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전체를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터키는 여행객들에게 더 없이 매력적인 도시다. 특히 이스탄불은 세월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지는 오랜 건물이 산재해 많은 사람들이 터키의 수도라고 착각한다.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화려하고 탄탄한 토대를 갖고 있는 탓에 이스탄불의 매력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한다. 서유럽과 비행기로 몇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지만, 유럽 또는 아시아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특별한 분위기가 이스탄불에는 존재한다.

 키 최대의 도시로 그리스 시대에는 비잔티움으로 불렸고 로마시대에는 콘스탄티노플이라는 이름이 붙어 동로마제국의 수도로 번성했다. 또한 오스만투르크의 수도가 되기도 했다. 시가지는 유럽 쪽과 아시아 쪽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유럽 쪽이 더 발달돼 있다. 유럽 쪽의 구시가지에는 비잔틴 이래의 유적이 남아 있어 동·서양 문화가 융합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도시 곳곳에 산재해 있는 모스크, 궁전, 교회는 이스탄불을 세계에서 가장 근사한 도시로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이스탄불이 세계 역사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인 보스포러스해협 덕분이었다. 이스탄불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도시를 둘러볼 수 있는 방법도 보스포러스해협 크루즈다. 아시아와 유럽 쪽을 번갈아 가며 지그재그로 달리는 정기 항로로 에미노뉴(Eminonu)에서 출발, 2~6시간 정도 소요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 해협 주변을 산책해 보는 것도 이스탄불의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3대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

 이스탄불의 주요 명소는 보스포러스해협에 모여 있다. 톱카프궁전, 성소피아박물관, 돌마바흐체궁전 등이 보스포러스해협에 인접해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이 가운데 성소피아박물관은 본래 성당이었던 곳. 지난 1935년 터키공화국 초대 대통령 케말 파샤가 일체의 종교 의식을 금하면서 성당이 아닌 박물관으로 바뀌게 됐다. 성소피아는 537년 금 90t에 해당하는 비용을 들여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건립한 곳으로 천년 넘게 계속된 비잔틴제국 기독교의 중심지였다. 그 후 1453년 오스만제국의 이스탄불 점령으로 인해 회교사원으로 개조되기도 했다. 지름 31m의 대형 돔과 여러개의 보조 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오묘한 빛깔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 지금까지도 성소피아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비잔틴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성소피아박물관 바로 맞은편에는 1616년 므하마트 아가가 설계한 술탄 아흐멧 모스크가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아호멧 1세가 사원을 둘러싼 첨탑을 모두 황금으로 세울 것을 명령했으나 막대한 재정을 걱정한 므하마트가 발음이 비슷한 금(Altin)을 여섯(Alti)으로 잘못 알아들은 척하고 여섯개의 첨탑을 세웠다고 한다. 4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내부의 카펫, 모자이크, 화려한 창, 내벽을 장식한 타일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톱카프궁전 역시 오스만제국이 500여년 동안 왕궁으로 사용했던 곳으로 돔 형식의 호화로운 건물과 정원 등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는 성곽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중세 자료들과 예술 작품 등을 공개하는 전시관으로 개조됐다. 당시 호화로운 생활을 했던 왕과 왕비, 여러명의 후궁들의 거처도 구경할 수 있다.

 터키의 수도인 앙카라에서 남쪽으로 30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 카파토키아는 마치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갖가지 버섯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드넓은 계곡지대에,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일명 ‘스머프의 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원뿔을 엎어놓은 듯한 용암층 바위 속에 이곳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삶의 터전을 마련해 두고 있다. 분출된 용암으로 인해 형성된 이곳의 지형은 오랜 세월을 걸쳐 풍화, 침식 작용을 일으켜 부드럽고 쉽게 깎이는 습성을 지난 응회암지대로 바뀌었다. 적들에게 노출되지 않아 종교 탄압 시기에 기독교인들의 훌륭한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 거주 공간이 좁다고 생각할 경우 주변의 돌을 더 파내기만 하면 됐을 뿐 아니라 돌로 만든 집은 여름에는 더위로부터, 그리고 겨울에는 한파로부터 보호해 주는 역할을 충분히 했다. 지하 도시를 이루고 살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버섯집 거주민들은 자신들의 거주지 이외에도 교회와 지성소, 사원들을 만들어냈다. 카파토키아는 페르시아인들이 지은 말로 좋은 말들의 나라란 뜻이 담겨 있다.  

 한편 지중해 지역에서 가장 고전적이며 활기찬 도시는 에베소다. 터키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고대 도시이며 보존이 매우 잘된 유적지다. 그리스제국 시대 때 문화가 가장 번성한 이오니아지방이었고 로마제국 시대에는 상업의 중심지였다. 에베소의 이오니아신전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며 풍요와 아름다움의 도시로 재평가되고 있다.



Plus Information



수도 앙카라(Ankara)

언어 터키어, 쿠르드어, 아랍어

시차 7시간 (단, 여름 기간은 6시간)

통화·환전 터키리라(TL), 관광지 환전소, 특정 은행, 우체국에서 환전 가능

항공 대한항공 전세기(6월21일까지 매주 화요일 1편씩 서울→이스탄불 정기 운항)

출입국 비자 없이 입국 가능(관광/상용일 경우 90일간 체류 가능). 골동품, 곡물 제품, 차, 코코아, 커피, 조미료(향신료) 등은 반출 금지 품목

시차 한국보다 7시간이 늦다. 다만 3월말부터 10월말까지 서머타임이 적용돼 6시간 차이가 난다.

유의 사항 터키의 정세 및 치안은 대체적으로 안정돼 여행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터키 동부 및 동남부 지역(이란, 이라크, 시리아 접경 지역 22개주 중 10개 주는 비상 사태가 선포돼 있다)에는 쿠르드족들이 강력한 대정부 무력 테러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이 지역 여행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