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는 6월 항쟁의 주역이자 군부 독재에 저항한 민주화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6월 항쟁 이후 30여 년이 지난 현재는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시민사회 권력을 장악한 기득권 세력이 됐다. 사진 연합뉴스
386세대는 6월 항쟁의 주역이자 군부 독재에 저항한 민주화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6월 항쟁 이후 30여 년이 지난 현재는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시민사회 권력을 장악한 기득권 세력이 됐다. 사진 연합뉴스

불평등의 세대
이철승|문학과지성사|1만7000원
361쪽|8월 9일 발행

최근 386세대들을 비판하는 책들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전반적인 세대 갈등이나 새로운 세대의 출현을 다룬 책들이 있었지만 특정 세대에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건 처음 있는 일인 듯하다.

‘386 세대 유감’은 30대와 40대 초반 기자 출신, 국회 보좌진 출신 저자 3명이 정치·경제·교육·사회 등 측면에서 386세대가 이룬 ‘공’과 386세대가 눈감은 ‘과’에 대해 해부한 사회비평서다. ‘평등의 역습’은 여러 명의 정치인과 교수, 옛 386 운동권 출신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저자들이 386세대 좌파의 역주행 때문에 문재인 정권이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386세대 비판서 ‘불평등의 세대’가 나왔다. 이래저래 비슷비슷한 내용 아닐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복지국가, 노동시장 및 자산 불평등을 연구하는 정통 사회학자다.

저자는 올해 5월 ‘세대, 계급, 위계-386세대의 집권과 불평등의 확대’라는 제목의 논문을 ‘한국사회학 저널’에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6~2016년 총선의 세대별 입후보자·당선자 분포나 100대 기업 이사진의 세대별 분포 같은 실증적 데이터를 통해, 386세대가 정치·경제·시민사회 권력을 장악했고 세대 독점의 결과로 청년 세대의 일자리 부족과 여성의 노동시장 탈락 등의 문제가 발생한 현실을 보여줬다.

이 책의 1~2장은 이 논문을 바탕으로 했으며 논문에 담지 못했던 이슈들을 3~7장에 새로 문제제기했다. 저자는 민주주의의 완성과 불평등의 심화가 공존하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해명하기 위해 세대론을 꺼내 들었다. 정치권력 및 기업, 상층 노동시장(대기업·공공기관·정규직)의 최상층을 차지한 386세대의 자리 독점이 불평등 구조의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기존 경제학자나 사회학자들이 불평등의 문제를 계층이나 계급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과 다르다.

저자는 386세대의 자리 독점이 이제 형평성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비효율을 걱정해야 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했다. 한국의 ‘시장’은 자유로운 개인들의 경쟁 시장이 아니라 이념·가문·학벌·인맥으로 엮이고 통합된 위계 조직 간의 카르텔 구조에 가깝다는 것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상승 통로가 막혀버린 젊은 세대는 ‘헬조선’이라며 회의감에 빠져 있다.

저자는 세대 간 그리고 세대 내 불평등과 그 재생산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를 논의하며, 그동안 고민해온 노동개혁 방안들을 제시한다. 결국 대기업, 공공부문에 해당하는 상층 정규직은 임금 상승을 포기하는 정도를 넘어 임금의 일부라도 청년 고용을 위해 내놓고, 그 포기분만큼 고용이 이뤄지도록 ‘사회적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멋진 삶과 부를 위한 도구, ‘만약에’
부의 비밀병기, IF
조원경|김영사|1만6500원
284쪽|8월 12일 발행

책 제목이 ‘부의 비밀병기, IF’이고 부제는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 줄 20가지 질문’이어서 재테크 서적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책 한 권으로 알려줄 수 있는 게 아니다.

기획재정부에 재직하고 있는 정통 관료이자 국제금융·경제전문가인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돈과 인생에 대한 사고의 경계를 확장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저자는 경제 관료여서 “부자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답은 “경험과 지식을 풍성하게 쌓아서 부를 구축하는 사고와 습관을 형성하면 좋을 것 같다”이다. 진정한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삶이 자유롭고 윤택하며 만족스러운 사람, 돈에 지배되지 않고 돈을 가치 있게 활용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서문에 “현실을 직시하되 ‘만약에’라는 가정으로 인생을 사유해 보면 자신과 세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때로는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해 세상살이에 대한 해법을 터득할 수도 있다”라고 썼다. 이 책은 돈에 관한 철학서다.


교실 밖 실전 사회 탐구
나만 잘 살면 왜 안 돼요?
이치훈, 신방실|북트리거|1만4000원
240쪽|8월 20일 발행

‘우리’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나와 타인이 더불어 사는 삶을 꿈꿔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현재 KBS에서 문화·과학 다큐멘터리를 기획·제작하는 이치훈 PD와 KBS 기상 전문 기자로 활동하는 신방실 기자가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분석하고 그 해법을 제시했다.

저자들은 지금 우리 사회가 지독한 이기심과 물질만능주의에 시달리고 있다고 본다. 전체 구성은 4가지 분야로 나뉘는데 ‘다양한 사회’에서는 혐오, 나홀로족, 페미니즘, 다문화 사회를 통해 “‘약자’는 무시해도 될까?”라는 주제를 살펴보고, ‘경제와 자본주의’에서는 4차 산업혁명, 가상 화폐, 젠트리피케이션, 감시 사회를 알아보며 “‘나’만 혼자 잘 살면 될까?”를 이야기한다. ‘자연과 인간’에서는 미세 플라스틱, 적정기술, 환경호르몬, 식량 문제를 살펴보며 “무조건 ‘편리’한 게 좋을까?”를 생각해 보고, ‘대중문화’에서는 아이돌, 언어 파괴, 유튜브, 온라인 게임을 통해 “‘재미’만 있으면 모든 게 용서될까?”를 고민한다.


자기기만(self-delusion)에 대한 고찰
트릭 미러(Trick Mirror)
지아 톨렌티노|랜덤하우스|16.20달러
320쪽|8월 6일 발행

9개의 에세이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 삶의 표면적인 모습 아래 잠재돼 있는 자기기만에 대해 여행하듯이 탐구한다. 우리의 지금 모습을 형성하게 하는 인센티브에 대해 설명하고,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에서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설명한다. ‘뉴요커(The New Yorker)’ 기자인 저자는 10대들의 신형 액상 전자담배 쥴(JUUL) 흡연 확산 문제, 성폭력에 대한 문화적 인식 등 사회·문화적 문제를 주로 다뤄왔다.

이 책에서는 악몽 같은 소셜미디어(SNS)의 부상, 밀레니얼 정신이라는 사기의 출현, 마약과 종교 그리고 그사이에 형성되는 매개체, 우리 몸을 포함한 모든 것이 더 효율적이고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고통스러운 희망 등을 다뤘다. 또 10대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참가자로서 활동과 모교인 버지니아 대학에서 직접 경험한 성·인종·권력 등 문제를 다룬 에세이도 있다.

탁월한 유머 감각과 복잡한 현상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능력, 그리고 엄청난 솔직함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재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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