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는 ‘클라우드 퍼스트’로 MS를 부활시킨 주역이다. <사진 : 블룸버그>
사티아 나델라는 ‘클라우드 퍼스트’로 MS를 부활시킨 주역이다. <사진 : 블룸버그>

1 | 히트 리프레시
사티아 나델라|최윤희 옮김|흐름출판
1만6000원|376쪽

2014년 2월 사티아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던 당시 MS는 최악의 암흑기를 보내고 있었다. PC에서 모바일로 시장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MS의 입지는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은 이미 애플과 구글이 iOS와 안드로이드로 양분한 상황이었다.

나델라는 경쟁사를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개방성’으로 혁신을 추진했다. 그는 애플의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 앱을 발표했다. 2016년에는 ‘MS는 리눅스를 사랑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리눅스와 오픈소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경쟁사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전임 CEO 빌 게이츠나 스티브 발머와는 딴판이었다.


설득력 있는 ‘공감의 리더십’

이 결과 MS는 인프라·플랫폼·소프트웨어 등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 집계한 부문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MS의 부활은 주가로도 확인되고 있다. 나델라가 취임한 2014년 이후 MS 주가는 주당 36달러(2월 4일)에서 94달러(2018년 3월 13일)까지 3배가량 상승했다. ‘히트 리프레시(Hit Refresh)’라는 책 제목은 인터넷에서 새로고침을 누르면 플랫폼은 남고 콘텐츠는 새로운 것으로 바뀌게 되는 것처럼 나델라가 MS 본질 위에 변화와 혁신을 입힌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MS라는 거대 공룡을 이끄는 수장으로 깜짝 발탁된 뒤 대담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로 ‘공감(empathy)’ 능력을 꼽는다. 공감 능력이 없어서 MS에 입사조차 못할 뻔했다는 나델라는 첫 아기가 장애를 갖고 태어나면서 180도 달라진다. 심각한 뇌성마비로 태어난 아들은 영구적으로 장애를 갖고 살아야 했다. 나델라는 당시 고통을 회상하며 부모의 책임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아들이 겪는 고통과 환경을 차츰 공감하게 됐다고 말한다. 삶의 목적 또한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도와주는 것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어릴 적부터 열광적으로 좋아한 크리켓(cricket·야구와 비슷한 구기 종목)에서 배운 리더십을 회사에 적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그는 ‘불확실하고 위협적인 상황에서도 열정적으로 경쟁하라’ ‘자신에 대한 확신이나 평판보다는 팀을 우선해야 한다’ 같은 철학을 크리켓에서 배워 적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가 CEO로 지명되기 직전 MS 본사가 있는 지역을 연고지로 삼고 있는 미식축구팀 시애틀 시호크스가 수퍼볼에서 우승한 것에서도 크게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나델라는 시호크스의 감독 피트 캐럴이 심리학자 마이클 저베이스를 고용해 선수와 코치진의 마음을 완벽하게 하나로 엮은 점을 높게 샀다. 실제 그는 저베이스 박사를 MS 고위경영진 모임에 초청해 서로 다른 경험들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발굴하며,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대통령 통역사’가 공개하는 소통의 기술
2|첫마디를 행운에 맡기지 마라
최정화|리더스북
1만3800원|200쪽

전두환 대통령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대한민국 대통령 5인의 정상회담 통역사로 활동해 온 저자는 굴지의 국내 최고경영자(CEO)들의 ‘소통 교사’이기도 하다. 저자는 CEO들이 모임에 나갈 때 의상이나 선물보다 ‘첫인사하는 법’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는 누구누구입니다’라는 뻔한 인사 대신 상대방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를 자신과 연결하거나, 최근에 겪은 일을 첫 문장으로 삼는 등 ‘다른 시작’을 해보라는 것이다.

외국 정상이나 경영자, 주한 외국인들과의 대화 시 이들과 깊이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라는 조언도 한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이틀간 무려 6시간이나 대화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정상회담이 길어도 2시간을 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감명 깊게 읽은 러시아 문학과 그에 대한 감상을 ‘본인의 말’로 전달했고, 이것이 푸틴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상대의 마지막 말을 내 첫문장에서 활용해 공감하기’ ‘앞사람이 꺼낸 말 중 인상 깊은 메시지를 다시 언급하며 모임을 마무리하기’ 등 유용한 팁들이 다수 담겼다.


유발 하라리가 2007년 쓴 중세 특수작전 이야기가 번역 출간돼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유발 하라리가 2007년 쓴 중세 특수작전 이야기가 번역 출간돼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중세 역사를 바꾼 특수작전 이야기
3|대담한 작전
유발 하라리|김승욱 옮김|프시케의숲
1만8000원|440쪽

니자리파는 11세기 말 페르시아 북부에서 생겨난 과격한 암살단이었다. 니자리파의 교리와 행동은 주류 수니파와는 정반대였으며, 심지어 대다수 시아파와 니자리파에서 갈라져 나온 이스마일파마저도 이들을 몹시 싫어할 정도였다. 니자리파의 암살자들인 ‘피다이’는 벌건 대낮에 길거리나 모스크 같은 공공장소에서 표적을 칼로 찔러 죽일 때가 많았다. 표적이 호위병과 시종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상황에서였다. 아무리 보안 조치를 해도 자신들을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을 잠재적인 표적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책은 중세시대 독립적인 특수작전 이야기 여섯편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다. 1098년 십자군 전쟁부터 1536년 프랑스-합스부르크 전쟁까지 긴 시대에 걸친 이야기가 담겼다. 사건의 무대가 되는 공간도 중동부터 프랑스 전역까지 넓게 퍼져 있다. 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로 스타 작가에 오르기 전인 2007년 쓴 책으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번역 출간됐다.


기본소득에 관한 글로벌 논쟁의 모든 것
4|이것이 기본소득이다(It’s Basic Income)
에이미 다운스·스튜어트 랜슬리|폴리시프레스
17.99파운드|256쪽

지난해 1월부터 핀란드에서는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basic income)’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실업수당을 받던 이들 중 무작위로 선정한 2000명에게 2년간 아무 조건 없이 매달 560유로(약 74만원)를 지급하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재산이나 소득 수준, 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조건 없이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이라고도 한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 소득 불균형이 심해지고 기술 발달로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사회보장 제도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캐나다의 일부 주(州), 유럽 일부 국가들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책은 뮤지션인 브라이언 에노부터 핀란드 정책연구소 ‘데모스 헬싱키’, 미국의 유명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 영국 최고 권위 훈장 중 하나인 대영제국훈장(OBE)을 받은 피터 베레스포드 등이 생각하는 기본소득의 다양한 관점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인도·핀란드·우간다·브라질·캐나다 등 15개국의 연구결과와 시사점 등을 확인하고, 기본소득이 21세기 인간의 일과 복지, 불평등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