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부터 2차 전지까지, 누가 새로운 경제 영토를 차지할 것인가
배터리 전쟁
루카스 베드나르스키│안혜림 옮김 │위즈덤하우스│1만8000원│384쪽 │1월 2일 발행

“세계 각국이 2050년을 목표로 진행 중인 탄소중립(net zero·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량도 늘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나지 않는 상태) 정책은 배터리(이차전지) 산업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다.”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S&P글로벌 배터리 산업 수석 애널리스트의 최근 저서 ‘배터리 전쟁’에 나오는 대목이다. 저자는 전기차 배터리에 충전되는 전기 대부분이 여전히 화석 연료를 태워 만든다는 비판을 받지만, 내연차 대비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이 높은 데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기 때문에 전기차를 타는 게 내연차를 타는 것보다 훨씬 친환경적이고, 결국 배터리 산업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첫 단추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또 배터리 산업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근본 기술이라는 점도 역설한다. 지금까지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는 저장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널리 쓰이지 못했지만, 이차전지 같은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개발되면서 그 한계를 극복했고, 꾸준한 성능 개량으로 재생에너지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유럽의 희망’ 된 한국 배터리 社

저자는 한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유럽의 희망’이 됐다고 분석한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유럽은 배터리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어디까지나 자동차 산업이었고, 배터리는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면 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배터리 산업의 급성장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부품 생산과 설비 건설을 위해 2015년부터 한국 기업을 ‘모셔 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과 삼성SDI다. 당시 두 기업은 각각 폴란드와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했는데, 유럽 내 리튬이온 배터리의 상업 생산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생산 시설이었다. 저자는 “유럽이 한국의 배터리 기업들에 희망을 거는 것은 배터리 생산 시설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관련 납품 회사들이 잇달아 생겨나면서 배터리 산업의 생태계가 확장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벨기에 배터리 기업 유미코어는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납품하고자 폴란드에 공장을 세웠다. 


뒤처진 리튬 배터리 종주국 일본과 특허국 미국

중국과 호주가 리튬을 채굴하고 재가공해 가치 사슬의 상단(upstream)을 맡고 있다면 한국과 일본, 미국 등은 그 리튬으로 각종 부품을 만들고 배터리를 생산해 가치 사슬의 하단(downstream)을 맡고 있다. 일본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처음 상용화한 나라로 관련 기술은 뛰어나지만, 현재는 뒤처진 상태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리튬 채굴과 재가공, 부품 생산과 조립 등 어느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저자는 니켈 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사용하는 도요타나 테슬라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과 스미토모 정도가 눈에 띌 뿐이라고 평했다. 반면 저자는 미국은 가치 사슬에서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0년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가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한 NCM 양극재(리튬과 니켈·코발트·망가니즈를 혼합)가 리튬이온 배터리에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배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낮아도, 특허를 이용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천문학적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IRA는 한국 배터리 업체에 큰 기회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보호무역주의의 산물로, 보통 국내 기업들에 악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배터리의 경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만들었다면 IRA에 제한받지 않는다. 일본도, 유럽도 미국과 FTA를 맺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큰 호재라고 저자는 분석했다. 

저자는 2022년 일어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에 매장된 상당한 규모의 리튬 개발이 멈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NCM 양극재의 생산비가 치솟았는데, 이는 국제 니켈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니켈이 전쟁의 영향으로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분석했다.


현인들의 현자 멍거가 알려주는 투자와 삶의 지혜
찰리 멍거 바이블
김재현·이건│에프앤미디어│2만5000원│448쪽│2022년 12월 20일 발행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은 익숙하지만, 찰리 멍거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투자자라는 버핏도 2014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 서한에서 찰리 멍거를 자신의 스승이며 ‘버크셔의 설계자’라고 공언했듯, 멍거의 실제 위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이 책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 애플 등 찰리 멍거의 투자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그의 투자 원칙을 다뤘다.


유니콘 양조장 발굴기
한국 술 열전
박순욱│헬스레터│2만7000원│368쪽│2022년 12월 22일 발행

일제강점기 이후 80년간 단절된 한국 전통의 양조 기술과 고유의 술맛을 재현하거나 개척한 양조장 22곳의 현장 이야기를 담았다. 30년 경력의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지난 7년간 전국 80여 곳 양조장을 답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을 꿈꾸는 양조장의 핵심 노하우를 소개한다. 양조장마다 성공한 술의 설계도와 마케팅까지 생중계하듯 알려준다.


세계 부와 권력의 지형을 뒤바꾼 석유 160년 역사와 미래
석유의 종말은 없다
로버트 맥널리│김나연 옮김│페이지2북스│2만3000원│444쪽│2022년 12월 30일 발행

화석 에너지는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약 83%를 차지하고 있는데 농업, 산업, 교통수단, 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석유가 사용되고 있다. 석유는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선진국에 문명의 생명선으로 남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60년 석유 역사를 통해 미래의 유가 변동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세세하게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부의 중심엔 언제나 석유가 있었다고 강조한다. 


교양인을 위한 70가지 시사 이슈 찬반 토론
토론의 힘 생각의 격
허원순│한국경제신문│2만원 │400쪽│2022년 12월 5일 발행

매일 다양한 가치가 부딪히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스위스처럼 안락사를 허용해도 될까?” “아마존처럼 온라인으로 약을 팔아도 될까?”, 이 질문들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주요 시사 이슈를 담은 것으로, 쉽게 답을 낼 수 없는 주제들이다. 언론사 논설위원인 저자는 첨예한 시사 이슈에 대해 자기 논리를 세우는 법을 보여준다. 


닛케이가 전망한 기술 트렌드
2023 세계를 바꿀 테크놀로지 100
닛케이BP│시크릿하우스│윤태성 옮김│2만3000원│404쪽│2022년 12월 30일 발행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100개의 기술을 소개하고 비즈니스 리더 1000명이 기술 성숙 레벨 등을 평가해 기술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평가했다. 로봇이나 드론 기술뿐 아니라 원전 사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원자로 기술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저자는 AI와 머신러닝은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지키는 보안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가장 길고 건강한 삶을 사는 비결
영원히 젊게(Young Forever)
마크 하이먼│리틀 브라운 스파크│23.99달러│352쪽│1월 5일 발행

노화는 오랫동안 정상적인 과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오늘날 과학은 노화를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보고 있다. 그 근본 원인을 해결함으로써 우리는 건강 수명을 늘리고 더 오래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장병, 암, 당뇨병 등 질병을 예방하고 역전시킬 수 있다. 저자는 장수 비결을 밝히고, 노화의 생물학적 특징과 그 원인을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식단과 생활 방식 등을 조언한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