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호에 소개하려는 책은 요즘 세간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블루오션 전략>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책의 공동저자인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수는 한국 출신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주목받을 만한 데다 내용이나 스타일 또한 짜임새 있고 명쾌하여 대중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108개 기업의 신규 사업 진출 케이스를 집중 연구했다. 그 결과, 신규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소위 ‘블루오션’이라고 부를 만한 정말 새로운 미개척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의 필요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는 14%에 불과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14%의 블루오션 신규사업에서 창출된 수익이, 전체 연구 대상 신규사업이 창출한 수익 중 61%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미 경쟁이 격화된 ‘레드오션’으로 뛰어든 신규 사업과 비교할 때 ‘블루오션’ 신규 사업은 평균 10배에 이르는 수익을 창출했다. 일종의 고위험 고수익 원칙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블루오션 전략의 위험도가 생각만큼 높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경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쟁 없이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가는 길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블루오션’의 성공사례를 집중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레드오션’의 경쟁전략을 대체할 ‘블루오션’ 전략 기획 프로세스를 제시한다.

 이들은 우선 ‘블루오션’으로 가기 위한 기획단계에서 필요한 4대 전략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시장 경계선을 재구축할 것, 둘째 숫자가 아닌 큰 그림에 집중할 것, 셋째 비고객을 찾을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확한 전략적 시퀀스를 만들 것 등이다. 그리고 전략 실행의 단계에 필요한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는 조직 내부의 장애를 극복할 것, 둘째는 실행을 전략화할 것 등이다.

 각각의 전략적 원칙을 실제로 달성하는 방법과 절차는 다를 수 있지만 저자들은 기업에서 보편적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분석도구를 각 단계별로 제시한다.

 우선 시장 경계선을 재구축하는 것부터 살펴보자. 시장 경계선을 재구축하기 위해서는 대안산업, 해당산업 내 전략적 그룹, 구매자와 구매결정권자의 연결고리, 보완적 제품이나 서비스, 기능적·감성적 소구점,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주요 분석도구는 제품 또는 서비스의 기본 경쟁 요소 및 이러한 경쟁 요소의 전략적 포지셔닝을 시각적으로 도식화하여 간단히 전략 캔버스를 그려 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숫자가 아닌 큰 그림에 집중하기다. 시장 경계선 정립 및 재구축을 위한 전략 캔버스를 그렸다면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전략에 변화가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제공되는 제품과 서비스로 영향을 받는 고객과 이해 관련자들을 집중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담당 임원들을 중심으로 대안이 될 만한 전략 캔버스의 솔루션을 제시하도록 하고, 그 중 최선책을 선택하여 새로운 전략 캔버스를 그린다. 마지막으로 그 결과를 모두와 공유하면서, 실행가능성을 검증한다.

 세 번째는 비고객을 찾는 것이다. 기존 산업에서 곧 구매를 중단할 고객, 이미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하는 고객, 또는 현재 다른 시장에서 구매하고 있는 비고객들의 요구에 대해서 자세히 연구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정확한 전략적 시퀀스를 만들 것을 요구한다. 구체적인 신규 사업을 기안하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4가지 질문을 차례대로 묻고 이에 대한 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전략적 질문의 시퀀스에서 가장 중요하고 처음으로 물어야 하는 질문은 고객과 관련된 질문이다. 즉 “이 제품 또는 서비스는 새로운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가”다. 구매, 배달, 사용, 보완성, 유지보수와 폐기처분, 단순함, 편리성, 리스크, 재미와 이미지, 친환경성 등 어떤 가치가 되었든 새롭고 유익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만 그 신사업은 성공할 수 있다. 두 번째 질문은 금액에 관한 것이다. 즉 “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대다수의 구매자가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인가”란 질문이다. 세 번째 질문은 “이 금액을 받았을 때 우리 회사가 이익을 낼 수 있는가”이며, 마지막 질문은 “실제로 도입했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은 모두 해결 가능한가”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전체적으로 매우 잘 쓰인 책으로 전문용어와 친숙하지 않은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일한 문제를 굳이 지적하자면 뛰어난 내용이긴 하지만 기업이 실제 로 이 저서에 나와 있는 툴을 막상 사용하고자 했을 때, 사후 성공이나 실패사례를 분석하기는 쉽지만 미래를 예측해서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스타벅스가 좋은 사례다. 스타벅스가 과연 ‘블루오션’ 전략을 실제로 수립하고 적용했을까? 스타벅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참신한 ‘블루오션’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과연 처음부터 ‘블루오션’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많은 한국 회사들이 ‘블루오션’ 전략 컨셉트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신규 비즈니스에서 ‘블루오션’ 영역을 정의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회사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