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 ‘엔맥스(N-MAX) 125’의 초반 가속은 기대만큼 빠르진 않다. 하지만 부드러운 주행 감각은 인상적이다. 사진 양현용
야마하 ‘엔맥스(N-MAX) 125’의 초반 가속은 기대만큼 빠르진 않다. 하지만 부드러운 주행 감각은 인상적이다. 사진 양현용

살아오면서 모르는 남자들에게 이처럼 많은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있던가? 수천만원대 슈퍼바이크를 탈 때도 이런 관심은 받지 못했다. 신호를 기다리며 뚫어지게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 부담도 느꼈고, 달리는 동안 뒤를 졸졸 따라오는 운전자도 만났다.

용감한 분들은 먼저 말을 걸어온다. “이게 이번에 출시된 모델이에요?” “이게 신형이에요?” “이거 어디서 팔아요?” “이거 얼마예요?” 등 많은 질문을 받았다. 서울이라면 도로에서 1분에 한 대는 마주치는 야마하의 베스트셀러 ‘엔맥스(N-MAX) 125(이하 엔맥스)’의 후속 모델을 시승했다. 이 스쿠터의 대중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신형 엔맥스를 사진으로 봤을 땐 외형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고 느꼈다. 하지만 실물을 보니 아주 달랐다. 기존 엔맥스가 직선 위주의 깔끔한 느낌이었다면, 신형 엔맥스는 동그란 면들이 서로 만나며 생기는 선들 덕분에 훨씬 탄탄한 느낌이 든다. 여기에 더욱 선명해진 눈매가 바이크를 더 똑똑하고 고급스럽게 보이게 한다.

시동버튼을 누르는 순간에도 이 바이크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아이들링 스톱(정지시 엔진이 멈추는 기능)이 추가돼 ‘끼익’ 하는 소리 없이 부드럽게 시동이 걸린다. 시동이 걸려 엔진이 돌기 시작하면 정숙하진 않다. 아직은 엔진의 시대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 배기음에 존재감이 실린다. 단기통 엔진의 진동은 회전수가 높아지면 오히려 줄어든다. 정차 상태로, 아이들링(공회전)으로 돌아갈 때만 엔진의 박동에 맞춰 ‘도동동동’ 하고 엉덩이를 두드리는 느낌이 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시트 아래에서 엔진이 만드는 진동은 차체 전체로는 거의 퍼지지 않는다. 그나마도 엔진 예열이 끝나고 나서는 정차할 때마다 아이들링 스톱이 엔진을 멈춰주니 진동이 거슬릴 새가 없다. 연료비를 아껴주는 건 덤이다.


기존 엔맥스보다 더욱 선명해진 눈매는 바이크를 더 똑똑하고 고급스럽게 보이게 한다. 사진 양현용
기존 엔맥스보다 더욱 선명해진 눈매는 바이크를 더 똑똑하고 고급스럽게 보이게 한다. 사진 양현용
엔맥스는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해 차량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양현용
엔맥스는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해 차량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양현용

시속 110㎞의 경쾌한 주행, 연비는 리터당 40㎞

첫 주행에서는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다. 다만 초반 가속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 가속 성능보다 효율에 맞춰진 느낌이다. 하지만 가변밸브 시스템인 ‘VVA’를 탑재해 고속 영역에서도 가속이 무뎌지지 않는다. 출발부터 시속 80㎞까지 고르게 속도를 붙였다. 도로 흐름에 한발 앞서 시원시원하게 가속하기에 충분한 성능이다. 엔맥스에 기대할 수 있는 최고 속도는 시속 110㎞ 이상이며, 도심 주행은 물론 가벼운 투어를 커버하기에도 충분한 성능이다. 테스트 주행에서 연비는 약 리터당 30㎞를 기록했다. 아직 길들이기 전의 신차인 데다가 테스트를 위해 빠른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던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만약 일상 주행이라면 리터당 40㎞는 가볍게 넘길 것이다.

하필 한겨울에, 미끄러운 노면에서 테스트를 하다 보니 브레이크 잠김 방지 장치(ABS)의 소중함은 더욱 배가된다. 엔맥스의 ABS는 급제동 때 차체 뒷부분에서 스키드음이 들릴 정도라야 개입한다. 이 덕분에 제동력 손실이 적어 제동 거리를 줄여주고 쓸데없이 개입하는 일도 적다.

신형 엔맥스에는 ABS뿐만 아니라 바퀴의 구동력을 제어하는 트랙션 컨트롤도 적용된다. 하지만 주행하는 동안 트랙션 컨트롤이 작동하는 일은 없었다. 125cc 스쿠터의 출력이 타이어의 그립을 넘어서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잘 작동하는지 궁금해 일부러 뒷바퀴를 띄워 미끄러지는 상황을 연출해보니 스로틀(가속레버)에 개입하며 출력을 조절한다. 125㏄에는 크게 필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나 미끄러운 노면에서 타이어가 그립(접지력)을 잃었을 때 운전자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만들어 줄 것이다. 엔맥스는 전후로 긴 시트와 발판을 갖췄다. 주행 포지션 측면에서 다양한 자세로 주행이 가능하다. 발을 어디에 두든지 불편하지 않고 무릎이 걸리거나 공간이 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키와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탈 수 있다.


엔맥스는 전후로 긴 시트와 발판이 장착됐다. 운전자는 다양한 자세로 주행이 가능하다. 사진 양현용
엔맥스는 전후로 긴 시트와 발판이 장착됐다. 운전자는 다양한 자세로 주행이 가능하다. 사진 양현용

전후 무게 밸런스 좋고, 핸들링도 인상적

서스펜션은 전반적인 성능에서 만족스러웠다. 기본적인 세팅은 꽤 탄탄한, 승용 스쿠터치고는 꽤 스포티한 설정인데, 단단한 느낌은 아니고 고무처럼 탄력 있는 움직임이다. 전후 무게 밸런스가 좋고 뒷바퀴가 상당히 정제된 움직임을 보여준다.

요철을 넘은 뒤에도 불안정한 느낌 없이 빠르게 자세를 잡았다. 강한 충격으로 한계에 도달하더라도 충격을 차체로 잘 분산해줬다. 이것은 기본 골격, 즉 기본기가 좋다는 뜻이다. 코너를 빠르게 돌 때는 다소 무르게 느껴지지만, 스쿠터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되는 움직임이다.

차량의 핸들링은 안정적이다. 좌우로 넘기는 느낌이 가볍거나 빠르지 않아 저속에서 다루기 부담 없다. 대신 125cc 클래스치고 발놀림이 빠르고 민첩한 느낌은 아니다. 한 급 위의 모델을 타는 것 같은 묵직함이 있다.

신형 엔맥스 125는 스마트키와 ABS는 물론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해 차량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관리를 더욱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Y커넥트도 적용된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스쿠터에 다양한 편의장비와 안전장비를 장착해 매력을 더했다.

양현용 월간 ‘모터바이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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