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이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 당시 페널티 구역 근처에서 샷을 하고 있는 모습. 말뚝과 선 중 기준은 선이 된다. 공이 선에 조금이라도 닿아 있으면 페널티 구역에 있는 것이다. 사진 KGA
김세영이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 당시 페널티 구역 근처에서 샷을 하고 있는 모습. 말뚝과 선 중 기준은 선이 된다. 공이 선에 조금이라도 닿아 있으면 페널티 구역에 있는 것이다. 사진 KGA

“코스에 있는 하얀 말뚝, 빨간 말뚝, 노란 말뚝의 차이만 제대로 알아도 골프룰의 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골프협회에서 룰을 담당하는 구민석 과장은 이렇게 말하고는 씩 웃었다. 알쏭달쏭 골프룰의 마지막은 ‘말뚝 사용 설명서’를 익히는 시간이다.


거리 표시 말뚝은 뽑고 칠 수 있어

첫 번째 질문. 라운드를 하다 보면 공이 말뚝 근처에 떨어져 스윙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말뚝을 뽑고 샷을 해도 될까. 정답은 ‘말뚝 종류에 따라 다르다’이다.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을 표시하는 하얀 말뚝을 함부로 뽑은 뒤 공을 쳤다가는 일반 페널티(스트로크는 2벌타, 매치플레이는 홀의 패)라는 낭패를 당하게 된다. OB 말뚝은 코스의 경계물이어서 뽑고 칠 경우 스트로크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개선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칙을 잠시 착각해 OB 말뚝을 뽑았더라도 스트로크를 하기 전 말뚝을 원래 있던 지점에 복원시키면 페널티를 받지 않는다.

페널티 구역을 나타내는 노란 말뚝과 빨간 말뚝은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이다. 따라서 플레이를 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 언제든지 뽑을 수 있다. 거리 표시 말뚝에는 하얀 말뚝 윗부분에 색깔 있는 선이 남은 거리에 따라 1~3개 정도 그어져 있는데 이는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이어서 뽑고 칠 수 있다.


티잉구역에서 친 공이 A지점(빨간 페널티 구역)으로 들어갔고, A지점에서 친 공이 B지점(빨간 페널티 구역)으로 갔다면 4가지 선택이 있다. 직전 스트로크를 한 지점(1)에서 다시 플레이를 하거나 후방선 구제(2)를 받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측면 구제(3)를 받는 것이다. 마지막은 페널티 구역 밖에서 스트로크를 한 티잉 구역(4)에서 치는 방법이다.
티잉구역에서 친 공이 A지점(빨간 페널티 구역)으로 들어갔고, A지점에서 친 공이 B지점(빨간 페널티 구역)으로 갔다면 4가지 선택이 있다. 직전 스트로크를 한 지점(1)에서 다시 플레이를 하거나 후방선 구제(2)를 받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측면 구제(3)를 받는 것이다. 마지막은 페널티 구역 밖에서 스트로크를 한 티잉 구역(4)에서 치는 방법이다.

경계선 자체는 OB 지역 간주

말뚝 종류에 따라 다른 게 또 있다. 공이 경계 선상에 놓인 경우 OB인지 아닌지를 놓고 주말골퍼끼리 옥신각신하는 경우도 있다.

코스의 경계는 코스의 경계물(말뚝, 울타리 또는 펜스)이나 선으로 규정된다. 말뚝이나 울타리 또는 펜스로 그 경계가 규정된 경우, 코스의 경계는 코스의 경계물과 지면의 코스 쪽 접점을 이은 선이다. 그 말뚝이나 울타리 기둥은 OB 지역에 있는 것이다. 만약 지면에 칠한 선으로 그 경계가 규정된 경우, 코스의 경계는 그 선의 코스 쪽 외곽선이며, 그 선 자체는 OB 지역에 있는 것이다. 만약 볼이 울타리 아래에 있지만, 울타리 기둥과 기둥을 연결한 코스 쪽 가상선에 닿아 있지 않은 경우 OB다. 또 공이 OB를 규정하는 지면에 칠한 선 위에 정지하였더라도, 코스 쪽 외곽선에 닿아 있지 않은 경우 OB다. 그 이유는 코스의 경계물과 선은 OB 지역에 위치한 것이기 때문이다.

별도의 경계선 없이 펜스 아래에 공이 떨어져 있을 경우 애매할 때도 있다. ‘필드의 괴짜 물리학자’로 불리는 브라이슨 디샘보(미국)는 지난 7월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에서 열린 메모리얼 토너먼트 2라운드 15번홀(파5)에서 10타 만에 홀아웃해 홀 정규 타수보다 5타를 더 치는 퀸튜플 보기를 기록했다. 당시 그가 친 공이 OB 펜스 아래에 있었는데, 디샘보는 공이 코스 쪽에 걸쳐 있다고 주장했지만, 경기 위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컨드 오피니언(선수가 경기위원의 판정에 동의하지 못할 경우 다른 경기위원을 불러 다시 판정을 요구하는 일)에서도 결국 이는 OB 판정을 받았다.


경기 위원이 페널티 구역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 KGA
경기 위원이 페널티 구역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 KGA

페널티 구역 안이라도 벌타 없이 칠 수 있어

OB 말뚝과 달리 페널티 구역은 공이 경계선상에 살짝 걸쳐 있기만 해도 페널티 구역에 들어간 것으로 판정한다. 페널티 구역 표시 말뚝이나 경계선을 페널티 구역의 일부로 보기 때문이다. 페널티 구역 안이라도 위험하지 않고 또 충분히 공을 칠 수 있는 라이라면 벌타 없이 그냥 그 자리에서 플레이해도 된다.

지난해 규칙이 바뀌면서 페널티 구역 내 금지 사항들이 대폭 완화됐다. 어드레스나 연습 스윙 때 클럽을 지면이나 물에 댈 수 있고, 공만 건드리거나 움직이지 않는다면 스윙할 때 방해가 되는 돌, 나뭇가지 같은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자연 장애물)도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다.


측면 구제 때 두 클럽 길이 이내 드롭

다음 질문은 난도를 더 높여보자. 노란 말뚝이 있는 페널티 구역과 빨간 말뚝이 있는 페널티 구역은 어떻게 다를까? 일반적으로 페널티 구역 가운데 노란 페널티 구역은 그 구역을 넘겨서 플레이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한 특별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벌타를 받고 구제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노란 페널티 구역에서 볼을 플레이할 수 없는 경우에는 1벌타를 받고 직전의 스트로크를 한 곳에서 원래의 볼이나 다른 볼을 플레이하거나, 홀로부터 공이 페널티 구역의 경계를 마지막으로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지나는 직후방의 기준점으로부터 홀에 가깝지 않게 한 클럽 이내에 볼을 드롭하고 플레이할 수 있다.

반면 빨간 페널티 구역은 위의 두 가지 구제 방법에 측면 구제 방법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공이 빨간 페널티 구역의 경계를 마지막으로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기준으로 홀에 가깝지 않게 두 클럽 길이 이내에 볼을 드롭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다. 빨간 페널티 구역보다 노란 페널티 구역의 벌칙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전 규칙에선 페널티 없이 구제받을 경우에는 한 클럽 길이 이내, 페널티를 받고 구제를 받는 경우에는 두 클럽 길이 이내에 공을 드롭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2019년 규칙 변경 후에는 측면구제(빨간 페널티 구역 또는 언플레이어블 볼에만 해당)는 두 클럽 길이 이내, 다른 모든 구제는 한 클럽 길이 이내로 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