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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6년 만에 10배 성장… 작년 매출 1488억원 “우리 농산물로 만든 코리안 위스키 개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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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기업인 연쇄인터뷰 4]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
인수 6년 만에 10배 성장… 작년 매출 1488억원 “우리 농산물로 만든 코리안 위스키 개발하겠다”
기사입력 2017.10.16 10:59


국내 2위 위스키 회사 골든블루의 박용수 회장은 “우리 농산물로 만든 전통술 판매에도 적극 나서 농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 골든블루>

2009년 출시된 36.5도 위스키 골든블루는 위스키 시장 점유율(2017년 8월 기준)이 23.4%다. 1위인 디아지오의 윈저(30.5%)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기존 위스키 브랜드의 알코올 함유량이 40도인 데 반해 골든블루는  36.5도로 도수를 낮춰 국내에 ‘저도 위스키’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시 8년이 지난 지금 국내 위스키 시장에는 골든블루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저도 위스키 브랜드들이 나와 갈수록 쪼그라드는 위스키 시장에서 힘겨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위스키 시장 2위 차지

이런 와중에도 골든블루는 저도 위스키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도 1위를 위협하는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려 6년 전인 2011년으로 돌아가면 골든블루의 사정은 지금과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달랐다. 당시 골든블루 위스키를 제조, 판매해온 수석밀레니엄(2011년 골든블루로 사명 변경)은 대주주 사정으로 매물시장에 나왔다. 2009년에 골든블루가 처음 나왔으니 제품을 출시한 지 3년도 안 돼 새 주인을 찾아야 할 형편이었다. 당시 골든블루의 시장 점유율은 2%가 채 되지 않았다. 지금(23%)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판매실적이었다.

이런 형편이다 보니, M&A 시장에서도 골든블루는 매력적인 매물 대접을 받지 못했다. 당시 수석밀레니엄 측은 20여군데의 주류회사에 매각 의사를 타진했으나 죄다 퇴짜를 맞았다. “국내 위스키 시장을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롯데주류 같은 골리앗들이 장악하고 있어 신생 브랜드(골든블루)를 인수해봤자 실익이 없다”는 판단들을 했기 때문이다.

2011년 3월부터 6개월 동안 지지부진하던 매각 작업은 의외의 인수자를 만남으로써 극적으로 타결됐다. 당시 골든블루를 판매해온 수석밀레니엄은 본사가 부산이었다. 상황버섯을 함유한 약주 천년약속(수석밀레니엄 제품)의 생산라인이 부산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부산 향토기업’임을 내세워 수석밀레니엄 측은 부산상의 부회장을 맡고 있던 박용수(70) 회장에게 매각 제안을 했고, 박 회장이 전격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2011년 10월, 매각작업을 벌인 지 딱 6개월이 지난 때였다. 골든블루의 새 오너가 된 박 회장은 인수 당시 자금 여력이 충분했다. 독일 기업과 합작해 20년간 경영해온 자동차 부품회사인 대경T&G를 2008년 12월 독일 파트너 회사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골든블루를 인수한 것은 향토기업을 살린다는 취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기술(위스키 품질)이 좋았고, 회사 인력들도 훌륭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의 골든블루 인수 결정이 옳았음은 6년이 지난 지금의 회사 실적이 잘 말해준다. 인수 당시 40여명이던 종업원 수는 현재 200명으로 5배 늘었고, 회사 매출은 인수 당시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뛰었다. 2011년 146억원이던 연간 매출액이 작년에는 1488억원으로 불어났다.

박 회장은 이제 또 다른 ‘욕심’을 부리고 있다. 국산 농산물을 원료로, 국산 양조 기술과 설비로 만든 ‘코리안 위스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골든블루를 비롯해 국내 판매 중인 위스키는 모두 원액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박 회장은 “적어도 수백억원의 추가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인 데다, 내 당대에 결실을 거두지 못할 수도 있지만, 농산물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가도 돕고,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술을 세상에 꼭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11년 수석밀레니엄(지금의 골든블루)을 인수하기 전 30여년간 제조업에 몸담아왔다. 26세 때 대구에서 색연필과 크레파스를 생산하는 화공업체를 설립했으며, 1989년 창업해, 2008년 매각한 자동차부품업체 대경T&G는 1억달러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골든블루의 또다른 저도 위스키 팬텀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새 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 골든블루>

제조업체와 주류업체 경영의 차이점은.
“20년가량 경영해오다 매각한 자동차 부품사업은 주문생산방식으로 운영하는 회사였고, 위스키사업은 주문생산이 아니라 회사 고유의 제품과 브랜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 있어 큰 차이점은 없고 오랫동안 제조사업을 해오다 보니, 나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었다. 제조업은 B2C제품이 아니라서 회사 이름을 내걸고 만든 최종 완제품은 아니었고 나와 우리 직원의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B2C 제품, 우리만의 브랜드와 제품에 욕심이 나서 골든블루를 인수하게 됐다.”

