠지에서 여독을 풀고 욕실에 비치된 에르메스 목욕 용품으로 온몸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장시간의 비행으로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기분 좋은 실크 감촉의 침대에 누워 불을 끈다. 침실 안의 거대한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걸프 만의 밤바다와 하늘을 수놓은 별빛은 천일야화의 오랜 이야기를 속삭여 주듯 시야를 희롱하고 나른한 기분에 취해 편안한 잠에 빠져들게 한다. 혼자 보내기엔 정말 억울한 밤이었다.



두바이의 관광 명소



 두바이 크릭 (Dubai Creek)  두바이는 걸프 만으로 향하는 작은 강인 크릭(Creek)에 의해 데이라(Deira)와 두바이(Dubai)로 나뉜다. 두바이의 놀라운 건축물들과 두바이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한번에 살펴보려면 크릭을 따라 이동하는 아브라(모터가 달린 수상 택시)를 타는 것이 좋다.



 두바이 박물관 (Dubai Museum)  크릭의 두바이 쪽에 자리한 이 박물관은 19세기 초에 지은 알-파하이디 요새(Al-Fahaidi Fort)에 위치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두바이의 역사, 베두인족의 생활, 항해, 식물 및 동물, 무기, 에미레이트의 춤, 악기, 지역 고고학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황금 시장 (Gold Souk)  황금 시장은 데이라의 아브라 선착장의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황금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숙련된 금 세공인들의 작업을 볼 수 있으며 다양한 귀금속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사막 사파리  두바이의 사막에서 베두인족의 삶을 체험하는 여행. 보통 오후에 출발하며 지프차의 곡예 운전과 금빛 사막을 둘러보고 낙타 농장을 방문한 후 직접 낙타를 타기도 한다. 이후 사막에 위치한 베두인족의 텐트에서 벨리 댄스와 전통 공연을 보면서 저녁 만찬을 즐기게 된다. 총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6시간 정도.




Plus
Information

 위치 및 픽업 호텔은 두바이국제공항에서부터 2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주메이라비치 리조트 단지에 있으며, 예약된 고객을 위해 롤스로이스 리무진 서비스를 하고 있다.

 레스토랑 호텔 내에는 7개의 크고 작은 레스토랑과 바가 있다. 그 가운데 지상 200미터 높이에 위치한 스카이라운지 알 문타하(Al Muntaha) 레스토랑과 시푸드 전문 식당인 알 마하라(Al Mahara) 레스토랑을 강력 추천한다. 알 마하라 레스토랑은 영국의 <레스토랑 매거진>에서 선정한 2004년 세계 50대 레스토랑 가운데 하나이다. 그 외에도 스펙터클한 바다 풍경이 보이는 알 이완(Al Iwan)에서 모닝 커피를 즐기는 것도 좋다.

 부대 시설 호텔 18층에 위치한 아사완(Assawan) 스파를 적극 추천한다. 트리트먼트룸과 하이드로테라피 욕조, 사우나가 설치돼 있으며 오리엔탈 마사지를 비롯한 다양한 마사지가 가능하다. 2개의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스파 수영장의 전면 유리창을 통해 내려다보이는 걸프 만은 소름이 돋을 만큼 자극적이다.



 주소 Burj Al Arab, P.O. Box74147, Dubai UAE.

 전화 00971-4-3017777, 팩스 00971-4-3017000

 이메일 reservations@burj-al-arab.com

 홈페이지 www.jumeirahinternatio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