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들은 “과학이 과학자나 전문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대중적인 교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들은 “과학이 과학자나 전문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대중적인 교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 | 불확실한 시대의 과학 읽기
김동광 외 7명 | 궁리출판
1만5000원 | 224쪽

많은 사람들이 과학은 정답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실제로 과학의 많은 주제들이 금방 정답을 구하기 어려우며, 언제든 그 답이 바뀔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그런 점에서 과학의 논쟁 과정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인 논쟁들을 따라가면서 교훈과 통찰을 얻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학에서 데이터를 생산하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판단을 내릴 때 어떤 정보들이 필요한지, 한 사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입장이 왜 처음과 다르게 바뀌는지 등을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과학 관련 이슈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 논쟁 과정에서 다양한 쟁점을 접하며 어떤 쟁점이 향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가치 있는 쟁점인지 알게 된다.


GMO 논쟁 20년째 제자리 걸음

예컨대 ‘구제역 사태, 대규모 살처분만이 유일한 방안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구제역 발생 초기에는 병에 걸리지 않은 가축에게 빨리 백신을 주사해야 병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백신을 사용할 경우, 구제역에서 안전하다는 의미의 ‘구제역 청정국’에서 제외돼 축산물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구제역 대응은 국가 주도로 인력을 동원해 통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청정국 지위 유지’라는 경제적 관점만이 중시되기 때문에 가축이나 농민 등 다른 관점들은 거의 배제된다.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 겨울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돼지와 소 300만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엄청난 피해를 봤다. 이때도 청정국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경제적 판단 때문에 백신 사용을 미루다가 구제역이 더 크게 퍼진 것이다. 책은 올바른 구제역 대응을 위해서는 ‘구제역은 퇴치해야만 하는 위험한 가축 질병’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동물권의 문제, 채식·육식의 문제 등 숱한 쟁점들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전자변형식품(GMO)에 관한 논쟁은 GMO가 등장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GMO의 안전성 문제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GMO를 둘러싼 다른 중요한 쟁점들은 고려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현재 과학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많은 사안들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이 때문에 저자들은 과학이야말로 과학자, 전문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대중적인 교양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프로작을 비롯한 항우울제의 치료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과 더불어 화학물질 유해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무엇을 살펴봐야 하는지, 핵발전소의 안전과 경제성을 둘러싼 논쟁에서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둬야 하는지 등 논쟁적인 사안들도 함께 다루고 있다.


3세대 스피드로 성공하라
2 | 굿 스피드의 조건
강우란 | 삼성경제연구소
1만5000원 | 336쪽

비즈니스 세계에서 ‘빠른 기업’이 칭송과 부러움의 대상이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빠른 기업들이 모두 동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시대와 사업 환경에 따라 ‘무엇이 빠르면 빠른 기업인가’의 답은 변천해왔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각 기능의 프로세스가 빠르면 빠른 기업이었다. 1세대 스피드 시대의 시작이었다. 이후 1990년대 들어서는 빠른 전략적 판단이 요구됐다. 한국 기업들 역시 이러한 2세대 스피드 강자로 거듭나면서 성공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미래에는 ‘새로운 스피드’가 필요하다.

30년 동안 개인과 조직의 성장법을 연구해온 저자는 “현재 한국 기업이 처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금까지 강점화해온 스피드’와 ‘지금부터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스피드’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낭비와 비효율 요소를 찾아내고 그것을 팀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개선하도록 하는 탁월한 프로세스를 갖춘 기업들이 1세대 스피드 시대를 주도했다면, 2세대 스피드 시대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통해 차별성을 확보한 기업들이 이끌었다. 앞으로 다가올 ‘3세대 스피드 시대’의 핵심은 빨리 보고, 빨리 행동으로 옮기고, 실패하면 곧바로 다음 시도로 옮겨가는 ‘실험’ 정신이다.


저자 스캇 소넨샤인. <사진 : 미국 라이스대>
저자 스캇 소넨샤인. <사진 : 미국 라이스대>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는 비결
3 | Stretch
스캇 소넨샤인 | 하퍼콜린스
19.45달러 | 282쪽

영화 제작자 로버트 로드리게스는 그의 생애 첫 영화 ‘엘 마리아치(El Mariachi)’를 단돈 7000달러에 제작했다. 맥주 양조업자 딕 유엔글링은 소수의 직원만으로 공장을 업그레이드하고 경쟁업체를 따돌렸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우리는 흔히 더 많은 돈과 시간이 주어진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예산과 직원이 있다면 경쟁업체와의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보다 쉽게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의 저자인 스캇 소넨샤인 미국 라이스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사회통념처럼 여겨져 온 착각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깨뜨린다. ‘왜 어떤 사람과 기업은 적은 자원만 갖고도 성공하는가’ ‘왜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그토록 좇는가’. 저자는 스스로 이렇게 질문하며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교육, 스포츠, 역사 속에서 이에 대한 답을 찾았다.

우리가 가진 자원을 스트레칭(stretching)하듯 죽 늘리면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지 못해 불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스트레칭하라.


美 정보기관의 미래 예측 보고서
4 | 글로벌 트렌드 2035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 한울엠플러스
1만5500원 | 320쪽

미국 대선이 있는 해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는 향후 20년간의 세계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다. ‘글로벌 트렌드’라 불리는 이 보고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력을 갖춘 미국 정보기관이 2~3년 동안 역량을 쏟아 작성하는 자료다.

이 책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더불어 미국과 다른 국가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발표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달라지는 권력의 본질이 어떻게 국가 내 또는 국가 간 갈등을 증가시키는가’와 ‘지금 제기되고 있거나 앞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 국제적 쟁점이 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다.

책은 크게 본문과 부록 2개로 나뉜다. 본문에서는 핵심 글로벌 트렌드를 제시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본다. 세 가지 시나리오를 독자에게 제공해 여러 선택과 동향이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를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첫 번째 부록은 지역별 글로벌 트렌드를 체계적으로 조망한 ‘지역별로 본 향후 5년’이다. 두 번째 부록은 ‘핵심 글로벌 트렌드’로 인구학·경제학·거버넌스·안보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