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이미지를 생산하는 작업

 장 누벨(Jean Nouvel)



 1945년 프랑스 후멜 출생. 파리 국립고등예술학교 에콜 데 보자르에 수석 입학해 일찍부터 자신의 천재성을 세상에 알렸다. 1976년 31세의 나이로 프랑스의 건축가 운동인 Mars를 주도했고, 1980년에는 파리 건축 비엔날레 예술 부문의 기획을 맡았으며, 1983년에는 예술가와 문학가에게 주어지는 기사 작위를 받았다. 1987년에는 프랑스 건축 그랑프리, 아가 칸 어워드 등을 수상했고, 1990년에는 Architectural Award를 받았다.

 장 누벨의 건축은 모더니즘의 다양한 이미지를 실험하되 최소한도로 절제된 형태로 조합하는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자신의 건축적 특성인 정갈함과 투명함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섬세한 금속재료를 활용함으로써 공간을 긴장감 있게 표현한다. 이런 건축 철학은 “나는 건축적 사고의 전환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다. 건축은 곧 주어진 상황의 변환 과정인 까닭에 변환 과정에서의 혼동을 극복하는 일, 그것이 곧 건축이다”란 그의 멘트에서 잘 드러난다.

 파리의 아랍문화원, 카르티에재단, 리옹 오페라하우스, 베를린의 갤러리라파예트백화점, 루체른문화센터, 프라하의 안델빌딩 등의 작품이 있다. 건축은 이미지를 생산하는 작업이기에 건축을 시적 차원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이런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건축은 정체성을 확인하는 수단

 마리오 보타(Mario Botta)

 

 1943년 스위스 멘드리소-티치노 태생. 이탈리아 밀라노와 베네치아(Universitario di Architettura)에서 수학. 르 코르뷔제와 루이스 칸 설계사무소에서 실무 경험 쌓은 후 1969년부터 자신의 사무실을 열어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마리오 보타는 ‘건축이란 정체성의 상실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수단이며, 일상생활의 무료함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방편인 동시에 소비사회로부터 이탈하기 위한 도구여야 한다’는 화두를 가진 건축가로 유명하다. 그의 건축은 로마네스크 교회의 전통에 뿌리내리고 있고, 지역적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건축물이 위치하는 자연에서 얻은 소재, 변치 않는 재료, 견고한 중량감과 강렬한 기하학적 형태, 그리고 빛이 주는 극적 효과를 실현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AIA를 비롯한 각종 단체에서 주는 명예회원의 자격과 취리히의 Beton상, 국제 건축비평가회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지녔고, 완성작으로 도쿄 아트갤러리, 이탈리아의 파르테논교회,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등이 있다. 국내에선 강남 교보타워가 그의 작품이다.



 건축은 자유이며 새로움이다

 렘 쿨하스(Rem Koolhaas)




 1944년 네덜란드 로테르담 태생. 런던 AA스쿨에서 건축 공부를 하기 전 기자로 활동했으며 영화 극작가로 일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은 그가 건축가이며 사상가로 활동하는 데 주요한 기반이 됐다. 도시 건축이란 분야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지닌 건축가로 평가받고 있는 렘 쿨하스는 1975년 도시의 맥락을 재편하기 위해 설계사무소 OMA를 세웠다. 1996년 하버드대 교수가 된 그는 건축 이외에도 <정신착란증의 뉴욕> <S. M. L. XL> 등의 실험적 출판물을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렘 쿨하스는 속박으로부터의 자유, 구조로부터의 자유, 정형화된 모델로부터의 자유, 이데올로기로부터의 자유, 질서로부터의 자유, 프로그램으로부터의 자유, 계통이나 계보로부터의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건축 철학은 그의 작품이 어느 한 가지 흐름으로 고정되는 걸 막아 주고 있다. 그의 건축에 대한 평도 극단을 달린다. “건축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부터 “도시에 대한 희망, 건축계에서 가장 폭넓은 사고를 하는 이”까지 다양하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로테르담의 타워브리지, 헤이그의 댄스시어터, 후쿠오카의 넥서스월드 집합주택 9, 10호, 파리의 빌라 딜라바, 로테르담의 쿤스탈 현대미술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