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구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생의 고비마다 경제학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불행은 최소화되고, 행복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생의 고비마다 경제학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불행은 최소화되고, 행복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 | 인생 경제학
한순구 | 로고폴리스
1만1800원 | 176쪽

어떻게 해야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살 수 있을까. 한 번뿐인 인생을 충실히 살아가려면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이 책이 전략으로 제시하는 ‘경제학’은 경제 주체의 행위가 미치는 영향을 실증해 만족의 극대화를 꾀하는 학문이다. 인생의 고비마다 경제학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불행은 최소화될 것이고, 행복은 더욱 커질 것이다.

게임이론의 권위자인 저자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생’을 경제 주체로 보고, 삶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의 힌트를 25가지 경제이론으로 설명한다. 그는 대학에서 19년간 수많은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책은 청춘들에게 주는 조언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유익한 내용들로 구성됐다. 그는 “경제학은 효율성과 합리성의 측면에서 삶에 도움이 된다”며 “‘경제학적인 삶을 살아갈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25가지 경제이론으로 인생의 해법 제시

그가 말하는 경제학적인 삶이란 ‘경제학적 사고와 태도’를 견지해 삶에 효율성과 합리성을 보태는 것이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철저하게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생에서 이루고자 하는 일을 성취할 가장 좋은 방법을 알아내 실천하는 것이다. 때론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 시도했는데도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실패할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다음을 위해 다시 계획을 세우는 것 역시 경제학적인 삶의 자세”라고 말한다.

책은 계량경제학, 목적함수, 비용-수익 대응의 원칙, 기회비용, 하이퍼볼릭(hyperbolic) 할인, 투자 회수 기간, 한계대체율 등 25가지 경제이론을 바탕으로 인생에서 벌어지는 온갖 문제들을 해결하는 힌트를 제시한다.

예컨대 챕터 ‘서른까지는 공부에만 매진하라’에서 저자는 “경제학자들은 인생 전체를 놓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라이프 사이클 이론’을 믿는다. 이를 응용해 우리 인생에서 공부 또는 자기계발의 최적 시기를 찾아보면 당연히 만 30세 이전이다”라고 말한다.

챕터 ‘모든 것을 걸어야 이긴다’에서는 “확률 0.01%의 터무니없는 꿈을 꿔서 99.99% 확률로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젊음이 있다면 일을 한번 저질러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챕터 ‘버티고 버텨라, 기회가 온다’에서는 “조직의 미래가 없어 보이고 승진이 어려워 보이더라도 조직에서 버텨라. 상황이 바뀌었을 때 선택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승진도 하고 성공할 확률도 높다”고 말한다. 중요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순간, 경제학적 사고와 태도를 숙지한다면 목표를 이룰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또 이렇게 조언한다.

“끊임없는 고민은 목적지 없이 표류하는 배와 같다. 경제학의 ‘목적함수’ 이론처럼 노력 대비 최대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고민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선택한 진로에서 어떻게 성공할지를 고민하라!”


첨단 기술 시대의 인간 생존법
2 | 시민을 위한 테크놀로지 가이드
이영준·임태훈·홍성욱 | 반비
1만7000원 | 376쪽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도 버텨내지 못할 만큼 기술에 의존하면서도, 현대인은 일과 생활에 핵심적인 기기들의 작동 원리조차 모른다. 테크놀로지(기술)는 일반인이 미처 따라잡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기술을 컨트롤할 지식조차 갖지 못한 채 수동적인 소비자에 머물러 있다.

기술 발전을 피할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기계 비평, 디지털 비평, 적정기술 전문가인 저자 세 사람은 이 책에서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서 살아가려면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술 리터러시(literacy)’는 필수다. 세 저자는 알파고 쇼크부터 빅데이터의 효용과 위험, 제조업의 붕괴, 저성장 시대의 기술 혁신, 과학기술 교육이 나아갈 방향까지 최신 기술 이슈를 하나하나 비판적으로 짚어나간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중요한 분기점에서 시민으로서의 우리가 어떤 미래를 지지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묻고 답한다.

이 책이 기술에 관한 기존의 책들과 다른 점은 기술과 사회, 기술과 정치, 기술과 인간 존엄 간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동시에 조명했다는 것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애덤 스미스 동상.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애덤 스미스 동상.

국부론에서 찾는 성 불평등의 기원
3 | 잠깐 애덤 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카트리네 마르살 | 부키
1만5000원 | 328쪽

“우리가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혹은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욕구 때문이다.”

1776년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스웨덴 출신 저널리스트인 저자 카트리네 마르살은 이 문장에 의문을 품는다. 아이를 키우고 식사를 준비한 아내가 없었다면 빵집 주인이 돈을 벌 수 있었을까.

저자는 주류 경제학 이론이 여성의 무보수 노동이 갖는 유용성과 가치를 중요시하지 않음으로써 오늘날 노동영역에서의 성 불평등과 차별적 경제 구조를 강화했다고 지적한다. 여전히 가사 도우미를 비롯한 돌봄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비율이 높다는 점은 남녀 간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경제학 모델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여성이 맡았던 가사노동은 경제 수치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나 굳이 수치로 환산해 보지 않아도, 흔히 여성의 일로 여겨지는 집안일, 육아 등의 활동이 경제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일본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고발
4 | 노인지옥
아사히신문경제부 | 율리시즈
1만5000원 | 264쪽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졌다고 평가받는 경제 대국 일본. 그런 일본이 지금 ‘하류노인(일본 고령층 대부분이 ‘하류’에 속한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을 넘어 ‘노인지옥’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고령사회를 지탱하는 청년세대가 무한경쟁에 시달리고,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면서 세대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핵가족화와 고령화, 비혼·만혼·저출산이 만연해 독거노인 1인 가구, 2인 가족세대는 15년 만에 2배로 증가했다. 가정에 의지하는 일본의 사회보장제도와 정책은 이미 유효기간이 끝난 셈이다. 일본은 직장에서 의료비 대부분을 내주고 간호는 가족이 하는 복지 체제를 갖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14개월간 기획·연재한 ‘보답받지 못하는 나라’를 보완해 출간한 이 책은 ‘노인지옥’을 향해 가는 노인대국 일본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금까지는 비참한 노후 사례를 고발하는 데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이를 둘러싼 사회보장제도의 면면과 실제 집행 현장을 깊숙이 살핀다. 노인요양시설 부족으로 일본 정부는 고령자의 자택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노인을 돌보기 위해 가족의 삶까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책은 노인들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고령사회의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