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메라 시장에 독특한 바람이 불고 있다. 최신식 디지털카메라를 제쳐두고 아날로그 감성을 좇아 즉석카메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후지필름의 즉석카메라 ‘인스탁스’의 판매량은 지난해 200만대를 돌파했다. 즉석카메라의 어떤 매력이 소비자들을 다시 유혹하고 있는 것일까.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즉석카메라들을 속속들이 살펴봤다.

필름을 사진관에 맡기고 두근두근 기대하는 마음으로 사진이 나오길 기다렸던 기억이 있는가. 과거 흔했던 풍경이지만 디지털카메라가 점점 더 발전하는 요즘에는 좀처럼 보기가 어렵다. 그런데 최근 카메라 시장에 독특한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바로 뽑아볼 수 있는 즉석카메라로 사람들의 눈길이 다시 향하고 있는 것.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의 인기로 필름카메라나 즉석카메라의 인기는 시들해졌었지만, 유행은 돌고 돌아 즉석카메라의 재부흥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즉석카메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후지필름과 폴라로이드의 판매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후지필름의 즉석카메라인 인스탁스는 지난해 국내 누적판매량 200만대를 돌파, 약 5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2006년 출시 이후 매년 50%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즉석카메라의 대명사 폴라로이드는 2008년 즉석카메라 사업을 중단했다가 2010년 다시 시작해 사업 분야를 필름 디지털 즉석카메라로까지 확장한 후 부활을 꿈꾸고 있다. 폴라로이드는 지난해 7월 즉석카메라 Z340을 3000대 수입했고 현재까지 2800대 정도가 판매됐다. 즉석카메라 Z2300은 Z340 이후의 모델로 지난 9월23일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즉석카메라의 인기가 Z340에 이어 Z2300으로도 이어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이 1995년 처음 인스탁스를 발매한 당시 즉석카메라 시장에는 폴라로이드와 한국후지필름 2개의 대표 브랜드가 있었다. 폴라로이드는 즉석카메라 시장에서 2008년 철수한 반면, 한국후지필름은 계속해서 즉석카메라 사업을 이어왔다. 디지털 사회에서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욕구와 수요는 반드시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한국후지필름은 과거 가족들 대상이었던 마케팅 타깃을 여성으로 바꾸고 여성들의 감성에 맞는 제품을 개발했다.

또 여성들이 자주 찾는 서점, 팬시점 등으로 유통망을 확장했다. 이후 헬로키티, 미키마우스 등 캐릭터와 레이지오프, 캐스키드슨 등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여성의 감성에 맞는 제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폴라로이드의 Z340은 필름 디지털 즉석카메라의 첫 모델이다. ‘즉석카메라는 찍으면 바로 사진이 나온다’는 공식을 깨고 사진을 골라서 뽑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폴라로이드의 주 고객층은 30대다. 서울 남대문시장에 위치한 폴라로이드 공식 매장뿐 아니라 쿠팡, 쇼핑몰에서도 주 고객층은 30대로 아이를 키우는 아빠나 엄마가 아이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구입한다고 한다. 놀이공원 측이나 관공서, 기술센터 등에서 행사 사진 촬영을 위해 구매하기도 한다. 김형석 폴라로이드 차장은 “즉석카메라의 판매량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디지털 디바이스는 저장만 가능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고 뽑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간직할 수 있게 하는 즉석카메라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지필름 인스탁스 미니25 캐스키드슨

지난 3월 출시된 ‘인스탁스 미니25 캐스키드슨’은 한국후지필름이 직접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해 탄생된 제품으로 한국에서만 판매 중이다. ‘인스탁스 미니25 캐스키드슨’은 인스탁스의 스테디셀러 제품인 ‘인스탁스 미니25’에 영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캐스키드슨 특유의 꽃무늬를 접목시킨 콜라보레이션 제품이다. 카메라 2종(핫핑크·민트)과 미니필름 3종(핫핑크·민트·옐로)을 선보였다. 카메라 렌즈 옆에 셀프미러(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거울)를 탑재해 셀프 카메라 촬영이 쉽도록 했다. 2개의 셔터 버튼은 각각 가로 촬영과 세로 촬영에 적합하도록 위치하고 있다. 저휘도 자동발광 오토 플래시 기능이 있어 배경을 자연스럽게 살려준다. 피사체가 어두울 경우 L(Light) 버튼을, 밝을 경우 D(Dark) 버튼을 누른다. 접사렌즈가 제공돼 가까운 거리에서도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가격은 21만원, 필름은 두 팩(20장) 기준 2만4900원.



