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인 저자는 “일본이 불황에 빠진 원인은 ‘인구절벽’이 아니라 일본 자산시장에 끼어있던 거품과 정부 정책의 실패에서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인 저자는 “일본이 불황에 빠진 원인은 ‘인구절벽’이 아니라 일본 자산시장에 끼어있던 거품과 정부 정책의 실패에서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1 | 인구와 투자의 미래
홍춘욱 | 에프엔미디어
1만6000원 | 324쪽

‘인구절벽’이라는 말이 ‘경제 붕괴’의 징조처럼 떠돌고 있다. 인구절벽이란 인구통계 전문가 해리 덴트 HS덴트 회장이 만든 용어로, 소비지출이 가장 많은 45~49세 연령대의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 성장이 서서히 둔화하고 특히 소비가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일본의 기나긴 불황과 자산시장 침체가 인구절벽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시무시한 실례가 있었으니 ‘인구절벽’이라는 공포에 한국도 위축되기 충분하다. 그런데 과연 일본이 인구감소 때문에 불황을 겪었을까.

경제 전문가인 저자는 각종 데이터와 통계를 제시하며 “일본이 인구절벽 때문에 불황에 접어들었다는 논리가 틀렸다”고 지적한다. 일본 인구가 감소해 자산시장이 붕괴된 것이 아니라 자산시장이 붕괴되고 5년 후부터 인구감소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생산 활동인구와 자산시장도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면서 ‘인구감소’가 아니라 일본 자산시장에 끼어있던 거품과 정부 정책의 연이은 실패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국가들의 사례도 분석한다.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 스페인 등도 모두 2000년대 중반을 전후해 생산 활동인구가 가파르게 줄었다. 이들 시장은 모두 폭락했을까. 그렇지 않다. 스페인 자산시장은 폭락했지만 나머지 국가들의 자산시장은 오히려 상승했다. 스페인 자산시장에는 버블이 있었고 시장이 폭락하기 시작하면서 유럽중앙은행의 실책까지 이어졌다.

저자는 “자산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인구와 같은 단일변수가 아니다. 인구감소보다는 버블 여부와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육이나 기술투자 등으로 경제성장률을 높임으로써 인구감소의 부작용 또한 상쇄할 수 있다.


저금리 시대에도 가능한 투자법 소개

책의 중반부인 3장부터는 한국 자산시장을 진단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자산시장에는 거품이 없다. 주식의 경우,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오히려 저평가돼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저자는 또 “2007년 이후 한국 부동산, 특히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소폭 조정된 것으로 끝난 것은 한국 부동산시장에 버블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인구의 영향으로도, 버블의 영향으로도 한국 자산시장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저자는 시장분석에만 그치지 않고 한국 자산시장의 여력, 인구 동학, 정책 측면 등을 분석해 제시한다. 또한 저금리 시대에도 가능한 복리 투자 방법, 자산시장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위험을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투자 요령 등을 안내한다. 특히 투자자 성향과 자산 상태를 고려해 공략 가능한 상품과 투자 방법, 고배당주와 미국 리츠(REITs) 상품의 특성 등 투자에 요긴한 정보를 충실하게 담았다.


서비스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2 | 최고의 서비스 기업은 어떻게 가치를 전달하는가
정도성 | 갈매나무
1만5000원 | 240쪽

‘고객은 왕’이라는 구호는 오랫동안 서비스업계의 불문율로 군림해왔다. 과연 이 말은 지금도 통용되는 원칙일까. 국내 유수 기업들에 차별화된 서비스 교육을 제공해 온 저자는 “이제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저자는 “고객은 더 이상 고객 만족에 관심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실제로 고객들이 기대하는 것은 ‘만족’보다는 ‘가치의 실현’인 경우가 많다”며 “특정 브랜드 제품을 통해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의, 공정, 평등 등의 가치가 적절한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에 신경을 쓴다”고 설명한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나 노력을 좀 더 투자하게 되더라도 이를 기꺼이 감수한다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들은 제3세계 국민들을 돕는 ‘탐스’의 신발을 신고, 환경을 생각해 ‘러시’의 비누를 이용한다.

저자는 고객과 만나는 ‘접점’ 직원들이 진심으로 기업의 가치를 전달하는 홍보사절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비로소 고객은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경험하고 망설임 없이 그 브랜드를 선택하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한 스타벅스 코리아, 삼성의료원 등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기업들을 소개해, 서비스 주체인 직원이 회사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에 공감하고 그것을 의미 있는 스토리에 담아 전달할 때 어떤 성과가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현대 중국의 마지막 절대 권력자
3 | 마오쩌둥 평전
알렉산더 판초프, 스티븐 레빈 | 민음사
5만원 | 1044쪽

마오쩌둥 <사진 : 위키피디아>
마오쩌둥 <사진 : 위키피디아>

이 책은 중국 현대사의 흐름을 주도한 가장 강력한 지배자, 마오쩌둥의 일생을 담고 있다. 저자들은 그동안 접근할 수 없었던 광범위한 문서를 통해 마오쩌둥이 권력을 쟁취한 과정을 보여주고, 기존에 알려진 스탈린과의 관계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다. 러시아 국립사회정치사 문서보관소에 보관된 구소련의 비밀문서와 최근 중국과 서방에서 출간된 저작물을 토대로 마오의 삶을 조명한 것이다.

마오는 두 가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평생 최선을 다했다. 하나는 외세의 침략에서 나라를 해방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독재 수단을 통해 모든 이가 평등한 이상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첫 번째 임무에 성공했으나 두 번째 임무는 실패했다. 

책은 마오의 업적·과오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정치적 리더십은 물론 그의 성격과 가족사 등을 밝히면서 그의 다면적인 모습을 그려 나간다. 황제 같은 권력을 누린 마오쩌둥은 사실 심한 조울증에 시달렸다. 이전의 전기들은 대체로 마오를 스탈린의 꼭두각시가 아닌, 진정한 혁명가로 묘사해왔다. 하지만 공문서에 따르면 마오는 의심 많은 스탈린을 안심시키기 위해 고통을 감내했던 스탈린의 순종적인 학생이자 충실한 추종자였다.


오래 일하지 말고 깊이 일하라
4 | 딥 워크
칼 뉴포트 | 민음사
1만5000원 | 268쪽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차례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끊고 미래를 설계하는 ‘생각 주간’을 가진다. 조앤 롤링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집필하기 위해 영국 에든버러 도심의 호텔 스위트룸을 빌렸다. 카를 융은 호숫가의 작은 마을에 별장을 짓고 자신만 들어갈 수 있는 방에서 분석심리학의 기틀을 쌓은 논문을 써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한 것은 방해받지 않고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즉 ‘딥 워크(Deep Work)’를 할 수 있는 환경이다.

저자는 딥 워크를 인지능력을 한계 수준까지 끌어올려 완전한 집중 상태에서 수행하는 직업적 활동이라고 정의한다. 딥 워크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저자는 “수시로 주의를 빼앗는 방해 요소가 출몰하는 환경에서는 깊은 생각을 필요로 하는 큰 규모의 작업이 건성으로 처리하는 얕고 질 낮은 작업, 즉 ‘피상적 작업’들로 파편화된다”고 지적한다. 피상적 작업은 지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고, 종종 다른 곳에 정신을 팔면서 수행하는 부수적 작업을 말한다. 저자는 일의 흐름을 방해하는 네트워크 접속 시간을 최소화하고 대신 창의적 사고를 위한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절대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려면 ‘몰입’이 필수다. 종일 바쁘게 일하는데도 일이 쌓여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