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현지시각)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2차 대회(총상금 2500만 달러)에 참석한 브라이슨 디섐보가 팬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6월 30일(현지시각)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2차 대회(총상금 2500만 달러)에 참석한 브라이슨 디섐보가 팬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미국 골퍼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는 자신의 골프에 도움 된다고 생각하면 그게 뭐든 남 눈치 안 보고 행동에 옮기는 괴짜다. 그래서 ‘필드 위의 미친 물리학자’란 별명까지 붙었다. 그를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명하게 만든 건 60도 웨지부터 3번 아이언까지 10개 클럽의 샤프트 길이를 92.25㎝(6번 아이언 길이)로 통일한 것이다. “같은 길이의 아이언은 늘 같은 자세로 세트업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17세 때 그의 스윙 코치와 함께 만들었다. 

‘이단아’ 꼬리표가 붙은 사건도 있었다. 2017년 미국골프협회(USGA)는 디섐보가 사용하던 퍼터를 불법 장비라고 규정했다. 당시 디섐보가 사용하던 퍼터는 반원 모양 헤드에 샤프트가 몸통 한가운데 꽂혀 있는, ‘앞뒤가 똑같은’ 퍼터였다. 퍼팅 자세도 공 뒤쪽 옆에서 다리를 모은 채 홀을 바라보며 스트로크하는 ‘사이드 새들(side saddle)’ 방식이었다. 사이드 새들은 치마 입은 여성이 다리를 한쪽으로 모은 채 말을 타는 것을 뜻한다. 

2018년 USGA는 또 한 번 디섐보에게 불법 장비 사용에 대한 제재 를 가했다. 이번엔 야디지북에 ‘제도용 컴퍼스(compass)’를 사용하는 게 문제 됐다. 디섐보는 “대회 경기위원회가 매 라운드에 앞서 공지하는 위치와 실제 홀이 이따금 다를 수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USGA는 디섐보가 이를 통해 경기력에 이득을 보았다고 판단해 제도용 컴퍼스를 ‘불법 장비’로 규정했다.

디섐보는 자신의 ‘신체 개조 실험’을 통해 괴짜에서 혁명가로 변신한다. 키 185㎝인 그는 2019년 10월부터 6개월 남짓한 기간에 하루 최대 6000㎉의 음식을 섭취하고 근력 운동을 해 체중을 88㎏에서 108㎏까지 불리고 나타났다. 이유는 400야드 초장타를 쳐 게임의 법칙을 바꾸겠다는 ‘신체 개조 실험’이었다. 

그가 게임의 법칙을 바꾸겠다며 든 비유가 ‘카지노 불패 이론’이다. 

“카지노에는 수많은 도박꾼이 몰리지만 하우스(도박 공간)를 빌려주는 대가로 돈을 받고 승률도 결정하는 카지노는 결코 돈을 잃지 않는다. 카지노처럼 ‘이기는 공식’을 골프에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남들이 파 4홀에서 2온에 성공해 버디를 노리는 전략을 사용한다면, 디섐보는 400야드 초장타로 파 4홀을 파 3홀처럼 공략해 이글 아니면 버디를 잡겠다는 것이었다. 

디섐보는 2020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어렵기로 소문난 윙드풋골프장을 초토화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당시 그는 “나처럼 엄청나게 훈련하고 끝없이 연구하면 매일 조금씩 발전해 결국 위대한 무언가로 이어진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디섐보에게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연구하는 자세,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내는 독창성이다. 임진한 프로는 “공을 무작정 똑바로 치려는 골퍼보다는 자신의 신체 조건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구질을 잘 활용하는 골퍼가 발전이 빠르다”고 했다. 무슨 이야기일까? 공은 똑바로 멀리 치는 게 좋은 것 아닌가? 

공의 방향과 구질이 결정되는 임팩트는 1만분의 5초 동안 벌어지는 ‘찰나의 미학’이다. 이 순간 클럽 페이스의 스위트 스폿이 직각으로 정확하게 공을 타격할 때 공은 똑바로 날아간다. 그마저도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

구질에는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공 끝이 왼쪽으로 살짝 휘는 드로(draw)와 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페이드(fade)가 있다. 왼쪽으로 크게 꺾이는 공은 훅(hook), 오른쪽으로 크게 꺾이는 공은 슬라이스(slice)라고 한다. 

