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한 소년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뉴스1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한 소년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뉴스1

문샷: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화이자의 대담한 전략
앨버트 불라│이진원 옮김│인플루엔셜│1만8000원│328쪽│3월 15일 발행

2020년 12월 8일(현지시각), 영국 코번트리의 한 대학병원에서 90세 여성 마거릿 키넌이 주사를 맞기 위해 소매를 걷어 올렸다. 24년 경력의 베테랑 간호사가 키넌의 팔에 주삿바늘을 꽂았다. 세계 최초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순간이었다. 글로벌 제약 회사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까지의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제약 회사가 백신을 개발하기까지는 몇 년씩 시간이 걸린다. 상용화하는 데도 최소 5년은 필요하다. 하지만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서 생산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총 9개월에 불과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저자인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 화이자 최고 경영자(CEO)는 책에서 백신 개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차근차근 풀어낸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불라에게도 커다란 도전이었다. 2020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코로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제약 및 공중보건과학자들을 백악관 국무회의에 소집했을 때는 불라가 CEO가 된 지 겨우 1년 남짓한 무렵이었다. 불라는 시시각각 심각해지는 코로나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단기간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그는 이것을 ‘문샷(moonshot) 프로젝트’라고 불렀다. 1949년 미국이 우주 탐사를 계획했을 때 처음 등장한 이 용어는 그 뒤로 ‘불가능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일컫는 말이 됐다.

프로젝트 이름처럼 화이자의 도전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불라의 지휘 아래 똘똘 뭉친 화이자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 놓았다. 그 첫 단계로 불라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도전을 감행했다. 바로 백신 개발에 mRNA(리보핵산) 기술을 채택하기로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백신엔 약하거나, 죽었거나, 감염성이 없는 병원체의 일부가 들어간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감염증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방어하도록 훈련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단일 가닥의 화학 분자로 이뤄진 mRNA 백신엔 병원체가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우리 몸이 병원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직접 생성하도록 돕는다. 그러면 면역 체계가 그것을 침입자로 인식해 진짜 병원체가 나타났을 때 우리 몸에 면역반응이 생기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러한 mRNA 기술은 학계에서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20년까지 입증된 바가 없었다. 화이자가 이 기술을 도입한 백신을 만든다면, 그것은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최초 mRNA 백신으로 기록될 터였다.

선택의 기로에 선 불라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그것은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 누가 봐도 mRNA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적절해 보였다. 그에 반(反)하는 결정을 내렸을 때 시대를 초월한 사고와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결국 그 선택은 우리에게 백신을 안겨주었다.” 불라는 “분명한 것(명백해 보이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써 용기 있는 선택이 때로는 우리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꾼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 화이자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회사로 거듭났다. 전 세계 백신 선호도 1위를 기록했고, 국민 신뢰도가 바닥이었던 제약 회사에서 애플·구글 등에 이어 미국 내 가장 존경받는 기업 4위에 올랐다.

화이자에는 아직 백신 지식재산권 문제나 가격 정책 등 도전 과제가 남아 있다. 인류와 코로나의 전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홀로코스트 대학살 생존자인 어머니로부터 희망의 중요성을 배운 저자는 “과학은 결국 승리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친다. 긍정적인 믿음과 도전 정신이 한 기업을,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바꿨는지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책과 함께 화이자의 도전 여정을 따라가 봐도 좋을 것 같다.


고객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접객의 일류, 이류, 삼류
시치조 치에미│이지현 옮김│지상사│1만4800원│224쪽│3월 11일 발행

까다로운 고객을 응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8년간 일본항공주식회사(JAL)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며 100만여 명 이상 고객을 만나온 저자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 고객의 예민한 감정을 파악하는 방법을 ‘일류, 이류, 삼류’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설명했다. 접객이 힘든 많은 영업·서비스 직원에게 고객을 대하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인간의 탁월함을 결정하는 9가지 능력
엑설런스
도리스 메르틴│배명자 옮김│다산초당│1만8000원│372쪽│2월 23일 발행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시대엔 방대한 지식이나 타고난 지능만으로 두각을 나타낼 순 없다. 저자는 ‘탁월함’의 기준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으며, 그 중심엔 인간만이 가진 감성과 감정, 고민하고 성찰하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9가지 탁월함을 제시한다.


골프는 스윙 게임이 아니라 정신력 게임이다
골프 멘탈의 정석
피아 닐손, 린 매리엇, 수전 리드│윤희영 옮김│샘터사│1만8000원│308쪽│3월 10일 발행

18홀에서 스윙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모두 합쳐 고작 5분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짧은 시간에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세계 최고 골프 지도자이자, 안니카 소렌스탐을 골프 슈퍼스타로 만든 저자는 전·현직 프로 골퍼들을 코칭한 경험을 통해 어떻게 흔들림 없는 정신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준다.


불가능을 뛰어넘어 최후의 승자가 된 사람들
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
보도 섀퍼│박성원 옮김│토네이도│1만7000원│272쪽│3월 18일 발행 

최악의 조건을 딛고 일어나 드라마틱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겐 어떤 비결이 있을까. 세계 최고 동기 부여 전문가이자, 전 세계 슈퍼리치와 글로벌 CEO의 멘털 코치인 저자는 이들을 ‘위너(winner)’라 부르며, 위너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소개한다. 섀퍼는 이렇게 말한다.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위너는 포기를 모르는 바보다.”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남에 의해 결정된다
결단의 힘
고도 토키오│정문주 옮김│아이템하우스│1만5000원│256쪽│3월 10일 발행

저자는 ‘결단의 힘’이란 ‘혼자서 결정을 내리는 힘’이라고 설명한다. 이 힘이 있으면 개성과 자기다운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 ‘코로나 시대’라는 예측 불허의 세상에서 이런 역량을 키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유명 투자 컨설턴트인 저자는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한 문체로 불안의 시대를 지혜롭게 건널 수 있는 방법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욕망과 야망으로 점철된 여성 사업가의 일대기
다이아몬드와 데드라인 (Diamonds and Deadlines)
베씨 프리올르│퍼블리싱 인더스트리│29.67달러│368쪽│3월 29일 발행

미리엄 레슬리는 부(富)와 명성만을 좇던 사교계 명사였다. 하지만 출판 거물 프랭크 레슬리와 만나 결혼하면서 그녀의 삶은 극적으로 바뀐다. 남편이 죽은 뒤 출판업을 물려받은 그녀는 경쟁이 치열한 남성들의 세계로 뛰어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성공적인 사업가가 된 남편 사냥꾼(husband hun-ter)의 일대기”라고 평했다.

오윤희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