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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간호·조리’ 3개 분야 특성화에 총력 쏟아 취임 1년 만에 전국 4년제 대학 중 ‘취업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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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리더십 탐구 박종구 초당대 총장
‘항공·간호·조리’ 3개 분야 특성화에 총력 쏟아 취임 1년 만에 전국 4년제 대학 중 ‘취업률 1위’
기사입력 2017.08.07 11:05


박종구 초당대 총장은 “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과 요구는 ‘취업’” 이라면서 “‘취업에 강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 매일 아침 학과별 취업률 현황을 보고받는다”고 밝혔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이신영>

‘91.9%.’

서울(광화문 기준)에서 326.26㎞ 떨어진 전라남도 끝자락 무안군에 위치한 초당대학교(재학생 총정원 3300여명)가 2015년 거둔 취업률이다. 그해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전체 1위 성적이다. 2014년 76%였던 취업률이 1년 만에 15%포인트 넘게 껑충 뛴 것이다. 이런 변화를 이끈 주인공은 박종구 총장이다. 취임 1년 만에 혁신을 낳은 비결은 뭘까.


학생 수 절반으로 줄이고, 학장제 폐지

7월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박 총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과 이를 이루기 위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든 게 핵심 요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 대학이 살기 위해서는 ‘취업에 강한 대학’을 만들어 다른 대학들과 차별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 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상식을 깨는 개혁’을 밀어붙였다. 먼저 6개 학부 24개 학과였던 학교 체제를 4개 학부 19개 학과로 축소했다. 최근 2년간 총 8개 학과가 통폐합됐다. 이로 인해 25명의 교수가 학교를 떠나야 했다.

한 학년당 1800여명이던 학생들은 학과 구조조정 등을 거쳐 850여명으로 줄었다. 그 대신 ‘항공·간호·조리’ 등 3개 분야를 ‘대표 학과’로 선정해 역량을 집중했다.

특히 ‘항공 특성화 학교’를 이루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도전을 했다. 초당대는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중 최초로 드론(drone·무인 비행기)학과를 신설했다. 드론 산업이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잠재 수요도 많지만, 드론 조종과 정비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이 없다는 데서 착안한 구상이다.

더 나아가 박 총장은 국내 모든 4년제 대학에 당연히 있는 ‘학장제’와 ‘학부장제’까지 없앴다. 학장과 학부장 제도가 옥상옥(屋上屋)처럼 불필요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대신 박 총장은 직접 학과 업무를 챙긴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학과장 전원 회의를 주재하며 중요한 현안을 파악하고 지시한다.

박 총장은 초당대 총장을 맡기 전에 이미 ‘성공 스토리’를 이룬 이 시대의 리더 중 한 명이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 정부개혁실 공공관리단장을 맡아 포스코, KT,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KT&G 등을 성공적으로 민영화시켰다. 2011년에는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을 맡아 임기 초 54% 남짓했던 학교 인지도를 3년 만에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박종구 총장은 매일 뉴욕타임스 기사를 수십 건 인쇄해 2시간 이상 정독한다.
생각나는 사자성어도 틈틈이 여기에 메모한다. <사진 : 김종일 기자>

학내 구조조정을 통해 겨냥한 목표는 무엇이었나.
“한마디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입학생이나 재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과 요구는 취업이었다. 그렇다면 학생과 학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였다. 실용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특성화 전략이 필요했고, 그에 맞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요구됐다.”

박 총장은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을 ‘1단계’라고 했다. 8개 학과를 통폐합하면서 총 7000여명이던 재학생 숫자를 절반 이하인 3300명으로 줄이고 25명의 교수를 정리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하루하루가 다른 게 요즘 세상”이라며 “구조조정도 일회적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안 그러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했다.

2015년 전국 취업률 1위를 달성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혼자 한 일이 아니다. 전체 구성원들의 협업의 결과다. 학교 역량을 취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진로 탐색을 위한 ‘진로 설계’ ‘커리어 디자인Ⅰ·Ⅱ’ 등의 수업이 필수과목이다. 또 교수와 학생 간 일대일 멘토·멘티 맞춤형 취업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잡(job) 카페’를 운영해 취업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1학년 때부터 비전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학교 구성원 전체가 애쓰고 있다.”

총장이 가장 노력하는 점은 무엇인가.
“구성원 모두를 ‘독려’하는 일이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학과별 취업률 현황부터 보고받는다. 출장 때도 이 보고만은 거르지 않는다. 취업대책회의도 매월 두 차례 반드시 주재한다. 당연히 모든 구성원들이 여기에 신경을 쏟게 된다.”