임 대표는 “공을 똑바로 치는 것도 제대로 못 하는데 어떻게 고수(高手)나 하는 페이드와 드로를 배우라고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사실은 페이드와 드로를 쳐봄으로써 스윙 궤도를 올바로 이해하고 코스에서 샷이 안 될 때 빨리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공을 똑바로 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슬라이스가 날 때는 훅, 훅이 나면 슬라이스를 내는 연습을 해보는 게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공이 좌우로 크게 꺾이게 하는 원인을 반대 구질을 연습하면서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투자 원금의 200배 수익을 달성한 ‘슈퍼개미’ 이정윤 세무사는 주식 투자도 자신만의 성공 투자 기법을 정립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다. 

“주식 고수들은 누구나 각자의 성공 투자 기법이 있다. 20년 넘게 주식 투자를 하면서 많은 관련 서적을 읽었고 여러 주식 투자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투자자들이 종목 선정을 하면서 가치(재무제표) 분석, 가격(차트) 분석, 정보(재료) 분석을 가장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세 가지 분석 방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삼박자 투자법’을 만들어냈다. 세 가지 분석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먼저 재무제표 분석을 등한시해 기업 가치가 형편없는 부실주를 매수하게 되는 경우 매수 종목이 감자에 들어가거나 관리종목에 편입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까지 당하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해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그럼 차트 분석을 무시하면 어떤 위험성이 있을까. 현재 주가, 즉 가격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실패해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주는 바보를 찾아내지 못해서 고점에 물려버린다. 최악의 경우 그 고점이 수년간 다시는 회복되지 않는 역사적 고점이 돼서 원금 회복이 요원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재료 분석은 왜 해야 하는 걸까.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권 밖에 있는 장기 소외 주를 매수하게 되는 경우 주가 탄력성이 너무 약해 오르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는 장기 횡보가 지속한다. 거래량도 많지 않아서 원하지 않는 장기 보유를 하게 되며 매일 주가만 확인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럼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많은 종목의 재무제표를 어떻게 살펴봐야 하나.

HTS(Home Trading System)의 조건 검색 기능을 활용하면 짧은 시간에 재무제표 우량주를 찾아낼 수 있다.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영업이익률, 당기 순이익률 등 여러 조건을 자유자재로 넣어보고 5~10개 종목을 추려낸다. 그 후 삼박자 분석으로 정밀 검토하면 재무제표 분석을 기반으로 한 최고의 매수 종목을 선정할 수 있다.

차트 분석은 현재 가격이 주가의 긴 흐름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추세 구간인지 비추세 구간인지 파악하여 매매 전략에 도움 주는 분석법이다. 현재 가격이 저평가 또는 고평가 수준인지를 파악할 수 있고 추세 구간이라면 매수 후 보유 전략, 비추세 구간이라면 저점 매수, 고점 매도 등의 전략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재무제표 분석과 마찬가지로 HTS에서 차트의 봉 형태나 이동 평균선 위치 등 여러 조건을 검색해 5~10개 종목을 추려내고 삼박자 분석으로 세밀하게 검토하면 차트 분석을 기반으로 한 최고의 매수 종목을 선정할 수 있다. 

재료 분석은 주관적인 가치와 객관적인 가격이 다르게 형성되는 이유인 정보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현재 가치 평가에 반영되지 않은 정보가 무엇인지, 그 정보가 앞으로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인지, 아니면 가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가격에만 영향을 미치는 정보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효율적인 재료 분석 방법은 하루 중 상승률이 높은 10종목, 30종목, 50종목의 상승에 영향을 미친 정보를 검색하는 것이다. 그 정보가 추가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보라고 판단하면, 그 종목의 재무제표 분석과 차트 분석을 통해 삼박자가 맞는 최고 종목을 찾아낼 수 있다. 이 세무사는 “삼박자 분석을 위한 지식을 갖추고 매일 분석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스스로 최고의 종목을 선정하는 능력을 갖출 때 진정한 투자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