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이 지배하는 새로운 부의 질서

세계 에너지 패권 전쟁 

양수영│다산북스│2만2000원│332쪽│2월 5일 발행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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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역사상 최대의 격변을 맞고 있다. 석유 등 탄소를 배출하는 인간 활동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는 탄소 감축을 화두로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탄소 중립(net zero·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량도 늘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나지 않는 상태)이 전 세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자원을 무기로 한 보호무역주의, 에너지 수요 증가 등이 이어지면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에너지 안보 이슈’에 전 세계의 관심이 몰리기 시작했다. 에너지 안보는 한 나라의 경제 안정부터 국가 안보, 세계 질서까지 좌우하는 에너지 헤게모니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지낸 저자는 ‘세계 에너지 패권 전쟁’을 통해 인류 역사에서 당대를 지배하는 최고의 자원을 중심으로 극렬한 부의 쟁탈전을 소개한다. 동시에 데이터와 객관적 정세 분석을 통해 한국 경제의 운명을 개척할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에너지 패권을 석유와 천연가스, 탄소 전쟁으로 나눠 소개된다. 먼저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으로 전 세계가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땅속에 매장된 석유는 계속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한정돼 있다. 2010년 이후 미국의 셰일 혁명에도 불구하고 석유 확인매장량 증가 추세는 완화됐다.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다. 이에 따라 에너지 수입국은 중동 산유국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있는 석유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고, 석유 대신 난방· 취사·동력·발전용 연료로 천연가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석유 전쟁이 천연가스 전쟁으로 옮겨간 이유다. 이에 더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시작했고, 태양광·풍력발전, 바이오연료 등 재생에너지에 관한 연구와 개발 역시 활발히 진행됐다. 다만 저자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은 전기만을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이므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중 일부에 불과하다”라고 단언한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으로 생산하는 전기는 전력 계통이 연결되지 않은 다른 나라로 송출할 수 없는 만큼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으로 전력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 강국이라 해도 중동 산유국과 같은 에너지 패권을 누릴 수는 없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확대는 중요하지만,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패권 전쟁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저자는 수소 에너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수소는 2050년이 되어도 에너지 소비 중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소 시대가 열리거나 수소가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미래 에너지의 한 축을 담당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소 에너지를 생산하는 국가라고 할지라도 에너지 패권 판도를 좌우하는 역할을 할 수는 없다고 한다. 에너지 확보는 한 국가의 정치· 경제·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됐다. 에너지 패권 전쟁을 ‘생존’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정쟁이나 거짓 정보 없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게 가장 중요한 이유다. “한국은 에너지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 탄소 감축, 에너지 절약,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되새겨볼 때다.

‘주자학’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야만과 퇴행의 역사

이한우의 조선 당쟁사

이한우│21세기북스│ 4만5000원│516쪽│4월 2일 발행

조선이 쇠락한 배경에 당쟁이 있었다는 건 많은 역사학자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당쟁이 왜 시작됐고, 어떻게 사회를 혼란과 퇴행으로 몰아넣었는지에 대한 논의는 찾기 힘들다. 이 책은 조선 당쟁을 ‘왕권을 가볍게 여긴 주희 신봉자들의 권력 투쟁’이라 규정한다. 분열하고 분쟁을 일으켜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조선 당쟁사를 보는데, 현재 정치 상황이 비춰 보이는 건 과연 착각일까.

선노미의 귀환, 7년 후

삼개주막 기담회 5

오윤희│고즈넉이엔티│ 1만6800원│400쪽│ 4월 10일 발행

삼개주막 기담회는 국내 유일 창작 기담 시리즈다. 이번에 나온 ‘삼개주막 기담회 5’ 는 1년간 방황을 마치고 삼개주막으로 돌아온 소년 선노미가 청년이 된 7년 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삼개주막은 기담 수집꾼이 된 선노미 덕분에 기이하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로 붐빈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도 이전 시리즈와 같이 강렬한 반전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자신만이 우월하다고 믿는 인간을 향한 동물의 반론

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김지현 옮김│북다│2만1000원│ 380쪽│3월 19일 발행

심리학자이자 인문과학 저널리스트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이 새롭게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라고 말이다. 그런데 왜 꼭 동물일까. 인간은 스스로 동물의 일부임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면에서 그들과 우리를 구분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와 동물의 특성이 다른 이유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물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인간을 이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삶을 앞당기는돈 자동 사냥 시스템

단 3개의 미국 ETF로 은퇴하라

김지훈│리더스북│ 1만9800원│324쪽│3월 24일 발행

5년 만에 초기 자산을 다섯 배로 불린 슈퍼 개미 ‘포메뽀꼬’는 바쁜 직장인을 위한 투자법으로 세 개의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법’을 소개한다. S&P500 ETF로 미국 경제성장에 따른 자산 증가를 추구하고, 기술주 중심의 QQQ로 추가적인 고성장을 노린다. 마지막으로 SCHD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확보한다. 그가 전하는 미국 ETF로 은퇴할 수 있는 전략이다.

중앙은행에 대한 불편한 진실

우리는 왜 매번 경제위기를 겪어야 하는가?

론 폴│서병한, 전계운 옮김│ 바른북스│2만3000원 | 284쪽│ 4월 3일 발행

경제 위기는 왜 자꾸 반복되는 것일까. 저자는 경제 위기가 반복되는 원인으로 정부의 방만한 지출과 중앙은행의 신용화폐(fiat money) 발행을 꼽는다. 개인이 소득 이상으로 빚을 내 지출하면 파산하는 것과 같이 정부도 부채를 늘리면 파산해야 하지만, 중앙은행이 신용화폐로 과도한 부채를 용인하면서 경제 위기가 반복되는 것이다. 이제는 중앙은행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때다.

우리가 하는 일,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전하는 말

잘 일하고 있는가 (Is This Working?)

찰리 콜│피카도르│ 20유로│400쪽 | 3월 6일 발행

‘무슨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오늘날 20·30대가 공통으로 겪는 고민이다. 이 책은 영국 전역에서 100명을 인터뷰한 결과, 직업 선택에서 운명이나 우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정의하면서 우연히 시작한 일이지만, 많은 이가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한다고 말한다. 일의 본질과 가치를 알려주는 책이다. 

윤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