취업만 강조하면 대학 본연의 교육에 소홀해질 듯한데.
“실제로 요즘 기업인들을 만나면 ‘학생들의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듣곤 한다. 다시 말해 인문학적 소양이 미흡하다는 증거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총장 취임 직후 ‘총장 추천 도서’ 200권을 직접 골라 학교 도서관에 비치하고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1학년 때부터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진행하는 ‘초당 인성교육’을 필수적으로 듣게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드론학과를 만들었다.
“드론 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잠재 수요도 많다고 판단했다. 민간·군사 목적 활용도 늘고 취미로 즐기는 인구도 증가세다. 그런데 드론 조종과 정비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이 지금까지 없었다. 우리는 드론 장비 제조·설계보다는 우수한 운영 인력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두려 한다.”

드론학과를 어떻게 육성할 방침인가.
“신설 학과를 제대로 키우려면 투자와 전략이 핵심이다. 먼저 항공학부 강의동 4층 전체를 2억원을 들여 ‘드론 월드(drone world)’로 바꿨다. 3개의 실습실과 정비실, 드론 조종을 위한 시뮬레이터 장비, 소형 취미형 드론부터 고가의 대형 드론까지 다양한 실습용 드론도 마련했다. 미국 퍼듀대 박사 출신 등 드론 산업에 특화된 전문가들을 계속 영입할 계획이다.”

박 총장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이 빛을 발하고 있는 걸까. 정부는 지난 7월 18일, 2026년까지 산업용 드론 6만대를 상용화해 현재 704억원인 드론시장 규모를 4조1000억원대로 키우겠다는 ‘드론산업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드론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만 1조원을 투입한다. 초당대가 위치한 무안과 멀지 않은 전남 고흥에는 드론의 성능·인증 시험 등을 하는 국가종합비행시험장이 구축된다. 공공기관들은 향후 5년간 3000억원을 들여 3000여대의 드론을 도입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드론 운영 인력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학부가 초당대에서 가장 특화된 분야 같은데.
“그렇다. 국내 10여개 대학에 항공 관련 학과가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항공 전문 인력 배출을 위한 확실한 ‘비교 우위’가 있다. 다른 대학 중에는 자체 시설이 없어 비행 훈련을 외부에 위탁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인접한 무안국제공항 내에 자체 교육원을 확보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지정 비행교육기관 네 곳 중 하나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총 11대의 훈련용 항공기로 교육을 받는다. 앞으로 10대 이상을 더 구입할 예정이다.”

초당대는 2021년까지 전라남도·영광군과 함께 450억원을 공동 투자해 항공대학 캠퍼스를 건립할 계획이다. 50만㎡(약 15만평) 부지에 1.3㎞ 길이의 활주로, 관제탑, 격납고, 강의실, 기숙사 등의 시설을 갖춘다. 박 총장은 “항공대학 캠퍼스가 완성되면 초당대는 명실상부한 항공 인력 육성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투자한 만큼 결실도 맺고 있나.
“지난해 3월 처음 배출한 졸업생 대부분이 취업문을 통과했다. 20대 후반 나이에 아시아나항공 부기장이 된 졸업생도 있다. 연봉은 8000만~9000만원 수준이다. 중국은 연봉의 몇 배를 더 주고서라도 우리 항공 인력들을 유치하려 한다. 항공 관련 운항, 정비, 서비스 인력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우리 학생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총장이 생각하는 초당대의 비전은 무엇인가.
“‘3C’를 좌표로 삼고 있다. 학생 중심(Customer First), 핵심 경쟁력 제고(Core Competence), 인성(Character)이다. 총장 취임 이후 지난 2년 반 동안 진행한 구조개혁과 특성화 대학 추구 전략은 모두 ‘취업에 강한 대학’으로의 변신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인재를 양성해 배출하는 게 비전이자 목표다.”

학자(교수), 공직자(관료), 경영자(이사장) 등 다양한 경력이 총장직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나.
“지방 대학이 어렵다는 얘기는 늘 들었지만, 실제 와보니 정말 어려움을 실감한다. 지방대 총장은 그야말로 팔방미인이어야 한다. 유능한 관리자, 좋은 교육자, 성과를 내는 비즈니스맨 역할을 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수의 경험은 학생들과 소통 면에서, 대학 총장과 이사장직의 경험은 의사결정을 할 때 큰 도움이 된다. 공직을 거치면서 갖게 된 다양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는 수치로 따질 수 없는 자산이다.”

