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의 크레디토 이탈리아노 은행. 사진 셔터스톡
이탈리아 피렌체의 크레디토 이탈리아노 은행. 사진 셔터스톡

역사의 흐름을 지배한 7가지 부의 속성
22개 나라로 읽는 부의 세계사
조홍식│웅진지식하우스│1만8500원│424쪽│8월 27일 발행

인류 최초의 시장 경제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신바빌로니아제국에서 탄생했다. 한정적이었지만 개인 소유의 토지를 팔았고, 토지를 담보로 현찰인 은을 동원했다. 노동 시장도 특히 발달했다. 왕실이나 신전에서 건축할 때 많은 수의 노동력이 필요했고 민간이 보유한 토지에서 일하는 일꾼의 임금은 최대 14L의 밀을 받는 등 당대 최고 수준일 정도였다. 이곳에서 시장 경제가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법과 질서를 정의 내린 ‘함무라비 법전’ 덕분에 소유권 및 상품의 교환과 부(富)의 창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책은 시공간을 막론하고 전 세계 22개국 부자 나라를 찾아서 부의 역사를 알아보는 금융 역사서다. 그 여정의 시작은 신바빌로니아제국에서 확인할 수 있듯 ‘질서’다. 인류가 농경 생활과 문명의 장을 연 고대 시기에는 법전 등 질서 덕분에 개인의 부가 축적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메소포타미아의 토지 대부분은 왕실이나 신전의 소유였지만 민간에서도 일부 소유하고 있었다. 이런 토지의 사적 소유권은 제도적으로 보장됐기 때문에 당시에는 수공업이나 장사로 부를 축적한 가문에서 활발하게 땅을 사서 사회적 지위를 얻으려 했던 분위기가 나타났다. 노동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임금이 변화하기도 했다. 농번기에는 임금이 상승했고 농한기에는 다시 하락하는 식이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제국 시기에는 상공업을 천하게 여기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상업 활동의 발달이 더뎠다. 그러나 지식사회의 발달 속에서 중산층보다도 더 부유한 노예 가문이 탄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폼페이를 중심으로 한 귀족 가문 100여 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인의 사업을 도왔던 비서, 회계사, 대리인 등의 역할을 한 노예의 후예들이 막대한 부를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예들은 저축한 돈으로 해방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한 뒤 자유인이 됐고, 신분 상승의 개방성은 이후 중세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후 도시 국가의 이윤 추구와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됐다. 그리스, 베네치아, 제노바, 피렌체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에서는 ‘경쟁’이 부의 축적을 더욱 가속화했다. 피렌체는 상품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어음이나 교환증 등을 통해 금융업을 발전시켰다. 피렌체의 금융회사들은 연 8% 정도의 고금리 이자를 받아 돈을 불리기도 했다. 

또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은 자본주의의 모형을 완성한 나라다. 17세기 초 네덜란드와 영국에서는 동인도주식회사라는 이름의 사업체가 동시에 탄생했다. 이들은 아시아와의 무역 독점권을 놓고 경쟁하는 회사였는데, 주식이라는 제도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비교적 쉽게 동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질서, 개방, 경쟁, 혁신, 학습, 단결, 비전 등 7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경제력을 갖추면서 역사의 흐름을 바꾼 부자 나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신바빌로니아제국부터 현재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럽연합(EU)까지 총 22개국의 구체적 사례들이 각 장에 녹아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시대를 빛낸 부국의 흥망성쇠를 통해 오늘날 세계 자본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탄소 시대 추격자에서 저탄소 시대 선도자로
탄소중립 골든타임
이재호│석탑출판│2만원│344쪽│9월 1일 발행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재난의 주범으로 지구온난화가 꼽힌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이 오랜 시간 누적된 결과인데 CO₂ 감축 효과가 지구 온도 하강으로 나타나려면 20년 정도의 시차가 생기게 된다. 이 때문에 에너지 분야를 취재한 저자는 지금이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는 최근에 일어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네 가지 뉴노멀과 제4의 길
예정된 미래
이현훈│파지트│1만7000원│308쪽│9월 11일 발행

오늘날 우리는 ‘메타버스’ 속 가상공간에서 만남을 갖고, 게임과 콘서트를 즐기며 동시에 온라인 쇼핑도 한다.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에서만 보이던 로봇은 일상생활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현재의 편안함을 뒤로하고 인구 고령화, 사회 양극화, 기후 위기, 디지털 사회의 문제점 등을 바라보아야 할 시기가 왔다. 저자는 책에서 예정된 미래에 대해 가감 없이 설명하고 성장, 분배, 환경 융합의 길 등을 제시한다.


좋은 관리자에서 탁월한 경영자로
C레벨의 탄생
데이비드 푸비니│안종희 옮김│ 더퀘스트│1만9500원│372쪽│9월 5일 발행

놀라운 비전과 전략, 뛰어난 리더십, 든든한 경영진과 폭넓은 네트워크까지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해도 새로 부임한 C레벨 리더 3명 중 2명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다고 한다. 저자는 글로벌 컨설팅 그룹인 맥킨지에서 35년간 최고경영자들에게 멘토링을 한 경험을 살려 이 책을 썼다.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었던 잭 웰치, GE의 래리 컬프,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블랙록의 래리 핑크 등 리더십 스킬을 알려준다.


돈을 불리는 금융의 기법
투머치머니
권오상│인물과사상사│1만6000원│260쪽│9월 2일 발행

금융의 지렛대라 불리는 ‘레버리지’는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마진거래, 신용거래, 미수거래 혹은 부동산담보대출로 받은 돈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경우의 원리는 같다. 돈이 돈을 낳는 구조를 활용하는 것이다. 돈의 속성을 활용한 슈퍼리치들은 정부로부터 면세혜택 등을 받으며 더욱 부유해지고 있다. 저자는 레버리지, 공매도, 롱숏과 통계적 차익거래 등 부의 메커니즘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레버리지가 아니면 평범한 인생을 바꿀 수 없다
라오어의 미국주식 밸류 리밸런싱
라오어│알키│1만8000원│ 264쪽│8월 29일 발행

일반적으로 장기투자라고 하면 적금처럼 정기적으로 꾸준히 주식을 모아가는 ‘적립식 투자’를 떠올리거나 우량주를 선택해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무조건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나스닥지수를 실제 투자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 형태까지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는 리밸런싱 전략들을 소개한다. 자산마다 일정 비율을 정하고 종목을 조절하는 팁이 담겼다. 


백악관 회고록
브레이킹 히스토리(Breaking History)
재러드 쿠슈너│브로드사이드북스│20.40달러│ 512쪽│8월 23일 발행

“어느 날 이방카가 존 켈리(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인사했는데, 그가 이방카를 밀쳐냈다. 그러고는 한 시간 뒤 온화한 표정으로 사과하더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지낸 재러드 쿠슈너가 백악관 안에서 벌어진 일화를 담은 회고록을 출판했다. 트럼프와 쿠슈너의 관계는 일반적인 장인과 사위 사이를 뛰어넘는다. 트럼프를 상대로 의견을 관철할 정도로 수완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