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SF 영화들이 시간적 공간을 미래로 설정하는 것과 달리 ‘스타워즈’는 늘 ‘오래전 멀고 먼 은하계에’라는 단서를 달고 시작한다. 우리가 보는 영화 속 이야기가 인류의 아득한 전생이라는 말이다. 영화를 보는 우리가 저들의 미래라고 생각하면 좀 짜릿해진다. 사진 IMDB
대개의 SF 영화들이 시간적 공간을 미래로 설정하는 것과 달리 ‘스타워즈’는 늘 ‘오래전 멀고 먼 은하계에’라는 단서를 달고 시작한다. 우리가 보는 영화 속 이야기가 인류의 아득한 전생이라는 말이다. 영화를 보는 우리가 저들의 미래라고 생각하면 좀 짜릿해진다. 사진 IMDB

우주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별, 꿈 많은 청년 루크는 더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지만 눈앞의 현실은 메마른 사막뿐이다. 우주 비행사의 재능이 있는데도 큰아버지는 농사만 지으라 하고 상급 학교에도 보내주지 않는다. 마음은 이곳을 떠나 드넓은 세상으로 나가라고 다그치는데 루크는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루크가 우주의 변두리에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을 때, 은하 제국의 독재에 항거하며 독립과 자유를 되찾으려는 저항군은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반군 세력의 수장 레아 공주는 무자비한 지배에 복종하지 않는 행성들을 단번에 파괴하는 제국의 초강력 무기,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손에 넣지만 적군의 총사령관 다스베이더의 포로가 되고 만다. 하지만 레아는 체포되기 직전, 드로이드 알투에 설계도를 숨겨 탈출시킨다.

운명은 내가 찾아 나서지 않으면 나를 찾아온다. 루크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우주를 날아온 알투를 만나게 되고 그 안에 입력된 레아 공주의 메시지를 보게 된다. 은둔 생활을 하고 있던 우주의 마지막 제다이, 오비완에게 알투를 데리고 얼데란 행성으로 급히 와달라는 요청이었다. 오비완은 때가 왔음을 깨닫고 루크에게 함께 떠나자고 말한다.

루크는 그때 처음으로 아버지가 오비완의 친구였으며 두 사람 모두 우주의 평화를 지키는 제다이 기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은하계 최고의 우주 비행사이기도 했던 아버지가 다스베이더에게 살해당하고 남긴 유품, 광선검도 건네받는다.

다른 세계를 내내 바랐으면서도 아버지처럼 희생될 것을 걱정해 진실을 감추었던 큰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된 루크는 오비완의 제안을 선뜻 수락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가 망설이며 집으로 돌아갔을 때는 알투를 추적해온 다스베이더 군대의 만행이 이미 참혹하게 휩쓸고 지나간 뒤였다. 루크는 불타버린 고향을 떠나 아버지와 같은 제다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제국군의 추적을 따돌린 오비완과 루크는 광속보다 빠른 속도로 우주를 질주하는 한 솔로의 팔콘호를 타고 얼데란으로 향한다. 오비완은 광선검과 포스(Force)를 사용하는 방법을 루크에게 가르친다. 포스란 ‘제다이의 힘의 원천이자 모든 생명체에게서 발산되는 에너지로 은하계를 감싸고 우주를 통합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루크는 지금까지 어렴풋하게 예감했던 내면의 힘을 체감하며 훈련해간다.

한편, 제국군은 온갖 협박과 위협에도 레아 공주가 저항군 본부의 위치를 발설하지 않자 데스 스타의 위력을 과시하며 그녀의 눈앞에서 얼데란을 폭파시킨다. 수많은 생명이 살고 있던 지구와 같은 행성 하나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루크 일행이 얼데란이 있어야 할 자리에 도착했을 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다스베이더와 그가 지휘하는 제국군이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은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에게는 언제나 마법의 주문처럼 통하는 진실이다. 팔콘호는 제국군에게 사로잡히지만 루크와 한 솔로는 레아 공주를 구출하고 탈출 작전을 펼친다. 오비완도 20년 만에 만난 다스베이더와 자웅을 겨룬다. 그러나 오비완의 육신은 다스베이더의 광선검에 쓰러지고 만다.

오비완의 희생 덕에 무사히 탈출한 레아 공주와 루크 일행은 저항군의 사령부가 있는 비밀기지로 향한다. 그곳에서 알투에 숨겨두었던 설계도를 분석, 데스 스타를 파괴할 방법을 찾아낸다. 저항군의 전투기 부대는 제국군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데스 스타를 향해 출격하고 루크도 작전에 합류한다.

막강한 제국군의 반격에 저항군의 전투기들은 화염에 휩싸이며 별처럼 추락한다. 타격 지점을 찾아 데스 스타의 좁은 협곡을 날고 있던 루크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초조하고 두려워지는 순간, 스승 오비완의 목소리가 들린다.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마라. 마음에 집중하라. 포스가 너와 함께할 것이다.”

육신은 사라졌지만 불멸의 존재가 된 오비완의 가르침은 어둡기만 하던 루크의 마음에 한 줄기 빛을 밝혀준다. 비로소 루크는 어깨를 짓누르던 의무감과 책임감, 성공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자신에 대한 불신을 내려놓는다. 루크는 포스를 믿고 적의 심장에 최후의 일격을 가한다.

1977년에 첫선을 보인 ‘스타워즈’는 조지 루카스 감독이 구상한 전체 이야기 중에서 네 번째 에피소드다. 이후 2020년까지 4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여러 감독들이 다양한 개성을 선보이며 총 11편의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스핀오프 두 편을 제외하면 다스베이더와 맞서 싸우며 진정한 제다이로 성장해가는 루크를 4, 5, 6편에, 루크 이전 세대를 배경으로 다스베이더의 탄생 과정을 1, 2, 3편에 담았다. 최근에 나온 7, 8, 9편은 루크의 뒤를 이은 신세대 제다이들의 이야기다. 개봉 순서대로 보면 흥미와 몰입도가 높고, 영화 속 시간을 따라가면 인물 관계와 사건 전개를 이해하기 쉽다.

지구와 우주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시각화한 듯 영화에서는 곤충과 조류를 포함한 온갖 동물을 떠올리게 하는 괴이한 형상의 생명체들, 별별 신기한 외형의 로봇들이 어울려 살아간다. 외계인의 모습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인종과 언어, 저마다 다른 마음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 흉측하고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운 것들을 마음 안에 꼭꼭 감추고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대개의 SF 영화들이 시간적 공간을 미래로 설정하는 것과 달리 ‘스타워즈’는 늘 ‘오래전 멀고 먼 은하계에’라는 단서를 달고 시작한다. 우리가 보는 영화 속 이야기가 인류의 아득한 전생이라는 말이다. 영화를 보는 우리가 저들의 미래라고 생각하면 좀 짜릿해진다.

제다이가 악의 포스를 물리쳤기에 자유를 누리며 우리가 여기에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우주의 균형을 지켜내기 위해 사악한 포스와 싸우고 있는지도, 어쩌면 제다이의 운명을 살아갈 또 한 명의 루크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 제다이의 운명은 아닐지라도 우리에게도 무한한 마음의 힘, 포스가 있다. 그러니 자신을 믿고 그 어떤 어려움과 마주하더라도 이겨내기를. 언제나 포스가 그대와 함께하기를!


▒ 김규나
조선일보·부산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소설 ‘트러스트미’ 저자

김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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