골든블루 인수를 결정하기 전에 미래 수익성을 어떻게 판단했나.
“골든블루는 부산의 향토기업이다. 나도 사업을 하면서 부산 지역 일자리 창출, 부산 지역경제를 위해 부산 향토기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와중에 골든블루가 매물로 나왔다. 주류사업은 생소한 분야였지만, 처음부터 자신감이 있었다. 회사 경영에는 기술, 마케팅능력, 우수 인력 등의 요소가 필요한데, 골든블루는 우선 품질(기술)이 뛰어났다. 나도 젊은 시절에, 술 꽤나 마셨는데 골든블루 술 맛을 보니, ‘이건 대박치겠다’ 이런 판단이 들었다. 다음으로 골든블루에는 우수 인재들이 많았다. 지금도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그대로 일하고 있다. 당시 40명이던 직원이 지금은 200명으로 5배 늘었다.”

젊은 시절, 주량은 어느 정도였나.
“요즘에는 다들 덜 마시기도 하지만 위스키 폭탄주 만들 때 위스키는 조금 넣고 맥주를 많이 타지 않나? 한창 시절에 내가 폭탄주 마실 때는 스트레이트 잔에 위스키를 가득 채운 다음 맥주를 부어 마셨다. 4~5잔 마시면 거뜬했고, 7~8잔 마시면 화장실을 왔다갔다 했고, 10잔 이상 마시면 좀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자랑은 아니지만, 당시엔 많이들 마셨다. 간암을 앓은 후에는 술을 자제하고 있지만 요즘도 가끔 많이 마실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 술은 품질이 좋아 다음 날 속이 아프지 않다. 아직 마음은 40대 후반이다. 명색이 술 회사 회장인데, 새로운 주류문화를 알려면 클럽이나 바 같은 업소도 가봐야 하지 않겠나.”

작년에 시작한 ‘코리안 위스키’ 개발 배경은.
“우리 회사 제품인 골든블루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국내에 나온 위스키들은 원료가 국산이 아니다. 골든블루 역시 한국 기술로 블렌딩하긴 했지만 원료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져온 것이다. 코리안 위스키 개발, 즉 K 프로젝트는 한국 땅에서 나온 농산물과 한국 양조기술로 제대로 된 한국 위스키를 만들자는 것이다. 거기까지 가기에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아직 투자 규모나 양조장 부지 매입 등이 구체적으로 수립되지는 않았다. 암튼 우리가 만들  코리안 위스키가 한국을 대표하는 위스키가 되기를 바란다.”

종량세를 채택한 대부분의 나라와 달리 한국의 종가세 주세법은 국내 위스키 생산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격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는 사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고품질 술 개발에는 큰 부담이다. 세금 구조가 국내 생산을 막고 있는 꼴이다. 가령, 골든블루는 원액을 들여와 국내에서 병입공정(위스키 원액을 위스키 병에 담는 공정)을 할 수도 있지만, 이 공정을 해외에서 하는 것이 원가 부담이 적기 때문에 스코틀랜드 현지에서 완제품으로 들여 오고 있다. 만약 국내에서 병입공정을 한다면 많지는 않겠지만, 그만큼의 일자리를 만들 수는 있는데, 주세법이 이를 막고 있다. 그래서 K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국세청에 주세법 개정 건의를 할 예정이다. 만약 현재의 주세법이 바뀌지 않을 경우 일부 생산공정을 대만이나 일본에서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사회체육 지원 차원에서 정구 실업팀을 창설했다. 박용수 회장은 부산시 정구협회장을 맡고 있다. <사진 : 골든블루>

국내 증류공장을 지으려면 적어도 수백억원대 투자금이 필요한데.
“그 정도 자금을 지금 현금으로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금 마련에 어려움은 없다. 외부 펀딩 같은 투자 유치 없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40년간 사업을 하면서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해본 적이 없다. 20년간 경영해온 자동차 부품회사 대경T&G를 독일 파트너사에 매각한 이유도 차입경영에 관한 입장이 달랐기 때문이다. 독일 회사는 돈을 은행권에서 빌려서라도 회사 규모를 더 키우자는 입장이었고, 나는 차입경영에 반대했다. 결국 내가 갖고 있던 51%의 지분만큼 돈을 받고 회사를 독일 파트너사에 넘겼다.”

