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더 라운지(오른쪽 위)와 ‘테이스트 더 딤섬 세트(왼쪽)’. 상대편이 차를 따라줄 때는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으로 찻잔 옆 데이블을 두세 번 톡톡 두드리면 된다(오른쪽 아래). 사진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김성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더 라운지(오른쪽 위)와 ‘테이스트 더 딤섬 세트(왼쪽)’. 상대편이 차를 따라줄 때는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으로 찻잔 옆 데이블을 두세 번 톡톡 두드리면 된다(오른쪽 아래). 사진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김성윤

홍콩에서 온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얌차(飮茶)하러 가자”고 하면 “얌차를 어떻게 아느냐”고 놀라면서도 반가워할 듯하다. 홍콩 사람은 “딤섬 먹자”보다 “얌차하자”는 말을 더 흔하게 쓴다. 얌차란 차(茶) 마시며(飮) 딤섬(點心) 먹는 걸 말한다. 과거 홍콩, 광저우 등 중국 남부에선 차를 마실 때 입이 심심하지 않게 딤섬 한두 점을 곁들였다. 주객이 전도됐달까, 배보다 배꼽이 커졌달까, 차보다 딤섬의 비중이 커지면서 이제 얌차는 딤섬으로 하는 식사를 의미하게 됐다.

재건축 수준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친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이 최근 8층 ‘더 라운지’에서 딤섬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적절한 선택이다. 딤섬이 다식(茶食)이나 아침·점심으로 먹는(저녁에 딤섬 먹는다면 외국 관광객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가벼운 음식임을 감안하면 정식 중식당보단 라운지에 훨씬 어울린다.

모든 딤섬은 싱가포르 크리스털 제이드,클럽 시누아, 펑키B디스트리뷰터, 서울 신라, 롯데호텔 등에서 경력을 쌓은 딤섬 전문 요리사 표웨이만(Phua Wai Man)이 총괄한다. 게다가 홍콩 출신으로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명 식음 컨설턴트 겸 레스토랑 경영자 알란 야우(Alan Yau)가 전체 콘셉트와 메뉴 디자인 등을 컨설팅했다는 점이 방문 전부터 기대감을 높였다.

두 차례 맛본 딤섬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딤섬의 수준이나 가짓수에서 여기를 뛰어넘는 곳을 적어도 현재 국내에선 찾기 힘들다. ‘창펀(腸粉)’ ‘순무 케이크(무떡)’ ‘조주식(潮州式) 찐만두’ 등 그동안 서울에서 맛보기 어려웠던 딤섬을 비교적 다양하게 갖췄다는 점이 특히 돋보인다.

창펀은 쌀가루와 전분을 혼합해 얇고 납작하게 편 피에 새우나 차슈(중국식 돼지 바비큐)를 넣고 돌돌 말아서 찐 딤섬이다. 씹을 필요도 없이 부드럽고 촉촉하니 식도를 타고 내려간다. 광둥어로 로박고(蘿蔔糕)라고 하는 순무 케이크는 채 썬 무와 마른 새우, 중국식 소시지 샹창을 섞어서 납작한 네모 모양으로 빚어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지져낸다. 겉은 노릇노릇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면서도 차지다. ‘이게 무슨 맛인가’ 싶을 정도 심심한데 그러면서도 계속 먹게 되는, 경북·강원도에서 먹는 배추전과 비슷한 매력을 가진 음식이다.


홍콩 출신의 유명 식음 컨설턴트 겸 레스토랑 경영자 알란 야우(왼쪽)와 더 라운지의 딤섬 전문 요리사 표웨이만. 사진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홍콩 출신의 유명 식음 컨설턴트 겸 레스토랑 경영자 알란 야우(왼쪽)와 더 라운지의 딤섬 전문 요리사 표웨이만. 사진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광둥어로는 ‘치우차우’, 베이징 표준어로는 ‘차우치우’라 불리는 조주(潮州)는 음식이 빼어나기로 이름난 광둥성 동북부 해안 지역이다. 조주식 찐만두는 아삭한 배와 고소한 땅콩, 향긋한 부추를 소로 넣는 점이 특이하다. 전분으로 빚는 피는 익으면 쫀득하면서도 투명하게 변하는데, 속에 든 배·땅콩·부추가 비치는 매력적인 비주얼만큼이나 다양한 맛과 식감의 조화가 좋다.

