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학·석사,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화학공학 박사, 전 KIST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사진 권석준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학·석사,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화학공학 박사, 전 KIST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사진 권석준

격화되는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속 한국의 활로는
반도체 삼국지
권석준│뿌리와이파리│2만원│360쪽│10월 12일 발행 

“한국 반도체 산업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도체 전문가인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10월 12일 인터뷰에서 최근 미·중 갈등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두고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이어져 온 글로벌 반도체 분업 체제가 종식됨에 따라 한국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체질 개선에 성공한다면 오히려 둘도 없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격랑 속의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몰락을 교훈 삼아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그의 신작 ‘반도체 삼국지’에 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책 제목을 ‘반도체 삼국지’로 지은 이유는. 
“21세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가 바로 한국, 중국, 일본이 있는 동아시아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의 생산량 대부분을 동아시아가 생산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와 일본 반도체 산업의 흥망성쇠를 분석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는 정세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 책에 담았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나.
“더 이상 자유무역의 논리가 통하지 않게 됐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은 철저한 분업 구조를 유지해왔다. 모두가 잘하는 것만 집중하면 되니까 ‘윈윈(win-win) 게임’이었다. 하지만 공급망 재편으로 비용 절감과 이익 극대화에 가장 효율적인 분업 체제가 흔들리게 됐다. 수천억달러 규모의 예상치 못했던 비용이 발생하거나 최악의 경우 시장을 상실할 수도 있게 됐다. 

특히 지금의 미·중 갈등처럼 기업 간 분쟁이 국가 간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고, 무역분쟁을 넘어 국지 도발 사태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산업이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의해 좌우되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한국은 지금까지 글로벌 분업 체제에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아온 국가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된다는 것은 거꾸로 한국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간 반도체 산업이 한국에 가져다준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사라질 수도 있다. 문제는 미·중 갈등으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는데, 두 나라에 대한 정치·경제적 의존도가 모두 높다는 점이다. 딜레마다.”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중국으로부터 출구 전략을 마련할 때라고 본다. 이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미국의 제재에 걸릴 수밖에 없고, 각종 공정에 필요한 필수 장비를 수급하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중 갈등이 단기간 내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 철수를 검토하거나 합작 기업의 경우 지분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의 빈자리가 클 것 같다.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를 국외까지 확장해야 한다. 가령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을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에 포함하거나 인도와 동남아 같은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단순히 바운더리(경계)를 넓혀 생산 기지를 옮기는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현지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 등 새로운 가치 사슬을 구축해야 한다. 네덜란드가 ASML을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도 주변 국가들을 포함하는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한 덕분이었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표준은 미국이 주도하기 때문에 미국의 동맹국 위주로 재편되는 차세대 반도체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게 정부가 힘써야 한다. 이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한국에 위기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돈의 흐름을 알아야 부자의 길에 올라탄다
다가올 미래, 부의 흐름
곽수종│메이트북스│1만8000원│372쪽│10월 5일 발행

경제를 잘 모르는 일반인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기사에는 촉각을 곤두세운다. 경제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지만 여전히 난해한 게 경제다. 경제 유튜브를 부지런히 시청하고 경제 기사를 매일 읽어도 무엇이 ‘핵심’인지 모른다면 뜬구름 잡기에 불과하다. ‘사이다 경제학자’로 유명한 저자가 세계 경제의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독자에게 돈의 흐름을 읽는 법을 전수한다.


이더리움 창시자가 밝히는 돈의 미래
비탈릭 부테린 지분증명
비탈릭 부테린│여의도책방│2만2000원│456쪽│9월 27일 발행

2022년 9월 이더리움은 일명 ‘더 머지(the Merge)’라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블록체인 작동 방식을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바꿨다. 기존에는 고성능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보상으로 코인을 받았다면, 이제는 코인 보유 비율에 따라 보상이 지급된다. 왜 작업증명이 아니라 지분증명일까. 부테린은 지분증명이어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이 책에 담았다.


월마트 창업자 샘 월턴 자서전
월마트, 두려움 없는 도전
샘 월턴, 존 휴이│라이팅하우스│1만9800원│404쪽│10월 15일 발행

월마트가 세계 최대 유통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성공 스토리와 창업자 샘 월턴의 경영 철학이 이 책에 담겼다. 이 책을 닳도록 읽었다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임원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하고, 월턴의 

경영 철학을 기업문화에 반영했다. 국내에서 2008년을 마지막으로 절판됐던 이 책이 14년 만에 돌아온 것은 시대를 초월한 경영의 고전을 찾는 이들이 남아있어서가 아닐까.


2022 노벨 문학상수상자의 데뷔작
빈 옷장(개정판)
아니 에르노│1984BOOKS│1만4500원│240쪽│10월 15일 발행

202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1974년 데뷔작이다. 날것 그대로 쓰는 에르노 자전 문학의 시작점이다. 저자는 스무 살에 자신이 받은 낙태 수술에서 출발해 사춘기 시절의 아픔, 가족에게 느낀 수치심 등 세상과 분리되는 아픔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아니 에르노의 노벨상 수상 후 그의 다른 저서와 함께 개정판으로 재출간됐다.


독일 강점기의 레지스탕스, 그들의 마지막 기록
총살된 프랑스, 남겨진 편지
이용우│역사비평사│1만7000원│260쪽│10월 11일 발행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저항한 프랑스 레지스탕스 23명의 편지 48통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독일군에 총살당하기 직전 자기 부모, 형제, 아내, 자녀, 친구, 지인에게 쓴 마지막 편지들이다. 유명 레지스탕스 지도자뿐 아니라 40대 운전기사, 10대 청소년 등 여러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편지를 통해 다양한 사연과 애절한 이별사를 엿볼 수 있다.

 

사기꾼: 도널드 트럼프의 탄생과 미국의 분열
(Confidence Man: The Making of Donald Trump and the Breaking of America)
매기 하버먼│펭귄프레스│21.47달러│608쪽│10월 4일 발행

‘트럼프 저격수’로 알려진 매기 하버먼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취재한 내용을 전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한국에 관한 보고를 받던 도중 비속어와 함께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발언한 일화와 대통령 기록물을 찢어 변기에 버린 일, 전처였던 이바나 트럼프와 피자 광고를 찍은 배경 등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들이 이 책에 담겼다.

김우영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