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현재 65세 이상인 고령자 정의를 75세 이상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사진 : 조선일보 DB>
저자는 현재 65세 이상인 고령자 정의를 75세 이상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사진 : 조선일보 DB>

1 | 미래 연표
가와이 마사시|최미숙 옮김|한국경제신문
1만5000원|244쪽

‘2020년 여성 과반수가 50세 이상, 가임 여성 수 급감’ ‘2027년 수혈용 혈액 부족’ ‘2035년 남성 3명 중 1명, 여성 5명 중 1명이 미혼인 ‘미혼 대국’이 됨’ ‘204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절반 가까이 소멸 위기’ ‘2045년 도쿄 인구 3명 중 1명이 고령자’.

이 두려운 예측은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에 닥칠 사태를 연도별로 정리한 ‘인구 감소 캘린더’다. 일본의 인구 정책 전문가로 꼽히는 저자는 일본에서 일어날 일을 이같이 정리하고 무사태평한 정책 결정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린다.

저자는 ‘노동력 부족 문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거나 외국 노동자를 받아들여 해결한다’ ‘인구 감소는 일본에 기회다’ 같은 낙관론을 경계한다. 기술 혁신(이노베이션)을 통해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지향해야 하지만, 그 자체가 인구 감소와 부가적인 문제들까지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당장 일본에 닥칠 연도별 시나리오를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대책을 ‘10가지 처방전’으로 정리해 제시한다.


고령자 정의 바꾸고 24시간 사회서 탈피해야

고령자 수를 줄이는 것을 제1 처방전으로 제시한다. ‘65세 이상’을 고령자로 책정한 현재의 정의를 ‘75세 이상’으로 뜯어고치자는 것이다. 고령자 정의를 바꾸면 2065년 고령자 비율은 25.5%까지 내려간다. 고령자에서 제외되는 65~74세 대다수가 당연히 일하는 사회가 되면 노동력 부족과 사회보장 재원 문제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근로 세대가 40%나 줄어드는 ‘국가 비상사태’가 50년 앞으로 임박한 상황에서 준고령자를 사회의 기둥으로 재인식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제안이다.

‘24시간 사회’ 역시 정비돼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처방이다. 일본의 편리함은 선진국 중에서도 두드러진다.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이 365일 24시간 열리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새해 첫날에도 영업한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주문하면 당일 상품이 도착한다. 사람들은 이런 편리함을 당연시하고, 업체는 가능한 고객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그 결과 각 서비스 업계는 사원에게 장시간 노동을 요구해 왔다. 경제활동인구가 줄고 일꾼도 연령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런 비즈니스 스타일을 언제까지고 계속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의식 전환도 필수다. 편리함이라는 것이 다른 누군가의 노력이나 희생, 인내 위에 이뤄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비거주지역을 명확히 해 사람이 사는 거주지역의 인구 밀도와 행정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라’ ‘주민 생활권에 근거해 지역을 합병하라’ ‘국가 차원에서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취약 분야는 버리는 철저한 ‘국제 분업’을 택하라’ ‘지방의 대학 캠퍼스를 은퇴자 커뮤니티로 탈바꿈시켜 중장년의 지방 이주를 추진하라’ 같은 방안들도 제시하고 있다.


비트코인 이후 가상화폐
2|알면 돈 되는 알트코인 30선
머니넷|위클리비즈북스
1만5000원|206쪽

비트코인은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13배나 가격이 상승하며 거품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비트코인 이후 나온 가상화폐인 이른바 ‘알트코인(Alternative coin)’의 상승세는 더 매섭다. 같은 기간 라이트코인은 50배 상승했고, 이더리움과 스텔라는 각각 91배·144배 급등했다. 리플은 무려 360배가 올랐다.

그러나 유망하다는 가상화폐들이 올해 1~2월 들어서만 최대 70%가량 곤두박질치며 수많은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알트코인이 주식처럼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책은 암호화폐 전문 커뮤니티 머니넷에서 연재된 ‘가상화폐 기초강좌’ 시리즈 가운데 올해도 주목해볼 만한 가상화폐를 엄선해 정리하고 있다.

이더리움이나 라이트코인·리플 등 알트코인의 대표 격들은 물론이고, 아직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망한 가상화폐들도 소개하고 있다.

기술 지식이 없는 초급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알트코인의 특징과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거래소 가입 방법과 해외 거래소 가입 방법 등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 초보들이 입문서로 읽어볼 만하다.


저자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주변에 목표를 알리고 도움받을 것을 권한다. <사진 : 블룸버그>
저자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주변에 목표를 알리고 도움받을 것을 권한다. <사진 : 블룸버그>

작게 생각하고 작게 계획하라
3|씽크스몰
오웨인 서비스·로리 갤러거|김지연 옮김|별글
1만5000원|256쪽

‘0434756863’ 통째로 외워보자. 10초 후 이 번호를 제대로 누를 수 있는지 확인한다. 이번에는 비슷한 숫자를 세 덩어리로 나눠서 다시 외워보자. ‘0532-799-813’. 앞의 번호보다 더 쉽게 외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장기 목표도 해야 할 일을 단계별로 나누면 더 쉽고 빠르게 해낼 수 있다며, 이 같은 비유를 제시한다. 단계를 쪼개는 것은 목표 달성을 위한 기한에도 적용된다. 금연을 목표로 세웠다면, ‘6개월 이내에 담배를 끊겠다’보다는 ‘하루 기준으로 몇 개비를 줄이겠다’는 식으로 계획을 세워야 지키기도 쉽고 동기부여도 확실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외에도 △간단하고 명확하게 실행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습관화하기 △약속을 정한 뒤 글로 쓰고 주변에 공표하기 △충분히 의미 있는 보상하기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현재 위치와 나아갈 방향을 정리하기 등 매우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목표 달성 팁’을 제시한다. 작게 생각하고 작은 것부터 계획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류는 어떻게 개선됐나
4|다시 계몽의 시대로(Enlightenment Now)
스티븐 핑커|펭귄 랜덤 하우스
35달러|576쪽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내 인생 최고의 책’으로 꼽은 책이다. 지난 10년간 게이츠는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를 최고의 책으로 언급해 왔는데, 같은 저자 스티븐 핑커가 쓴 후속작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핑커의 신작은 폭력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보여주는 전작의 확장판이다. 세상이 얼마나, 왜 좋아졌는지 다양한 방법론으로 입증한다.

예를 들어 인간이 번개에 맞아 죽을 확률은 20세기 초에 비해 오늘날 37분의 1로 줄었는데, 이는 번개 치는 횟수가 줄어서가 아니라 일기예보·안전교육·도시생활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빨래에 들어가는 시간도 1주일에 11.5시간에서 1.5시간으로 단축됐다고 말한다. 세탁기가 보급되면서 일주일에 거의 한나절가량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역사적으로 인류가 개선된 것마저 부정하는 현 풍토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개인들의 고통에는 둔감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게이츠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리뷰에서 “핑커는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쉽게 무시하고 있다”며 “‘누가 로봇을 지배하는가’ 하는 질문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