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도에서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기준이 신체적인 아름다움과 체취의 좋고 나쁨에 있었다고 한다. 가장 뛰어난 미, 다시 말해 절세미인은 연꽃 냄새가 나고, 그 다음 미인은 꽃에서 나는 꿀 냄새가 난다고 한다. 미인이란 외모뿐만 아니라 몸에서 나는 냄새도 매력적이어야 하는 법. 그런 미인을 얻기 위해 빠질 수 없는 것이 또한 그윽한 남성의 향기다. 산뜻한 봄을 맞아 사업 파트너와 연인에게 나의 이미지와 개성을 드러내는 확실한 방법, 향기를 이용해 보자.
초봄엔 내추럴 시프레 계열이 ‘상큼’ 



 ‘향수를 뿌리지 않고서는 집 밖을 나서면 안 된다’는 불문법이 있는 것처럼 요즘 패션 리더들은 몸에 걸치는 액세서리 한두 가지는 잊을망정 향수만큼은 꼭 챙긴다.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닌데 고집스럽게 뿌려대는 이유가 뭘까? 옛날 추억의 향수 CF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가 난다”는 명카피처럼, “첫사랑의 얼굴은 잊었지만 그 체취는 코끝에 아른거린다”는 고전 소설 속 명구절처럼 사람의 후각은 감각 중 가장 발달하여 약간의 자극에도 반응의 강도가 크고 빠르다. 때문에 보이는 첫인상만큼 풍기는 첫 체취로 호감을 사기도 하고 퇴짜를 맞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수없이 많은 향수 중에서 내게 잘 어울리는 향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회사의 상표만 보고 사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자. 브랜드 네임도 좋지만 나의 패션 스타일과 성격 등을 고려해서 선택해야 타인은 둘째 치더라도 본인도 불쾌감이 덜하지 않겠는가.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의 향수만을 수입하여 선보이고 있는 엘오케이의 김세연 씨는 “처음 향을 맡았을 때 아무런 거부 반응 없이 향이 좋다고 느껴지는 것이 자신에게 잘 맞는 향”이라고 선택법을 일러준다. 너무 간단한 듯싶지만 이 향 저 향 많이 맡다 보면 혼란만 가중되어 판단력이 흐려지므로 그냥 끌리는 향에 손을 내밀면 된다는 것. 누가 뭐라 해도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법이기 때문이다.

 신선하고 화사한 계절인 봄에 어울리는 향은 무엇일까? 김세연 씨는 “초봄에는 내추럴 시프레 계열이나 상큼한 느낌을 주는 플로랄 알데히드 계통의 향수가 좋고, 주변이 초록으로 물들어 화창한 분위기가 감도는 늦봄에는 숲 속의 싱그러운 풀잎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오렌지나 라임 등 감귤 계열의 향수로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골프장처럼 확 트인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골퍼와 아웃도어 스타일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인공적인 향이 적은 은은하면서도 상쾌한 향이 무난하다”고 덧붙인다. 숲 속의 이끼 냄새 같은 우디 계열의 향수나 상쾌한 플로랄 계열의 향수가 그것. 너무 달콤한 향은 땀 냄새와 섞이면 불쾌하게 느껴지므로 가급적 피하고, 바람이나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 가벼운 향은 금방 날아갈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에티켓 한 가지! 아무리 좋은 향도 때에 따라서는 악취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지나친 사용은 금물. 같은 향을 계속 사용하다 보면 자신의 코에는 익숙해져 무뎌지기 마련이다. 향이 퍼지는 야외라고 해서 너무 짙게 뿌리고 가는 것은 말 그대로 난센스, 즉 꼴불견이 되고 만다. 적당량을 뿌려 향이 모두 날아갈 즈음에 다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짙은 향수를 직접 뿌리지 말고, 병 타입은 용기 뚜껑에 약간 적셔 맥박이 뛰는 곳에 발라주고, 스프레이 타입은 일단 공중에 뿌려 비를 맞듯 흩어지는 향수에 몸을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Plus TIP   How To Choice



 거래처를 방문하거나 중요한 회의나 인터뷰 등 신뢰감을 주어야 할 장소에서는 시트러스 계열의 오드코롱, 오드뚜왈렛이나 센트 스트레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배우자의 부모님과 같이 손윗사람을 만나 단정한 인상을 주고 싶을 때에는 플로랄 계열이나 과일향 계열을 사용하면 된다. 대신 반드시 30분 전에 뿌린다. 만나기 직전에 뿌리면 경박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그리고 여자 친구에게 남성답고 섹시하게 보이고 싶을 때에는 오리엔탈 계열이나 프레시 프로랄 계열이 적당하다. 또한 야외에서 레저를 즐길 때에는 스포티한 이미지의 시트러스나 우디 계열 향수를 사용하면 젊고 싱그러운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