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더불어 짧아진 밤 시간은 수면 장애로 이어지기 쉬워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수면과 건강의 상관 관계와 여름철 단잠을 잘 수 있는 방법 제안.

 “왜잠을 자야 하는가?”란 질문은 “수면의 기능이 무엇인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수면의 기능을 설명하기 전에 수면의 구성을 잠시 살펴보자. 수면은 각기 다른 특성을 갖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구성돼 있으며 비렘수면이 약 75%, 렘수면이 25%를 차지한다. 수면 초반에는 비렘수면이 주로 나타나고 수면 후반으로 가면서 렘수면의 양이 점차 늘어난다. 수면시에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번갈아 나타나는데 비렘수면과 렘수면은 각각 하룻밤에 4~5차례 관찰된다.



 수면의 기능

1. 회복 기능 우리가 깨어 있을 때는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자유래디컬(Free Radical)이라고 하는 불안정한 물질이 많이 생기게 되며, 이로 인해 여러 세포가 손상을 받게 된다. 비렘수면기에는 깨어 있을 때에 비해 신진대사 속도가 느려지고 두뇌 온도가 낮아지는데, 손상된 세포가 회복하는 시기다. 두뇌 및 신체 활동이 적은 비렘수면시에 여러 효소들이 손상된 세포를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으며, 자유래디컬에 의해 손상된 효소는 새로운 효소로 교체되기도 한다. 한편 이러한 낮은 신진대사를 통한 세포 회복은 비렘수면시에만 가능하다. 렘수면시에는 세포들이 각성할 때와 거의 같은 정도로 활동적이기 때문이다.  

2. 학습 능력 깨어 있을 때 습득한 내용을 장기간 기억하는 데 있어 렘수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왔다. 복잡한 내용을 학습한 후에 렘수면을 박탈하면 학습 내용을 장기적으로 기억하는 데 많은 장애를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어려운 내용을 장시간 학습한 후에는 렘수면량이 증가한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3. 성장 촉진 성장호르몬은 깊은 수면(서파수면)에서 최고치를 보인다. 서파수면은 잠든 지 90분 이내에 주로 관찰되며, 몇시에 잤는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잠든 지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 나타난다. 성장기의 어린아이는 적절한 성장을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뿐 아니라 숙면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 장애, 바쁘고 불규칙한 생활, 심리적 스트레스 혹은 가족간 불화 등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정상적인 신장 발달에 장애를 받게 된다.



 수면 장애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우리가 흔히 일상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수면 장애로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주간졸림증, 수면 중 이상 행동 등을 들 수 있다. 각각의 수면 장애가 신체 혹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1. 수면무호흡증 수면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정지되는 경우로 흔히 코골음이 동반된다. 환자는 수면중 호흡 정지로 인해 자주 깨게 되고,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낮에 졸리게 된다. 이러한 졸림 현상으로 인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또한 반복적인 무호흡으로 인해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두뇌 기능이 손상되고 전반적인 지적 기능 및 작업 능력 저하가 나타난다. 혈중 산소 농도 저하는 또한 교감신경을 자극, 수면중 혈압 상승 및 주간 고혈압을 초래한다. 수면무호흡증은 동맥경화증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이로 인해 심근 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2. 불면증 자신이 느끼기에 잠이 불충분하고, 비정상적인 상태로 잠들기 힘들거나 자다가 자주 깨고,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거나 수면 시간이 짧다고 느끼고, 잠을 자도 개운치 않다고 느끼는 등 여러 가지 형태가 복합적으로 혹은 단독으로 나타난다. 불면증으로 인해 면역 기능 손상, 피곤함, 집중력 저하 등을 보이게 되며 불면증을 치료치 않고 방치할 경우 우울증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다.