‘취업에 강한 대학’은 네트워크와 같은 박 총장 개인이 쌓아놓은 자산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박 총장의 아침은 학과별 취업률 현황 보고로 시작한다. 한 주의 첫 일정도 취업대책회의다. 수시로 학과별 간담회를 열어 취업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부족한 부분에 예산과 인력 등 학교 차원의 총체적 맞춤형 지원을 투입한다. 그렇게 달성한 결과가 ‘전국 취업률 1위’라는 성적표인 것이다.

대학 총장으로 매우 바쁜데 언론 기고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시간 관리 노하우나 나름의 독서법이 있나.
“일단 업무 시간 외에는 책이나 자료 등을 읽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TV는 뉴스처럼 꼭 필요한 것만 골라 시청한다. 책은 최근 이슈와 과거 상황을 다룬 것을 병행해서 읽는다. 현재 로스 테일이 쓴 ‘장칭(江靑)’과 미국 전 하원의장 뉴트 깅리치의 ‘Understanding Trump(트럼프 이해하기)’를 읽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를 수년째 정독하는 신문 애호가라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매일 2~3시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를 읽는다. 기사를 출력해서 보는데, 매일  A4 크기로 평균 90~100쪽을 본다. 외신을 매일 꼼꼼히 보는 이유는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인지하는 데 가장 유용한 수단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형 국가다. 글로벌 감각을 갖는 것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 생각한다.”


▒ 박종구
1958년생, 성균관대 사학과, 미국 시러큐스대 경제학 박사(1987년), 아주대 교수(1987~2003년),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1998~2002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2008~09년), 아주대 총장 직무대행(2010~11년), 한국폴리텍대 이사장(2011~14년), 초당대 총장(2015년~현재)


plus point

매년 250명 넘게 해외연수 보내


초당대 항공서비스학과 학생들은 올해 초 프랑스와 영국을 방문했다. <사진 : 초당대>

“적잖은 예산이 매년 투입되니까 고통스럽지만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폭발적입니다.”

박종구 총장은 “매년 250여명의 학생들이 겨울방학을 이용해 ‘글로벌 챌린지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해외연수를 떠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학교가 총비용의 80% 이상을 지원하는 학내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지역 대학 중 해외에 가장 많은 학생을 내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에는 15명의 개인과 20개팀 등 총 268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으로 해외를 다녀왔다. 탐방 국가는 학생이 원하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가능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구권은 물론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다양하다.

박 총장은 “2016년에만 이 프로그램에 10억원 넘는 예산을 투입했는데, 두 가지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넓은 의미의 장학금인 동시에 청년기에 쌓은 소중한 견문과 경험이라는 설명이다. 박 총장은 “20세 겨울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겪은 어떤 경험은 한 사람의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은 고3 입시생들에게 입소문이 많이 나 있다. 박 총장은 “글로벌 챌린지 프로젝트가 고3 입시생들에게 초당대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로 회자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여름방학에도 해외 탐방을 지원해 더 많은 학생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기르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plus point

무안국제공항 이용한 ‘항공 특성화 전략’


초당대 항공학과 학생들이 자체 비행교육원에서 훈련용 항공기로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 초당대>

초당대는 김기운(96) 초당약품 창업주가 1994년 고향인 전남 무안에 초당산업대라는 이름으로 세웠다. 처음에는 7개 학과 700명의 학생을 뽑았다. 1998년 5월 초당대로 개명했으며 2012년 일반 대학으로 승격했다.

2009년 약대 설립을 추진했던 초당대는 이듬해 전남 지역 약대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초당대는 2012년 항공 관련 3개 학과 신설로 재도약의 계기를 잡았다. 당시 결정은 인근에 무안국제공항이 있다는 점을 활용한 승부수였다.

지난해 3월 처음 배출한 항공 관련 학과 졸업생들은 대부분 취업에 성공했다. 항공서비스학과 졸업생 중 3명이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승무원으로 입사했다. 이스타항공 승무원으로 뽑힌 졸업생도 있다. 3명은 인천공항, 2명은 광주공항 지상직 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올해에도 이미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 승무원 공채에 합격한 졸업예정자가 있다.

조리·간호학과 특성화 전략도 순조롭다. 최현찬 초당대 전략홍보실장은 “조리과학부는 이미 여러 대학의 조리 관련 학과 교수를 배출해낼 만큼 초당대의 대표 학과로 자리잡았다”며 “모든 조리 산업에 진출 가능한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학과는 초당대 내에서 가장 많은 학생(145명)을 선발할 만큼 취업이 잘 된다. 최 실장은 “간호학과의 취업률은 매년 90%가 넘는다”고 밝혔다.

대담: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
정리: 김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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