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세계 경제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외환위기와는 비교가 안 되는 재난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97년 12월 3일 정부 세종로청사에서 임창열(왼쪽)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과 미셸 캉드쉬 IMF 총재가 IMF 긴급자금지원 최종 협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조선일보 DB>

1 | 외환위기와 그 후의 한국 경제
이제민 | 한울아카데미
4만5000원 | 480쪽

1997년 12월 3일 임창열 당시 경제부총리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협상 타결을 발표한 지 정확히 20년이 지났다. 아시아를 강타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세계 경제학계에서는 10년마다 국제 금융위기가 온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제민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그간 있었던 IMF 구제금융 사태를 분석하는 책을 냈다. 위기 직후 세계 경제학계엔 그 원인이 국내 경제구조에 있는지, 단기자본 이동이라는 외부 요인이 원인인지에 대한 대립된 의견이 있었다. 당연히 국내 학계 및 재계의 합치된 견해는 없다. 위기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그 후 이루어진 경제 개혁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도 없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정부, 외환위기 겪고도 백서 발간 안 해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외환위기라는 주제는 학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됐다. 정부도 외환위기에 대한 백서를 발간한 적이 없다. 같은 시기 외환위기를 겪은 태국 정부가 백서를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환위기 후 한국 경제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경제 주체마다, 분석하는 학자마다 달랐다. 가장 중요한 성과지표인 경제성장률이 위기 전에 비해 반 토막 난 것에 대한 해석도 여전히 둘로 갈린다. 외환위기 전인 1978~1996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8.8%였다. 위기 후 1998~2016년 연평균 GDP 증가율은 4.0%에 불과했다. 위기 전 한국 경제가 과잉성장이었다는 입장과 위기 후가 과소성장이라는 상반된 입장이 있다. 위기 후 소득 분배가 크게 악화됐고 실업률도 크게 늘었다는 것에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해당 지표들이 외환위기의 성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분명히 밝혀진 것은 아직 없다.

저자는 외환위기의 원인과 그 후의 성과를 해석하는 견해가 다른 이유로 관점의 차이를 든다. 주류 경제학자, 정치경제학자를 포함한 여타 사회과학자들 사이의 접근법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견해를 종합해 그 차이를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난해한 경제위기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인지 저자는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한 듯하다. 1장 서론에 이어 2장은 고속성장 등 외환위기 전의 한국 경제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외환위기의 성격, 즉 그 원인과 해결 과정 그리고 그 후 이루어진 개혁을 다룬다. 4장부터는 외환위기 후의 각종 지표를 해석한다. 경제성장률 하락, 경제의 안정성과 국제 투자 문제, 소득 분배와 노동 문제다. 저자는 마지막 7장에서 총평과 함께 정책적 제안을 내놓는다. 경제 현상은 유행처럼 돌고 도는 경향이 있다. 20년 전의 위기와 그 극복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다.


인문학과 첨단 기술의 만남
2 | 가치를 디자인하라
김진택 | 한국경제신문
1만5000원 | 296쪽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아이폰이 서 있는 곳은 인문학(Liberal arts)과 기술(Technology)의 교차점’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첨단 기술이 합쳐지면 놀라운 부가가치를 생산한다는 것을 우리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수많은 세계적 기업의 성공에서 이미 확인했다. 인문과 기술의 융합을 통한 지식 융합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은 가치를 디자인하는 작업, 즉 ‘가치 디자인’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된다. 그렇다면 가치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저자인 김진택 포항공대 교수는 인문과 기술이 융합해 지식 융합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을 ‘가치 디자인’이라고 명명했다. 그가 말하는 가치 디자인은 인간이 사회와 세계의 문제들을 바라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의미 있고 값진 일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저자는 40가지 가치 디자인 성공 사례를 책에 실었다. 도시와 자연을 조화시킨 그린 어반 디자인, 생태계와 사회에 선순환 구조를 부르는 지속 가능성 콘텐츠, 기업이 영리 행위와 사회적 공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 활동(CSR), 교육·과학·의료·국방 등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기능성 게임 개발 사례 등이 그것이다.



저자 피터 레이시. <사진 : 유튜브 캡처>

쓰레기가 돈이 되는 세상이 온다
3 | 순환경제 시대가 온다
피터 레이시 外 | 최경남 옮김 | 전략시티
1만9800원 | 424쪽

순환경제라고 하면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이미지 때문에 친환경, 공익적 행위 정도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 기술이 발전하고 많은 기업들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순환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가 폐기물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순환경제 사례를 연구했다.

저자인 피터 레이시 액센추어 지속가능성 서비스 부문 글로벌 이사는 순환경제가 부상하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 현재의 채취·제조·폐기순의 선형경제 시스템이 한계에 도달했다. 둘째, 디지털 기술과 엔지니어링 기술의 발전으로 폐기물 처리 능력이 크게 발전했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제품의 가치를 최대한 뽑아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저자는 순환경제가 앞으로 250년간 가장 매력적인 비즈니스 기회로 부상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또한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세계 경제의 생산과 소비 시스템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30년간 치매환자 치료하며 터득한 의술
4 | 뇌세포 재활로 치매치료 가능하다
김철수 | 공감
1만5000원 | 252쪽

이미 파괴된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는다는 것이 의료계 통설이다.하지만 한의학적으로 접근하면,  ‘재생’은 되지 않지만 ‘재활’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한의사가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딴 후 한의대를 나와 1988년부터 한의사로 일하고 있는 김철수 원장이 그 주인공. 저자는 8년 전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후 병세가 악화되는 장모를 치료하면서 양의학을 바탕으로 한의학적 연구에 매진해 치매 치료약 ‘청명’을 개발하기도 했다.

저자는 뇌세포를 우리가 사는 집에 비유하고, 부서진 집을 고치려면 집 전체를 총체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말한다. 치매를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단백 찌꺼기를 없애는 양의학적 용법에 약해진 뇌세포를 활성화해 기능을 회복시키는 한의학적 방법을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노하우를 재활치료라고 부른다. 저자는 1988년 개원한 후 30년 동안 수많은 치매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치매에 대한 의학정보, 치매에 관한 오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치매 초기 증상과 예방법을 제시한다. 또 한의학적 관점에서 시작된 뇌세포 재활치료에 관해 상세히 소개하고 ‘예방치료’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한다.

조성준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