 3. 주간졸림증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잠이 부족한 불면증이 병이지만 낮에 졸리는 증상도 불면증만큼 심각한 병이다. 주간졸림증을 초래하는 질환으로는 기면병, 특발성 수면과다증, 수면무호흡증 등이 있다. 차를 운전한다든지 중요한 회의나 시험을 보는 도중, 그리고 대화나 식사 도중에도 졸음이 올 수 있기에 사회 생활이나 가정 생활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졸림 현상으로 인해 주의력, 집중력, 기억력이 손상되면서 작업 수행과 지적 능력이 저하되고 운전 및 기계 작동 사고도 증가하게 된다. 한편 청소년기의 졸림 현상은 학교 성적, 친구 관계, 자존심 형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4. 수면중 이상 행동 하지불안증후군은 휴식중에 혹은 자려고 할 때 사지(주로 다리 부위)에 이상 감각이 생기는 경우로 이 증상을 해소키 위해 다리를 움직이게 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 중 대부분은 잠들기가 어렵거나 잠이 들어도 설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로 인해 과도한 주간 졸림 현상, 피로감 및 불안, 우울 등의 정서적 장애도 겪게 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의 내용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질환이다. 싸운다든지 쫓긴다든지 도망간다든지 하는 내용의 꿈을 꾸게 되는데, 환자는 꿈 내용을 그대로 행동에 옮겨 소리를 지르고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차고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격렬하고 난폭한 행동을 보이면서 환자 자신이나 동침하는 사람이 좌상, 골절, 열상 등의 상처를 입게 된다. 



 수면 장애의 의학적 치료법

 각각의 수면 질환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에는 수술 요법, 수면시 양압기 혹은 마우스피스 착용 등의 방법이 있다. 주간 졸림증과 수면중 이상 행동은 약물 치료가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불면증은 수면 습관 교정과 이완 요법 등 약을 쓰지 않는 방법을 우선 고려해야 하지만 단기간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치료 전에 명심할 것은 수면 전문가를 방문,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진단에 맞는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Plus INFO 바람직한 여름철 수면 생활



 1. 더위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

 침실의 온도가 섭씨 30도 이상이 될 경우 수면 장애가 초래된다. 수면중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 수면 효율이 떨어지고 숙면을 취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러한 변화는 수면 후반부보다 전반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정상적으로 새벽 5시경에 심부 체온이 최저로 떨어지면서 수면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침실 온도가 높을 경우 심부 체온의 저하가 잘 관찰되지 않으면서 수면 유지에 문제가 생긴다. 온도와 함께 중요한 것은 습도다. 습도가 높을 경우에는 고온으로 인한 수면 장애가 더욱 심화된다.   



 2. 건강한 수면 지침

 1) 침실의 온도를 섭씨 25~29도로 유지토록 한다. 특히 수면 후반보다 잠자리에 들 때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2)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만큼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하라. 사람의 생체 리듬을 결정하는 것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며,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해가 뜨는 시간과 연관이 있다. 여름철에는 해가 일찍 뜨기 때문에 그만큼 일찍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수면 부족을 피하고 적절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려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중요하다.  

 3) 낮잠은 가능한 한 피한다. 하지만 밤에 잠을 설쳤다든지 낮에 피곤할 경우 오후 2~3시경에 20분 정도 잠을 자는 게 필요하다. 주중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주말에 지나치게 오랫동안 낮잠을 자는 것은 수면 리듬을 깰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4) 새벽에 깨더라도 시계를 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시계를 보게 되면 자신이 잔 시간, 자려고 노력하면서 헛되이 보낸 시간,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남은 시간 등을 계산하면서 더욱 초조하고 불안해져 오히려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5) 40분 가량 운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잠들기 5~6시간 전까지는 끝낸다. 밤늦게 운동을 하면 교감신경이 자극돼 오히려 잠들기 어려울 수도 있다.

 6) 잠들기 전 지나친 수분 섭취, 과음, 과식은 피해야 하며 우유나 간단한 음식은 도움이 된다.

 7) 복식호흡, 근육이완법 등 이완요법을 자기 전에 실시한다. 이완요법을 통해 집중하게 되면 지나친 걱정이나 쓸데없는 생각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수면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