2011년 인수 당시보다 회사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2008년부터 국내 위스키 업체들이 죄다 역성장하고 있는데, 골든블루만 연간 20~30% 성장하고 있다. 당시 골든블루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업체들이 없었던 것도 국내 위스키 시장을 비관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6년이 지난 골든블루는 회사 매출은 10배, 종업원 수는 5배 늘었다. 전체 시장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해도 품질력 앞선 기업은 그 와중에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골든블루가 잘 보여주고 있다.”

2년 전에 무정년제를 선언한 이유는.
“회사가 짧은 기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은 직원 전체가 ‘ONE TEAM, ONE MIND’라는 정신으로 뭉쳐 일해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회장 입장에서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 뭘까?’ 고민한 끝에 직원들이 앞으로도 회사를 믿고 일할 수 있도록 무정년제를 도입했다. 흔히 말하는 정년을 넘기고도, 일하고 싶다면 원할 때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통 술 판매대행을 시작한 이유는.
“주세 규정 변경에 따라 지난 7월부터 골든블루도 국내 전통술을 팔 수 있게 됐다. 그래서 경북 문경에서 오미자 스파클링 오미로제, 사과 증류주 문경바람 등을 만든 이종기 오미나라 대표와 손잡고 전통술 활성화에 한몫하게 됐다. 골든블루 개발자이기도 한 이종기 대표는 앞으로 K 프로젝트(코리안 위스키 개발)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안다. 전통술 업체는 많지만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좋은 술을 만들어 놓고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골든블루는 앞으로 종합주류회사를 지향하고 있어 우리 농산물로 만든 전통술을 적극 팔아 농가에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

사위 김동욱 대표의 경영에 대한 평가는.
“김 대표는 대경T&G에서 부사장을 맡았을 정도로 적지 않은 기간 같이 일해왔다. 1971년생인데, 친화력이 있어 사람들을 잘 사귄다. 미국에서 오래 공부를 해서 영어도 잘하고 호텔경영 공부도 했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석사과정은 한국에서 밟으라고 내가 설득해 연세대 경영학과 대학원을 다녔다. 회사 경영을 잘하고 있지만 본인 앞에서는 내가 칭찬을 잘 안 한다.”


▒ 박용수
1947년 경남 함안 출생, 영남대 행정학과 졸업(1973년), 대경T&G 대표이사 회장(1989~2008년), 골든블루 회장(2011년~현재)


plus point

사위 김동욱 대표, ‘팀워크 경영’으로 성장 이끌어


박용수 회장의 사위인 김동욱(오른쪽) 대표가 경북 문경에서 오미자 스파클링을 생산하는 이종기 대표와 문경지역 농산물로 만든 술 판매 협약식을 맺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 골든블루>

1971년생인 김동욱 대표는 미국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골든블루 박용수 회장(당시 대경T&G 회장)을 처음 만난 김 대표는 박 회장의 첫째 사위로 낙점받았다. 학업을 마친 김 대표는 장인이 경영하는 자동차 부품회사인 대경T&G에서 부사장을 맡아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았다.

약 10년간 대경T&G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김 대표는 박 회장이 2011년 골든블루를 인수하면서 대표이사로 골든블루에 합류해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영업직원들과 함께 업소 방문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본인 차에 자사 제품을 싣고 다니며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마시며 홍보맨 역할도 적극 해내고 있다.

김 대표가 골든블루에 합류한 지 2년 후부터 골든블루는 도약을 시작했다. 2013년부터 대표 상품인 골든블루의 판매량이 매년 100%, 57%, 46%, 30%씩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 덕분에 2015년에는 국내 위스키 시장 3위에 오른 데 이어, 이듬해인 2016년엔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1년 당시 인수자를 구하지 못해 ‘회사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상황까지 간 회사의 성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실적이다.

이런 비약적인 성장에는 팀워크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김 대표의 경영철학이 깔려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모든 임직원들이 ‘ONE TEAM, ONE MIND(OTOM)’ 슬로건 아래 팀워크로 똘똘 뭉쳐 신제품 개발, 영업 네트워크 확장 등 회사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쏟아부었다. 또한 작지만 강한 국내기업으로서 변화에 즉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유연한 의사소통 체계도 김 대표가 회사 운영에 필수요소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박용수 회장도 “김 대표는 내 사위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마인드가 열려 있는 점이 가장 강점인 것 같다”며 “직원들과 소주잔도 자주 기울일 정도로 친화력이 있다”고 말했다.

기사: 박순욱 조선비즈 성장기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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