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해리 덴트 HS덴트투자자문 대표는 “피할 수 없는 계절(불황)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2007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영국 노던 록 은행이 파산 위기에 처하자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 모습. <사진 : 위키피디아>
저자 해리 덴트 HS덴트투자자문 대표는 “피할 수 없는 계절(불황)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2007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영국 노던 록 은행이 파산 위기에 처하자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 모습. <사진 : 위키피디아>

1 | 2019 부의 대절벽
해리 덴트 | 안종희 옮김 | 청림출판
1만7000원 | 388쪽

해는 매일 아침 뜨고, 바닷물은 하루 두 번 만조가 된다. 가을이 지나면 곧 겨울이 찾아온다. 저자 해리 덴트(Harry Dent)는 자연에 주기(週期)가 있듯이 경제에도 일정한 패턴을 그리는 주기가 있다며, 머지않아 최악의 경제 위기가 세계를 덮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1980년대 말 일본 거품 붕괴와 1990년대 초 미국 경제호황을 예측해 명성을 얻은 해리 덴트는 ‘인구 절벽(Demographic Cliff)’이라는 개념을 만든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번 신간에서 인구구조와 주기설을 바탕으로 7년간의 양적완화 정책의 끝이 2019년 버블 붕괴로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곧 다가올 버블 붕괴를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이유와 버블 붕괴의 과정을 역사적 사실과 수많은 자료를 통해 증명해나간다.

저자는 우선 주기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몇 가지 주기를 소개한다. 250년 혁명 주기설은 지금껏 1517년 루터의 종교개혁부터 미국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동서양 패권이 165년마다 바뀐다는 주장을 비롯해 5000년의 문명주기도 거론한다. 빙하기는 물론 배란 주기까지 세상의 모든 것이 예외없이 몇 가지 주기 속에 따라 반복된다는 것이다.


인구·소비·혁신 감소로 경제위기 가능성

그가 2019년 경제 위기를 예측하면서 근거로 드는 주기는 4가지다. 첫째는 ‘39년 세대지출 주기’다. 지금껏 역대 최대의 소비력을 보였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면서 지갑을 닫는 현상이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35년 지정학 주기’다. 이 주기는 17~18년간의 긍정 주기와 부정 주기로 나뉘는데 부정적 주기가 되면 전쟁, 테러 등으로 정치적 긴장이 매우 높아지고 위험과 공포감이 증가한다. 다음은 ‘8~13년 호황·불황 주기’로, 단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45년 혁신 주기’다. 획기적인 기술이 현실에 적용되면 생산성과 효율성이 증가하며 시장이 팽창한다. 그러나 주기의 하강 국면에서는 기술이 더 이상 사업이나 생활에 획기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고 시장의 혁신성은 둔화된다. 4가지가 동시에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의미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소비 감소, 소비심리 위축, 기술 혁신성 감소 등의 부정적 요인이 함께 발생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4가지 주기가 모두 하강 국면을 맞아 발생한 위기로 1929년 경제 대공황과 1970년대 석유파동(Oil Shock)을 제시한다. 그 다음 위기가 바로 저자가 예측하는 내년 경제 위기다. 지난 7년간 세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과 양적 완화에 나서면서 쏟아부은 돈이 역대 최대 규모의 버블을 만들었고, 67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총부채(2015년 기준)를 고려하면 이번 버블 붕괴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책은 비관적인 예측과 주장으로 채워졌지만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침도 빼놓지 않았다. 수많은 찬사 속에 비판도 받고 있지만 세계 경제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포스트 차이나’ 인도에서 사업하는 법
2 | 인도는 다르다!
정인채 | 조갑제닷컴
1만2000원 | 196쪽

중국 다음 주목할 곳, IT 인재들이 즐비한 곳. 인도는 기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지만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세계 2위 인구(13억명)와 세계 7위 국토 면적을 가진 인도 시장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IT 제조업에 몸담으며 인도와 중국의 현장 비즈니스를 두루 경험했다. 인도 생산 법인의 설립과 운영을 맡으며 주재원으로 근무하면서 몸소 체험한 생생한 인도를 전한다.

그는 현지 생산법인의 설립과 운영, 법인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 인도 주재원 생활 등의 경험을 가감 없이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도시장이 유망하다는 막연한 낙관만으로는 힘겨운 도전이 무위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도는 주마다 법이 다르고 행정규제가 많으며, 노동 시장도 다소 경직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인도의 특징과 문화는 한국인의 상식과는 괴리감이 있을 수 있다. 저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 유연한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행이나 출장이 아닌 사업가로서 인도에서 생활하면서 겪었던 쉽지 않은 상황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기회에는 리스크가 따르는 법이다. 이 책을 읽고 인도에 간다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듯 하다.


피터 틸. <사진 : 처음북스>
피터 틸. <사진 : 처음북스>

페이팔 창업자의 벤처 사관학교
3 | 피터 틸의 벤처 학교
알렉산드라 울프 | 신혜원 옮김 | 처음북스
1만6000원 | 264쪽

“재능 있는 젊은이여, 대학에 들이는 돈과 시간은 낭비일 뿐. 대학 졸업장은 필요없다. 창업하라.”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은 2010년 대학 무용론을 주장해 미국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말대로 하나의 실험을 했다. 독특한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20세 이하 청년 20명을 뽑아 ‘틸 펠로(Thiel Fellow)’라고 명명한 뒤 1억원씩 창업 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지원금을 받는 동안에는 대학교에 다닐 수 없다는 것. 오로지 사업에만 집중해야 한다.

책은 틸 펠로 1기생들의 이야기다. 소행성에서 희귀광물을 채굴해 수조달러를 벌겠다는 꿈을 가진 존 번햄, 열두 살부터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실에서 수명 연장을 연구해 온 뉴질랜드 출신 천재 소녀 로라 데밍, 고등학교 내내 자기 방에서 코딩만 한 런던 남부 출신 제임스 프라우드 등이 등장한다.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틸 펠로 1기생들의 성장기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힘들 때 마음을 위로해주는 시 60선
4 | 괜찮아, 내가 시 읽어줄게
김지수 | 이봄
1만3800원 | 288쪽


코미디언들은 재미 삼아 ‘불행 배틀’을 한다. 자기가 겪은 불행 중 가장 센 것을 내놓고 서로 겨루는 게임이다. “야! 너 새엄마 다섯 명하고 살아 봤어?”

“그쯤이야! 야! 너 집 나갔던 친아빠가 결혼식장에 와서 내 축의금 갖고 도망치는 거 당해봤어?”

한 번씩 동료들과 힘겨웠던 순간을 웃으며 털어놓고 나면 위로받은 마음을 품고 무대에서 남을 웃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불행한 일이 생기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패션지 ‘보그’ 피처 디렉터를 지낸 뒤 현재 조선비즈 문화부장으로 있는 저자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마음을 위로해준 60편의 명시를 소개한다. 슬프거나 약해질 때 시를 감상하며 느낀 자신만의 해설도 곁들였다. 자신의 삶에 비춰 거울처럼, 때론 창문처럼 바라봐온 시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묻어 있다.

윤동주의 ‘눈’, 고은의 ‘사치’ 등 우리에게 익숙한 시부터 박준의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박서원의 ‘내 자아가 머무는 곳’ 등 대중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눈길을 끄는 작품까지 공감을 불러오는 다양한 현대시를 선정했다. 서너 줄의 짧은 시가 마음의 보약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