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민 뉴욕 월가 트레이더 유튜버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졸업, 전 맥킨지·전 시티그룹·전 JP모건 근무,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 저자
뉴욕주민 뉴욕 월가 트레이더 유튜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졸업, 전 맥킨지·전 시티그룹·전 JP모건 근무,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 저자 사진 고운호 조선일보 기자

‘성경’에서는 ‘돈과 영(靈)은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했으나, ‘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추구하는’ 모습은 이제 이 시대의 흔한 풍경이 됐다. 영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돈을 추구하는 우리의 모습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상한 동시에 속물적인, 이 분열적인 모습을 통합하려면, ‘돈의 길’을 제대로 아는 수밖에.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라는 직설적인 제목의 책으로 신뢰를 얻고 있는 전직 월가 트레이더 ‘뉴욕주민’을 ‘돈의 길’의 안내자로 초대했다. ‘뉴욕주민’은 월스트리트에서 직접 체득한 돈의 법칙을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독보적인 인사이트를 가진 미국 주식 교육가다.

맥킨지, 시티그룹, JP모건 등 다수의 전략 컨설팅 및 투자 은행에서의 인수합병(M&A) 경력을 거쳐 뉴욕 소재 헤지펀드에서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현재는 월가의 애널리스트와 헤지펀드 트레이더들의 실무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교육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민족사관고등학교를 나와 ‘월스트리트 사관학교’라 불리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조기 졸업했다.


월스트리트는 어떤 곳인가.
“전쟁터다. 수많은 좌절이 깔려 있고, 그래서 실패를 딛고 여전히 그곳에 살아남은 자들의 매력이 형형한 곳이다. 월가를 떠나지 않은 모든 이들에겐 반드시 배울 게 있다.”

왜 ‘뉴욕주민’인가.
“최근까지 기관(헤지펀드)에 있었다. 직업 윤리상 영리 활동이 안 되고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도 있어서, 사생활과 분리하려고 닉네임을 쓰고 있다.” ‘금융 지식의 보편화’라는 미션을 내건 유튜브 채널 ‘뉴욕주민’은 현재 23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개미들의 움직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됐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격변이 있었다. 주식시장은 크게 10년 단위로 변화를 보인다. 2001년 닷컴 버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2020년 코로나19 격변. 큰 사건 이후로 시장 참여자들이 확 늘어난다. 그때마다 ‘떼돈 벌겠다’는 욕심으로 진입해서 다치는 사람도 많아진다. 접근성이 좋아질수록 리스크에 더 쉽게 노출된다. 로빈후드 앱으로 고위험군에 투자한 20대가 7만~8만달러(약 8540만~9760만원)를 날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투자와 투기는 한 끗 차이라고 했다. 투자와 투기를 가르는 기준이 있나.
“사고팔고의 기준이 학습과 분석, 리스크 수용도의 프로세스를 거친 판단이라면 그건 투자다. 왠지 ‘오를 것 같아서’ ‘누가 사라고 해서’ 샀다면 투기다. ‘감’으로 사면 불안하다. 왜 샀는지 모르면 언제 팔지는 당연히 모른다.”

“왜?”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는 건가.
“답을 하지 못하면 슬롯머신을 당긴 거다. 그게 도박인 줄 알면 상관없다. 투자라고 생각하면 문제다.”

어떤 사람들이 똑똑한 투자를 하나. 가령 기관 투자자들은 어떻게 움직이나.
“똑같은 현상을 봐도 자기만의 인사이트로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일했던 헤지펀드는 남들이 다 아는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시장이 베타일 때, 그 이상의 알파를 창출해야 한다. 투자 대상을 찾기도 힘들지만, 지금이 들어갈 타이밍인지 결정하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남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회사의 가치를 보고 결국은 시장에서 그 가치를 실현시킨다. 가령 시저스 카지노 회사의 경우 2009년 무렵에 한 번 파산하고 사모펀드로 넘어가면서 채무 불이행으로 거의 끝났다고들 했다. 그 당시 우리가 지분 투자로 들어가서 투자 기회를 발굴했고, 결국 화려하게 부활해서 업계 1위가 됐다. 기업회생 이후 주가가 3달러(약 3660원)에서 120달러(약 14만6400원)가 됐다.”