아쉽다면 만두류의 껍질이다. 슈마이·샤오롱바오는 괜찮은 편이나 하가우·조주식 만두 그리고 창펀은 피가 부드러움을 넘어 질척하고 흐물흐물하다. 한국 거의 모든 딤섬 식당에서 공유하는 아쉬움이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전분과 수질(水質)이 다르기 때문인지 중화권에서처럼 탄탄하고 쫄깃한 식감을 내기 힘들다. 딤섬이 얼마나 까다롭고 섬세한 음식인지 새삼 깨닫는다.

딤섬이 애초 다식이었던 만큼 중국 차를 다섯 가지 구비했다. 많다고 할 순 없지만 이만큼이나마 갖추는 성의를 다한 딤섬 식당은 국내에서 찾기 힘들다. 게다가 다섯 종의 차 모두 품질이 우수하다. 녹차(비발효)보다 살짝 숙성(발효)해 산뜻한 백차 1종, 50%가량 숙성한 우롱차 2종, 후발효까지 거쳐 묵직한 맛과 짙은 색을 띠는 보이차 2종이 있다. 입맛 따라 다르지만 홍콩에서는 딤섬에 보이차나 우롱차를 흔히 곁들인다. 딤섬 먹을 때는 찻잔이 비지 않게 서로 따라주는 게 예의다. 차를 따를 땐 한국식으로 잔을 드는 대신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으로 찻잔 옆 테이블을 두세 번 톡톡 두드리면 된다.

과거 한 황제가 선비 복장으로 위장하고 민정시찰을 나갔다가 찻집에 들렀다. 황제는 찻주전자를 잡더니 따라나온 신하들의 찻잔에 따라줬다고 한다. 신하들은 천자(天子)가 따라주는 차를 가만히 앉아 받자니 엄청난 결례이고, 그렇다고 궁중에서처럼 황제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땅바닥에 찧는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를 했다간 신분이 탄로날까 안절부절이었다. 이때 한 신하가 손으로 삼배구고두례를 흉내내는 기지를 발휘했다. 이것이 민간에 퍼졌고, 차츰 톡톡 두드리는 정도로 간략화됐다.

딤섬 일곱 가지에 중국 차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테이스트 더 딤섬 세트’는 웬만한 여성이면 한 끼로 충분하고, 딤섬 10종에 중국 차 1종 선택 가능한 ‘올 어바웃 딤섬 세트’는 남성도 배부를 듯하다. 단품 주문도 가능하다. 5월 15일부터는 JW 메리어트 최상위 객실인 프레지덴셜 펜트하우스에서 8~10인이 먹을 수 있는 20여 종의 딤섬과 중국 차, 샴페인을 3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럭셔리 딤섬 엣 더 펜트하우스(330만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를 선보인다.


plus point

더 라운지(The Lounge) ★★

주소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8층
전화번호 (02)6282-6267~6270
홈페이지 jwmarriotthotelseoul.kr
분위기 천장이 높고 통유리창으로 둘러싸여 밝고 쾌적하다. 시끄럽진 않지만 체크인·아웃이 상시 이뤄지는 공간이라 조용하진 않다. 벽으로 외부와 차단된 룸도 없다. 테이블이 서로 여유 있게 떨어진 편이나,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바란다면 찾지 않는 편이 낫다.
서비스 특급 호텔답게 잘 훈련된 종업원들이 매장을 상시 돌아다니며 손님이 필요한 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추천 메뉴 하가우, 슈마이, 샤오롱바오, 와사비 마요네즈 새우 교자, 순무 케이크, 조주식 찐만두, 창펀, 갑오징어와 타이식 커리, 치킨 윙, 자스민향 훈제 돼지 등갈비, 사슴 페스트리
음료 라운지답게 중국 차 5종 외에 한국 전통차, 와인, 맥주, 주스, 탄산음료, 싱글몰트·블렌드, 일본·아일랜드 위스키, 코냑, 멕시코 테킬라·메스칼, 페루 피스코, 전통 증류식 소주, 아페롤·캄파리·핌스 같은 아페리티프, 버무스, 그랑마니에르·베일리를 포함한 리큐르, 칵테일·진·보드카 등 다양하게 갖췄다.
가격 테이스트 더 딤섬 세트 3만9000원, 올 어바웃 딤섬 세트 6만9000원, 단품 1만2000~4만원(세금·봉사료 포함)
영업 시간 오전 8시~오후 11시
예약 권장
주차 편리. 발렛 서비스
휠체어 접근성 우수

★ 괜찮은 식당
★★ 뛰어난 식당
★★★ 흠잡을 곳 없는 식당

김성윤 조선일보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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