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제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뉴욕 애플 매장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소비자들이 사고 싶게 만드는 물건에는 미학 비즈니스가 녹아 있다. 사진 셔터스톡
애플 신제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뉴욕 애플 매장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소비자들이 사고 싶게 만드는 물건에는 미학 비즈니스가 녹아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고 싶게 만드는 것들: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미학 비즈니스의 힘
폴린 브라운│진주 K.가디너 옮김│알키│1만9000원│296쪽│4월 28일 발행

지난 2020년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창립 183년 만에 처음으로 립스틱을 출시했다. 개당 8만~9만원에 달하는, 중저가 브랜드의 네 배 가까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케이스부터 에르메스의 고급스러움을 그대로 구현한 제품에 많은 소비자는 기다렸다는 듯 지갑을 열었다. 사람들이 비싼 에르메스 립스틱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색상이 아름답고 발림성이 좋아서? 물론 그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은 제품을 구매할 때 단순히 ‘효용’만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누구고,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표현해 줄 수 있는 도구를 원한다. 자신들의 내면에 숨겨진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일단 해 봐(Just Do IT)’라는 문구에 이끌려 나이키 제품을 구매하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품질이 좋아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15%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85%는 성능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이유로 물건을 구매했다.

저자는 이 무언가를 ‘미학(aesthetics)’이라고 정의한다. 미학은 주로 겉모습을 묘사할 때 많이 사용하는 단어지만, 이 책에 나오는 미학은 시각적 디자인을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모든 경험을 의미한다. 고객이 매장이나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포장을 뜯고, 냄새를 맡고, 서비스를 회상하고, 앞으로 있을 이벤트를 상상하는 것까지 모두 미학의 영역에 포함된다. ‘꿈의 차’를 만드는 롤스로이스는 1990년대 중반, 나무로 만들던 차량 내부 부품 몇 개를 플라스틱으로 교체했다. 가죽을 덧씌우는 부분에 위치한 작은 부품인 만큼 소비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은 변화 이후 판매량은 크게 줄었다. 고객들은 차 안에서 나는 플라스틱 냄새가 고급 차에 대한 환상을 깬다고 불평했다. 롤스로이스는 즉시 향기 전문가를 고용해 1965년산 롤스로이스 ‘실버 클라우드’ 모형의 나무와 가죽 냄새를 닮은 향수를 개발하고 신차 출고 전, 차 안에 이 향수를 뿌려 고객들의 불만을 해결했다.

이처럼 미학은 자칫 소홀히 취급하기 쉽지만,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고급 향수 브랜드 조 말론이 고객들이 포장을 뜯을 때 선물 받은 느낌이 들도록 제품 상자에 리본을 달고 정성들여 포장하는 것도, 식품 기업 카인드가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거나 길을 건너는 노인을 도와주는 등 친절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카드를 나눠주는 것도 소비자들의 오감과 경험에 호소하는 미학 비즈니스의 성공적 사례다.

저자는 미학 비즈니스를 실천하기 위한 비결로 브랜드 코드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브랜드 코드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소비자들로 하여금 특정한 생각, 기억, 감정을 불러일으켜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다. 샤넬을 상징하는 트위드 재킷처럼 오랜 시간을 통해 검증된 코드, 3M의 포스트잇 색상인 ‘캐너리 옐로(canary yellow·카나리아의 노란색)’처럼 정확하고 구체적인 코드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대표적 브랜드 코드다. 또 다른 비결은 노력이다. 저자는 미학적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미적 지능(AI·Aesthetic Intelligence)이 필요하며, 운동하면 단단해지는 근육처럼 미적 지능도 훈련을 통해 단련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시가 총액 1위 기업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북미 회장을 역임한 저자가 실전 비즈니스 경험을 통해 알려주는 미학 비즈니스의 노하우가 궁금하다면, 참고해도 좋을 책이다.


60년간 적자를 내지 않은 경영 비결
이나모리 가즈오의 회계 경영
이나모리 가즈오│김욱송 옮김│다산북스│1만7000원│244쪽│4월 27일 발행

자본금 3000만원으로 연 매출 16조원의 글로벌 100대 기업 교세라를 키워낸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 전략은 많은 사업가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60년간 그는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이 책은 그의 경영 전략이 어떻게 버블 경제의 붕괴와 세계 경제 위기 등 무수한 부침(浮沈) 속에서도 빛을 발했는지 알려준다.


성공하는 사람은 뭔가 다르다
당신만 모르는 일의 법칙 51
이혜운│메이븐│1만7500원│424쪽│5월 11일 발행

왜 같은 일을 해도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할까? 세계 최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그 자리에 서게 됐을까? 글로벌 경영인, 노벨상 수상자, 영화감독 봉준호 등 저자가 기자 생활을 하며 만난 성공한 인물들은 모두 그들만의 성공 법칙을 갖고 있었다. 저자는 무엇이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며,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들려준다.


왜 나만 항상 주식에 실패하는가
주식은 심리다
최삼욱│베가북스│1만8000원│362쪽│5월 16일 발행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20년간 환자를 돌보면서 수많은 도박·주식 중독 사례를 접했다. 그 경험을 통해 심리학으로 주식의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을 발견했다. 

“돈 버는 투자, 즐거운 투자는 자기 심리의 약점을 알고 극복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성공할 수 있는 투자 심리를 알려준다.


역사학자가 소개하는 정통 삼국지
역사 삼국지
최진열│미지북스│4만3000원│1116쪽│4월 25일 발행

‘삼국지’만큼 오랜 세월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온 고전은 아마 찾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 위진남북조 시대 국내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진수의 정사 ‘삼국지’뿐 아니라 ‘후한서’ ‘자치통감’ ‘진서’ 등 그 시대를 아우르는 거의 모든 사료를 분석·종합했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통사 삼국지를 새롭게 구성한 책이다. 


오프라 윈프리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브루스 D.페리, 오프라 윈프리│정지인 옮김│부키│1만8000원│424쪽│4월 26일 발행

반복되는 실패의 패턴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 내가 나 자신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에 괴로워할 때 우리는 자신을 탓하기 일쑤다. 그러나 지금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는 과거 우리의 뇌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일이 발생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오프라 윈프리와 아동 트라우마 전문가 페리 박사의 대화를 풀어낸 책은 따뜻한 공감과 치유를 제시한다.


세상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세상은 어떻게 움직이는가(How The World Really Works)
바클라브 스밀(Vaclav Smil)│바이킹│25.20달러│336쪽│5월 10일 발행 

캐나다 매니토바대 석좌교수인 저자는 에너지·식량 생산·글로벌화 등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지배하는 7개 영역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저자는 글로벌화는 허울 좋은 말이며,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실현은 환상이라고 신랄하게 꼬집는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아는 게 얼마나 적은 지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오윤희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