그 모든 게 직관은 아닐 테고?
“자산을 일일이 다 본다. 호텔 객실 하나당 매출과 슬롯머신 한 대당 매출, 베개 단가까지 전부 발로 뛰면서 숫자를 파악한다. 기업 하나를 이해하는 데 엄청난 자원이 투입된다. 시저스처럼 한 번 파산하면 문서가 방대하다.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에서 뽑은 새로운 수치를 밸류에이션 모델에 반영하면, 적정 주가가 나온다. 내가 뽑은 주가가 100원인데, 시장에서 현재 50원이면 매입한다. 지금은 50원이지만, 언젠가는 적정 주가인 100원으로 올라갈 테니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밑도 끝도 없이 ‘주식 뭐 사면 돼?’라고 들었다. 인간의 사고체계가 그렇다. 그 질문엔 어떻게 대답하나.
“시장을 따라가는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 상품을 사라고 한다. 시장에 없던 알파를 창출하는 게 ‘헤지펀드’로서 내 정체성이지만, 일반인이 그 룰을 따르기는 어렵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연평균 10~20% 오르는 것도 굉장히 잘된 펀드인데, 일반인들은 지금 사서 내일 50% 오를 종목을 찾는다. 그만큼 투자를 쉽게 생각해서 손실을 본다. 그런 이유로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을 따라가는 게 가장 안전하다. 미국 주식은 기업 가치가 주식에 잘 반영되고 있어서, 시장을 따라갈 만하다.”

시장은 더 민주적으로 진화하고 있나.
“그런 양상을 띠고 있다. 얼마 전에 ‘게임스톱’ 사태도 그 흐름에서 나왔다. 헤지펀드가 공매도했던 주식을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사들이면서 주가를 지탱했다. 게임스톱 주가가 폭락과 폭등을 거듭하면서 등락이 심해지자 결국 로빈후드가 거래를 중지시키면서 원성을 샀다. 개미들이 기관에 맞섰던 사건이고, 월가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로 주시하고 있다.”

주식도 주택도 결국 투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가 원칙인데, 그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는 것 같다. ‘싸게와 비싸게’를 가르는 합리적인 기준이 있을까.
“비싸게 파는 건 기준을 얘기하기 어렵다. 그래서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 남들이 안 살 때, 하락할 때 매수하는 건데, 뭐가 됐든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건 어렵다. 기관은 가치평가 작업을 해서 기준이 있지만, 개인은 본인 판단이다. ‘미국 주식 비싼데 어떻게 들어가?’ 하던 분들,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못 산다. 투자는 원칙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시장이 움직이면 대개 투자 결정을 못 한다. 주식은 리스크를 매매하는 과정인데, 보통 사람들은 감정대로 주식을 사고판다.”

어디 투자하고 있나.
“미국 증시 전체에 투자하고 있다.”

어쨌든 사람들은 애플, 테슬라, 넷플릭스, 구글, 디즈니 등의 대장주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 최근 메타(전 페이스북)의 시가 총액이 단 하루 동안 2300억달러(약 280조6000억원) 증발하는 등 기술주 하락과 함께 미국 증시가 좋지 않다. 어떻게 보나.
“현실적으로 우량 기업에 베팅하는 게 가장 좋다. 시가 총액의 20~30%를 차지하는 기업들이다. 미국 주식 전체를 커버하는 ETF를 따라가면서, 그 주식을 사면 된다. 단, 여러 곳에 분산 투자하면서.” 현금 실탄이 많은 미국의 빅테크에 대해선 이번 조정장이 성장과 인수합병(M&A) 붐으로 또 다른 기회가 될 거라고 했다.