후지필름 인스탁스 미니8

지난해 11월 출시된 ‘인스탁스 미니8’은 출시 4개월 만에 기존 인기 제품인 ‘인스탁스 미니25’의 판매량을 따라 잡을 정도로 사랑받으면서 인스탁스 제품의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인스탁스 미니 8’은 제품 기획 단계부터 ‘소녀들을 위한 카메라’라는 콘셉트로 탄생했다. 10대에서 20대 초반 여성들의 감성에 걸맞게 핑크·블루·옐로·화이트·블랙 등 총 5종의 파스텔 톤 색상으로 출시됐다. 한층 더 화사하게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하이-키(high-key)’ 모드는 인스탁스 미니8의 인기비결이다. 여성이 휴대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전원을 켜면 주변 빛을 자동으로 감지해 적정모드에 빨간 불빛이 들어와서 불이 들어온 곳에 다이얼을 맞추고 찍으면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가격은 12만8000원.



후지필름 인스탁스 와이드210

‘인스탁스 와이드210’은 더욱 커진 필름 크기가 특징인 제품이다. 인스탁스 미니8(307g)의 2배 이상의 무게지만 62×46㎜ 사이즈의 필름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작은 사이즈의 필름에 여러 명을 담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지만 인스탁스 와이드210과 함께라면 문제없다. 108×85㎜ 사이즈의 확 커진 필름(두 팩 20장 기준, 3만8500원)에 여유롭게 피사체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 인스탁스 미니25처럼 자동 노출 조절 기능을 갖췄다. 인스탁스 미니군의 제품들이 커플 사진이나 독사진에 적합한 카메라라면 인스탁스 와이드210은 가족이나 친구모임에서 그 성능을 발휘한다. 가격은 14만1000원.



폴라로이드 디지털 즉석카메라 Z340

폴라로이드의 Z340은 1400만화소로 일반 디지털 카메라 못지 않다. 전작인 ‘포고2(POGO 2)’의 500만화소에 비해서도 크게 향상된 수치다. 경쟁사인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디지털카메라와 즉석카메라의 장점을 결합했다는 것이다. 일반 디지털카메라처럼 사진을 찍고 여러 사진들 중에서 맘에 드는 사진을 골라 메뉴에서 출력을 선택하면 해당 사진을 뽑아볼 수 있다.

다양한 프레임을 적용해 콘셉트 있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사진에 음성 메모를 담을 수 있으며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인화지는 잉크나 카트리지 없이 열반응으로 사진이 인화되는 징크(ZINK)사의 인화지를 사용한다. 인화지 자체에 3단계로 색감이 들어가 있다. 출력 시 카메라 내 롤러가 구동하며 발열이 돼 색상이 인화지에 퍼지면서 인화된다. 잉크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건조 과정이 생략되며 잘 구겨지거나 찢어지지 않는다. 출력속도는 40초 정도다. 가격은 36만8000원, 필름은 30매 2만4000원.



폴라로이드 디지털 즉석카메라 Z2300

지난 9월23일 국내 첫 론칭된 폴라로이드의 Z2300 모델은 1000만화소로 전작 Z340 모델(필름 3×4인치, 65×155×12.5㎜)에 비해 카메라 크기(118×76×34.6㎜)와 필름 사이즈(필름 2×3인치)가 작아졌다. 즉석카메라만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지니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은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즉석에서 촬영하고 다양한 기능을 이용해 사진을 편집한 뒤 1분 내에 사진을 출력할 수 있도록 했다. Z340 모델과 비교해 촬영이나 편집 시 거쳐야 하는 단계 수가 줄어들었다. Z340은 폴라로이드 테두리 로고를 설정하면 사진이 어떻게 출력되는지 알 수 없었지만, Z2300은 테두리 설정 후 촬영 모드로 가면 빨간색 테두리의 가이드라인이 LCD상에 나타나 손쉽게 예상 출력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색상 강조 모드(빨간색·녹색·파란색), 커플샷 기능 등이 있어 재미있는 사진 연출이 가능하다. 사진이 최대 36분할되며 인화지 자체가 스티커로 제작돼 있기 때문에 집에서 아이들의 칭찬 스티커 대용으로 활용해도 좋다. 직장인이라면 소지품에 이름을 표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Z340과 마찬가지로 징크사의 인화지를 사용한다. 얼룩 방지 기능이 있으며 방수코팅 처리됐다. 현재 Z2300 모델은 온라인에서만 판매 중이다. 가격은 29만8000원, 필름은 50매 3만6000원.

백예리 기자

109호 2013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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