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 생산 기업 대만 훙하이가 운영하는 중국 선전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 생산 기업 대만 훙하이가 운영하는 중국 선전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베헤모스(BEHEMOTH·괴물)
조슈아 프리먼(Joshua Freeman)|노튼출판사
27.95달러|448쪽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폭탄을 선언하면서 트위터에 “무역 전쟁은 매우 좋은 것이다. 이기기도 쉽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철강·알루미늄 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4만3000명에 불과했지만, 트럼프가 그만큼 ‘제조업의 부활’을 주요 관심사로 두고 있다는 의미였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에서는 제조업과 관련된 일자리 500만 개가 사라졌다. 한때 급여도 좋고, 정년이 보장되며,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로 꼽히던 것들이었다. 또 이들이 이끄는 거대 공장들을 통해 인간의 삶과 환경은 완전히 개선됐다.

조슈아 프리먼은 ‘베헤모스: 공장의 역사와 현대 세계의 탄생’에서 공장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파우스트의 거래’였다고 말한다. 파우스트의 거래는 부와 혜택 등을 얻는 대가로 정신적인 가치나 원칙 등을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공장은 비인간화(인간의 기계화)와 환경 오염을 일으킨 주범이지만, 동시에 인류에게 기회와 번영을 선사하기도 한다. 베헤모스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어떤 칼도 통하지 않고 누구도 잡을 수 없는 거대한 괴수를 지칭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괴물이 바로 공장이라고 말한다.

책은 1721년 영국 더비에 설립된 인류의 첫 견직물 공장부터 오늘날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훙하이까지 공장의 역사를 연대기 형식으로 추적한다.

저자는 ‘대규모 인력이 재료를 가공해 물건을 만들어내는 설비를 갖춘 곳’이란 오늘날 공장의 원형이 더비 공장이었다고 말한다. 더비 공장의 기계는 2만6586개의 바퀴로 돌아가고 있었으며 24시간마다 약 3억 야드의 직물을 생산했다. 당시 직물 공장의 블루칼라는 여성과 어린이였다. 남성들은 공장 현장에서 감독을 주로 맡았다. 19세기 미국 뉴잉글랜드에 있는 일부 직물 공장에서는 여성이 전체 근로자의 85%를 차지할 정도였다. 저자는 이것을 꼭 나쁘게만 해석하지 않는다. 여성이 가족과 농촌 생활, 지루함과 고립으로부터 탈출해 임금을 받고 사교 활동을 하면서 독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19세기 들어서며 공장은 인간이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엔진 역할을 가속화한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제철소는 책 제목처럼 괴물로 커진다. 1900년대 초 헨리 포드가 세계 최초의 양산(量産) 대중차 T형 포드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조립 라인’을 창안한 뒤로 근로자들은 기계의 바퀴처럼 더욱 비인간화돼 갔다. 소련은 이런 공장을 ‘문화화의 도구’로 활용했다.

책의 종착지는 대만 훙하이의 중국 공장이다. 이곳은 최신 애플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이 공장에서는 2010년에만 무려 14명의 근로자가 자살했다. 임금 구조와 근로 환경에 불만을 품은 것이었다.


브랜드에 충성할 ‘수퍼 유저’를 확보하라
멤버십 이코노미
로비 켈먼 백스터|알에이치코리아
1만6000원|292쪽

전 세계 190개국, 1억여 명이 즐기는 온라인 스트리밍(실시간 감상) 업체 넷플릭스는 회원들에게 수천 편의 영화를 검색·감상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월간 이용료는 10.99달러(약 1만원)다. 넷플릭스는 다른 회원들이 영화나 드라마를 평가한 댓글을 볼 수 있도록 하고, 회원 데이터를 쌓아 개인 맞춤형 콘텐츠까지 추천한다.

책은 넷플릭스처럼 성공적으로 멤버십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퍼 유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퍼 유저는 돈을 많이 쓰는 VIP 고객과는 다른 개념이다. 수퍼 유저는 해당 기업에 많은 가치를 준다. 미국의 채용 정보 공유 사이트 링크드인의 수퍼 유저 상당수는 서비스 이용료를 내지 않는다. 대신 다른 사람의 참여를 유도하는 콘텐츠를 만들거나 신규 멤버를 커뮤니티로 이끈다.

수퍼 유저를 지속적으로 끌고가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스타벅스를 성공 사례로 든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집과 일터 외에 제3의 편한 장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로열티 프로그램(기프트 카드 등)으로 무료 리필, 무료 시럽 추가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이 더 자주 매장을 찾게 한다.


주 52시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할까
스마트 워라밸
가재산·장동익 |당신의 서재
1만5000원|320쪽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의 기업은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이 법제화되면서 이제 일과 삶의 조화로운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기업들은 이제 직원들이 주당 52시간 안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저자는 당장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직원 A씨는 총비용 10억원이 들어가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품의서를 작성하고 관련 결재권자 모두와 실시간으로 이를 공유한다. 각 결재권자는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PC를 이용해 댓글로 의견을 제시하고 담당자는 다시 자신의 의견을 재댓글로 표시한다. 좀 더 깊이 있는 내용 확인을 위해 최고경영자(CEO)는 핵심 담당자 3명과 휴대전화로 동시 동영상 회의를 한다. CEO는 댓글로 최종 승인한다. 직원들은 대면 회의 한 번 하지 않았다. 업무 장소나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았다. 종전 방식으로는 한 달 이상 걸렸을 품의 결재를 1주일도 안 돼 끝냈다. 저자는 회의·보고서·출장 등을 최소화하고 권한을 과감하게 담당자에게 이임하며 다양한 근무 방식을 인정함으로써 ‘스마트 워라밸’을 어렵지 않게 이뤄낼 수 있다고 말한다.


20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김태훈 옮김|8.0
1만6000원|404쪽

뉴욕타임스(NYT) 기자를 거쳐 ‘협상 전문가’로 활동한 저자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직장까지 목표를 이루기 위한 모든 과정을 ‘협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목표를 구체화해야 하며, 이를 협상 과정에서 늘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협상에서 하는 모든 행동, 몸짓 하나까지도 오로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버지가 강아지와 산책하기 위해 퇴원을 고집하고 있다고 하자. 이 경우 지금 퇴원하더라도 목표를 이룰 수 없는 몸 상태라는 점을 분명히 알려야 고집을 꺾을 수 있다.

다른 협상 전문가들과 달리 협상에서 절차나 내용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한 연구결과를 인용해 합의에 이른 결정적 계기가 전문 지식과 관련 있는 경우는 전체 10%도 채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거래 관계이더라도 상대를 인간적으로 대할 때 성공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2장에서는 협상 기술을 회사와 가격 흥정, 자녀 교육 등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