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서울 중구 이승만학당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7월 20일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서울 중구 이승만학당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반일 종족주의
이영훈 외 5명 공저|미래사|2만원
416쪽|7월 10일 발행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논쟁적 인물이다. 한국 경제사를 전공해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를 주로 다뤘다. 오래된 자료들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실증 연구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주류 국사학자들이 역사적 실재를 증명하기보다는 민족주의적 감정에 치우쳐 대중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사학자들의 ‘자본주의 맹아론’에 맞선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했다. 국사학자들은 한국이 일본의 식민 지배가 없었어도 근대화됐을 것이라고 본다. 자본주의의 씨앗으로 볼 수 있는 상업과 공업의 발전 등이 조선 후기에 이미 이뤄졌다는 것이다. 반면 이 교수 등은 일본 식민 통치에 대해 한국인의 정치적 권리를 부정한 폭력적 억압체제였다고 규정하면서도 일본이 식민 지배를 위해 도입한 각종 제도와 당시의 경제 발전이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본다.

이 책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교수는 이승만학당을 만들고, 이승만학당의 강연 내용 등을 ‘이승만TV’라는 유튜브 채널로 내보내고 있다.

이 책은 이 교수가 이승만학당에서 2018년 말부터 45회에 걸쳐 진행한 ‘위기 한국의 근원: 반일 종족주의’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실’이란 제목의 두 강의를 정리한 것이다. ‘반일 종족주의’는 실증 자료에 근거하지 않고 민족주의적 감정에 편승해 일제강점하 조선의 상황을 실제보다 과장된 피해 상황으로 얘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한·일 관계 악화의 주원인이 된 강제 징용 문제도 당사자의 동의가 전제된 계약 관계가 다수였다고 서술했다. 1937년 중·일 전쟁 이후 해마다 10만 명 이상의 조선인이 더 높은 소득과 나은 직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일본에 건너갔으며 1939~41년에는 일본 회사의 노무자 모집으로, 1941~44년은 총독부의 알선으로 갔다는 것이다. 전쟁 말기인 1944년 9월부터는 전시동원체제로 징용이 실시됐다고 했다.

이 책은 여러 가지 근거 자료를 통해 이처럼 토지조사사업, 징병·징용, 위안부 등에 대해 우리 사회의 상식과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한국인이 일본의 식민 지배와 그 후의 한·일 협정을 어떻게 잘못 기억하고 있는지 △반일 종족주의의 형성과 확산에 관한 것(백두산 신화, 독도 문제와 망국 책임 문제, 과거사 청산 문제) △반일 종족주의의 강력한 근거지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실 등에 대해 다뤘다. 마침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나 있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8월 5일 페이스북에 이 책에 대해 “이에 동조하는 일부 정치인과 기자를 ‘부역·매국·친일파’라는 호칭 외에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라며 “이들이 이런 구역질 나는 책을 낼 자유가 있다면, 시민은 이를 ‘친일파’라고 부를 자유가 있다”라고 쓰면서 화제가 됐다. 이 책은 예스24 종합 판매 순위 기준 7월 넷째 주 13위에서 8월 둘째 주에는 1위에 올랐다.


무엇이 당신을 끊임없이 확인하게 만드는가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애덤 알터|홍지수 옮김|부키
2만2000원|420쪽|8월 9일 발행

음악 청취나 전화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휴대전화 화면을 보는 시간을 측정해주는 ‘모먼트(Moment)’라는 앱이 있다. 이 앱 사용자 8000명의 휴대전화 사용 통계를 보면, 사람들은 하루 평균 3시간 가까이 휴대전화를 쓰고 39번 집어 든다. 심리학과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휴대전화, 비디오 게임, 소셜미디어 등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낳은 강박적 사로잡힘을 ‘행위 중독’이라고 부른다.

오랫동안 연구자들은 뇌 신경 회로 이상, 또는 나약하고 타락한 성향이 중독을 부른다고 믿었다. 그러나 실험 결과 동물들은 쾌락 중추를 자극하는 전기 충격에 식음을 전폐하고 매달렸고, 쾌락을 주는 조건이나 환경이 제거되면 더 이상 중독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물질이나 행위 자체는 중독성이 없다. 마약, 도박, 비디오 게임, 소셜 미디어가 외로움, 무료함, 고통을 달래 주고 희열과 위안을 준다는 사실을 ‘학습’할 때 우리는 비로소 중독된다. 이 책은 행위 중독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추적하고 오늘날 우리가 어떤 대상과 체험, 행위에 중독돼 있는지, 왜 중독되는지 파헤치고 어떻게 하면 행위 중독을 퇴치할 수 있는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얼굴 안 붉히고 중국과 대화하기 위한 지식
중국이 싫어하는 말
정숙영|미래의창|1만6000원
300쪽|8월 13일 발행

중국은 2013년부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운 시진핑 시대가 열리면서 자부심이 높아지고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 와중에 국내 유명 기업과 연예인은 물론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도 말 한마디 못 하고, 글 하나 잘못 올렸다가 중국에 사과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저자는 톈안먼(天安門), 파룬궁, 달라이 라마 등 중국이 아주 민감해하는 주제와 금기어들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중국이라는 나라와 어떻게 제대로 소통할지 제안한다. ‘하나의 중국’ 원칙 등 정치와 역사 문제에서부터 영유권 분쟁과 국가 주권, 국민 정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서 그 배경을 설명하고 관련 문제들을 어떻게 표현할지 제시한다. 중국에서 통용되는 화법 또는 완곡어법을 제안하기도 하며, 때로는 아예 언급을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하기도 한다. 중국 사람과 얼굴 붉히지 않고 영리하게 소통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을 제공하는 책이다.

저자는 각자의 정치적 입장과 별개로 ‘이익’의 관점에서는 조금 다른 화법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 똑똑한 사람이 터무니없는 실수를 하는가
지능 함정(The Intelligence Trap)
데이비드 롭슨|호더 앤드 스토턴|25.16달러
336쪽|8월 6일 발행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멍청한 행동 그리고 실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기술을 배우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똑똑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실수하기 쉬울 뿐 아니라 실수를 저지르기가 훨씬 더 쉬울 수도 있다. 저자는 이를 ‘지능 함정’이라고 표현했다. 지능지수(IQ)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높은 IQ만으로는 인생의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을 보장하기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토머스 에디슨의 최악의 아이디어에서부터 미항공우주국(NASA), 미연방수사국(FBI), 노키아 등에서 있었던 실패에 이르기까지 가장 영리한 두뇌와 재능 있는 조직들조차 실수할 수 있다는 놀라운 점을 폭로한다. 스티브 잡스가 일반적인 의료 관행을 거부하고 엉터리 치료법으로 암을 치료하려고 했다는 내용도 있다.

그리고 18세기 미국 정치가·외교관·과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 아인슈타인 이후 20세기 최고의 천재 물리학자로 평가받는 리처드 파인먼, 심리학자로서 최초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 등을 인용해 실수를 피하도록 실용적인 조언을 해준다.

정재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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