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안에서 나란히 앉은 두 미국인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실례지만, 무슨 일을 하십니까?”

 “장의사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그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까?”

 “우리 아버지 때문입니다.”

 “아버님이 장의사였습니까?”

 “아닙니다. 돌팔이 의사였습니다.” 



 미국인들이 즐기는 조크의 하나다. 장의사 얘기가 났으니 말인데, 미국인들은 어찌나 조크를 좋아하는지 장례식에 가서 조사(弔辭)를 할 때도 조크를 한다. 지난해에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 장례식 때도 부시 대통령 부자(父子)가 고인과 관련된 조크를 해서 세계 각국에서 온 저명 조문객들의 폭소를 자아낸 것은 유명하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먼저 이런 조크를 했다. 남아프리카 민권운동가 데스몬드 투투 주교가 백악관을 예방하고 떠난 후 자기(당시 부통령)가 레이건 대통령에게 “How did your meeting with Bishop Tutu go?”(투투 주교와의 면담은 어떠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레이건 대통령은 “So-so!”(그저 그래!)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Tutu와 So-so의 발음 때문에 장례식장에서 폭소가 터진 것은 물론이다.

 이어서 등단한 아들 부시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의 2류 배우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레이건이 영화배우협회장을 하고 있을 때인데, 하루는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찍고 있던 동료 배우가 “론(로날드의 애칭), 자네 대통령 같은 것 한번 해볼 생각 없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레이건은 “왜 또 그래? 자네도 내 연기(演技)가 시원찮다고 생각하나?”라고 대꾸했다는 것이다. 장례식장에서는 또 한 번 웃음보가 터졌다.



 1994년 인기 가수 출신 하원의원 서니 보노(Sonny Bono)의 장례식에 참석한 뉴트 깅그리치(Newt Gingrich) 당시 하원의장은 조사(弔辭)를 하는 도중 “보노 의원이 처음 국회의사당에 나타나던 날 그는 ‘때 묻은 기성 정치인들은 물러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 사무실에 들어올 때마다 나는 그가 내 자리를 노리는 것 같아 위협을 느껴야 했죠”라고 말해서 엄숙한 장례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뒤이어 등단한 보노 의원의 전부인 셰어(Cher; 가수)는 한참 울먹이며 조사를 하다가 “내가 서니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시저와 나폴레옹의 머리를 반반씩 흉내 낸 괴상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는 자기가 나폴레옹의 후손이며 자기 성(姓) Bono도 나폴레옹의 성 Bonaparte를 줄여 만든 것이라고 허풍을 떨더라고요”라고 말해서 조문객들은 또 한 번 웃었다.



 장례식에서 조크를 하다니, 동방예의지국의 상식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미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장례식과 관련된 조크 하나만 더 소개하겠다.

 한밤중에 차를 몰고 애리조나 대평원을 횡단하던 사람이 너무 졸음이 와서 더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자 간신히 발견한 어느 모텔에 들어가 차를 세웠다. 카운터에서 그는 방이 있느냐고 물었다.



“방이 딱 하나 남아 있긴 한데 주무시기가 좀 어려울 겁니다.”

“왜요?”

“빈대가 어찌나 많은지 아무도 그 방에서 자려고 하지 않습니다. 손님께서 그 방이라도 쓰시겠다면 숙박비를 70% 할인해 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그 방을 주세요.”

 이튿날 아침 여행자가 체크아웃을 하러 카운터에 나타났을 때 모텔 종업원은 손님의 표정이 밝은데 놀라면서,

“간밤에 잠을 잘 주무시지 못한 줄 알고 걱정을 했는데…”

“잘 잤습니다!”

“정말이요? 빈대가 물지 않던가요?”

“처음에 한 놈이 물기에 잡아서 죽였더니 다른 놈들이 모두 그 놈의 시체를 끌고 구석으로 가더니 밤새도록 장례식 준비하느라고 모여 앉아서 포커를 치고 야단법석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