뉴욕 월가 트레이더 유튜버 ‘뉴욕주민’. 고운호 조선일보 기자
뉴욕 월가 트레이더 유튜버 ‘뉴욕주민’.사진 고운호 조선일보 기자

시장은 우리에게 시그널을 보여주지만 우리는 인지 편향으로 변곡점에 이르는 타이밍을 알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건가.
“투자의 대가들은 말했다. ‘타이밍을 맞추는 건 아무도 못 한다’고. 우리는 시장이 움직일 때 현명하게 대응할 뿐이다. 나만의 사고, 매매 습관에 갇혀서 대응을 못 하면 투자 실패로 이어지는 거고. 기관이라고 다르지 않다. 투자는 개인이나 기관이나 다 어렵다. 각자 이기적인 판단을 할 뿐이다.”

그런 맥락에서 주식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비결이 흥미롭더라. 이를테면 △절대 트레이딩을 멈추지 않는다. △틀림을 빠르게 인정한다. △통념을 거부하는 데 익숙하다. △분석적인 직관, 직관적인 분석력이 있다. △미친 듯이 집요하다⋯. 행동 가이드가 인생 성공법과 유사해서 놀랐다.
“하하. 성공 방정식은 어느 업계나 똑같지 않나? 월가에서는 뭐든지 해내는 성공 지향적인 부류들(일명 알파메일)이 있다. 그래서 월가 생존자는 보증수표로 여긴다. 월가에서 살아남으면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일단 집요하다.”

성취욕 높은 엘리트 집단의 일원으로 살아보니 어떤가.
“일단 그런 조직이 아니면 대단한 사람들에게 배우지 못한다. 학교든 직장이든 그 조직에 탁월한 사람이 많으면 ‘네임밸류’가 올라가고, 스스로 배울 의지만 있으면 그 잘난 사람들이 신기하게 도움을 준다. 새벽 5시까지 눈 빠지게 일하다가, 서로 참견도 하고 정보도 주고⋯, 전우애 비슷한 게 생긴다.”

숫자는 당신에게 무엇인가.
“스토리다. 숫자 하나에 엄청난 스토리텔링이 있다. 그게 내 일이다. 뉴욕의 회사 책상에는 컴퓨터 모니터 6개가 돌아간다. 2개는 마켓 트레이딩 시스템, 2개는 모델링 액셀, 2개는 블룸버그. 기업 앞에는 항상 숫자가 있고, 숫자 뒤엔 늘 사람이 있다.”

미국 증시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코로나19 이후 단기 호황이 있었지만, 앞으로 그 정도 성장은 힘들다. 장기적으로 우상향은 하겠지만, 이젠 몇십 퍼센트 성장 수익률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기대치를 낮추고 현실적인 수익률을 목표로 자산을 분배하는 게 좋다. 당장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미국 증시는 세계 경제와 직결돼 있으니 수시로 모니터링하길 바란다. 나는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하지 않는다면 왜 안 하는지 그 이유도 찾아보라.”

마지막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첫째, 잃지 마라! 사람들은 투자하면 벌 거라고만 생각한다. 안타깝지만 정말 많이들 잃는다. 가장 중요한 건 잃지 않는 거다. 진입 시점의 마인드를 ‘어떻게 하면 잃지 않을까’로 잡고, 그다음 자기만의 수익률 원칙을 세워라. 둘째, 공부하라! 내 돈을 맡길 때는 해당 기업을 공부해야 한다. 궁금할 때는 기업에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라. 내가 하는 행동이 ‘투기’가 아니라 ‘투자 행위’라는 걸 인지하는 게 우선이다. 셋째, 새해에는 모든 판단을 투자 프로세스로 해보라! 사람도, 시간도 다 한정된 자원이니 효율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나는 내 인생도 투자 종목이라고 본다. 인생의 펀드매니저로서 수시로 내 펜더멘털을 분석한다.”

김지수 조선비즈 문화전문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