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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생각의 잡음
대니얼 카너먼, 올리비에 시보니, 캐스 선스타인│장진영 옮김│
김영사│2만5000원│616쪽│4월 29일 발행

같은 판사, 의사, 면접관이 오전과 오후, 월요일과 수요일에 완전히 다른 결정을 내린다면? 똑같아야 하는 판단이 그렇지 않다면, 그 생각에는 ‘잡음’이 낀 것이다. 방치한 잡음으로 인해 우리는 나쁜 선택을 반복한다. 잡음을 피하고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행동경제학을 창시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전략적 의사결정 전문가 올리비에 시보니, 책 ‘넛지’ 저자인 정책 전문가 캐스 선스타인이 머리를 맞댔다.

저자들은 생각할 때 저지르는 오류를 크게 ‘편향’과 ‘잡음’으로 나눴다. 편향은 문제 핵심에서 ‘체계적으로 이탈’한 판단이다. 잡음은 문제 핵심에서 ‘임의로 분산’된 판단이다. 판단할 때 나타나는 원치 않는 변산성(variability)이라는 전문 용어를 쉽게 표현한 말이다.

입사 면접 사례를 보자. 입사 지원자의 외모가 지원 직무와 무관한데도 면접관 다수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면, 그 지원자는 ‘후광 효과’라는 편향의 덕을 보게 될 확률이 높다. 지원자의 외모가 면접관들의 초점을 직무의 핵심에서 일제히 벗어나게 한 것이다. 한편, 같은 지원자 2명을 본 면접관 2명에게 어느 지원자가 업무 능력이 우수한지 물어볼 경우,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은 25%다. 면접관들은 같은 지원자에게 저마다 다르게 반응하고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이처럼 판단의 편차가 클수록 의견 일치가 늦어지거나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잡음의 예다.

비슷한 횡령 사건을 저지른 두 사람이 기소돼 각각 다른 판사에게 재판받았다. 그런데 한 사람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고, 다른 한 사람은 징역 117일이 선고됐다. 왜 형량이 극명하게 달라진 걸까? 재판 당일 판사의 기분이나 관대함의 차이 같은 잡음이 이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판사 등 전문가 집단에서 벌어지는 바람직하지 않은 변산성을 ‘제도 잡음(system noise)’이라고 명명했다. 형사사법제도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의료, 지문 감식, 근무 평점,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이런 ‘제도 잡음’이 발생한다. 이에 따른 일관성 없는 제도는 비용을 발생시키며, 불공평을 초래하고, 제도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한다.

우리가 잡음에 취약한 이유는 뭘까. 책은 “편향이 쇼의 주인공이라면, 잡음은 통상 관객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단역 배우”라며, 인과적 사고가 잡음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사람들은 보통 어떤 사건이 생긴 원인과 결과를 하나의 서사를 통해 납득하려고 한다. 만약 이 서사가 오류로 귀결되면 편향이 문제가 됐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서사로 어떤 사건의 원인과 결과가 설명됐을 때, 잡음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잡음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통계적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 △통계적 사고 △판단을 독립적 과제로 구조화하기 △이른 직관 참기 △여러 독립적 판단 집계하기 △상대적 판단과 상대적 척도 등 6가지 잡음 축소 전략을 제시했다. 책은 쉽게 파악이 가능한 편향을 제거하는 것이 직접 치료라면, 파악이 어려운 잡음을 줄이는 것은 예방적 위생이라고 말한다. 예방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잡음을 줄인다면 개인과 조직을 더 좋은 선택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남들보다 빨리 경제적 자유를 이뤘나
파이어
강환국│페이지2북스│1만8000원│428쪽│4월 8일 발행

파이어(FIRE)족이란 경제적 자립에 성공해 빨리 은퇴하고 여생을 즐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는 새로운 트렌드를 넘어 많은 사람의 목표가 됐다. 38세에 파이어에 성공한 저자는 파이어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해 젊은 나이에 부를 축적한 각양각색의 파이어족 20명의 다양한 파이어 스토리를 소개한다.


내 안의 좋은 운을 깨우는 법
운의 시그널
막스 귄터│양소하 옮김│카시오페아│1만6000원│312쪽│4월 18일 발행

“내게 닥칠 운은 행운일까, 불운일까.” 사람들은 운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끼치는지 알지만, 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저자는 “좋은 운이 따르도록 ‘만들어야’ 하며, 좋은 운은 성공을 위한 필수이자 기본 요소”라고 말한다. 책엔 무작위로, 전방위에서 다가오는 운의 시그널이 왔을 때 대운으로 만드는 13가지 법칙을 담았다.


경제의 큰 흐름에서 기회를 잡는 매크로 투자 가이드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
피터 나바로│이창식 옮김│에프엔미디어│1만8000원│392쪽│4월 25일 발행

미국 중앙은행이 갑자기 기준금리를 올리면 왜 유럽과 아시아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을까. 석유수출국기구가 대규모 감산을 결정하면 중국과 한국의 물가와 에너지 섹터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책은 이런 거시경제 변수가 주식시장과 어떻게 연계되는지 설명하고, 이를 활용해 투자 성과를 높이고 리스크도 관리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 다섯 가지 핵심 기술
파이브 포스
스티븐 S. 호프먼│이희령 옮김│까치│2만원│448쪽│4월 28일 발행

뇌-임플란트, 유전자 편집, 화성 정착지, 자동화, 초지능 개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이자 액셀러레이터 기업인 파운더스 스페이스. 그들을 이끄는 저자 스티븐 S. 호프먼이 수많은 스타트업, 과학자와 만남을 바탕으로 꼽은 미래를 결정지을 동력 다섯 가지와 현재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기술 연구 현장을 보여준다.


언제나 우리 곁에는 색이 있다
컬러의 시간
제임스 폭스│강경이 옮김│윌북│1만8800원│468쪽│4월 30일 발행

인간에게 색은 무슨 의미일까. 흔히 결핍·어둠·악·불결함으로 여겨지는 검정은 고대 이집트에서는 비옥한 토양과 생명의 색으로 숭배받았다. 서구에서 하양은 빛, 생명, 순수의 의미지만, 일부 아시아에서는 죽음의 색이다. 책은 인류가 색에 부여한 다양한 의미를 예술과 고고학, 언어학, 심리학, 우주물리학 등 입체적 차원에서 설명한다.


Freezing Order
프리징 오더: 돈세탁, 살인,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의 분노에서 살아남은 실화
빌 브라우더│사이먼 앤드 슈스터│ 18.80달러│336쪽│4월 12일 발행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의 탈세, 인권 탄압 실태를 폭로한 ‘적색 수배령(Red Notice): 푸틴과 검은 러시아에 맞선 미국 경제인의 실화’ 저자 빌 브라우더의 새 책이다. 수천억달러를 훔쳐 불법 세탁하고, 이를 방해하는 사람은 누구든 살인한 푸틴의 만행과 이를 고발해 죽음의 위협 속에 살게 된 저자 본인의 실화를 담았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