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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는 韓·英 경제교류 확대하는 기회 될 것 <br>자율주행차 기술협력, 한국 로펌 영국 진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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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
“브렉시트는 韓·英 경제교류 확대하는 기회 될 것
자율주행차 기술협력, 한국 로펌 영국 진출 희망”
기사입력 2017.11.06 10:39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는 ‘이코노미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영국의 유럽 탈퇴는 아니다”라며 “영국이 개방 경제에서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이신영>

북한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쏠리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연임을 축하하며 북핵(北核)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많은 지면을 할애해 북한과 관련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영국인 북한 여행 금지 조치”

이에 대해 찰스 헤이(Charles Hay) 주한 영국 대사는 “영국 언론도 연일 한반도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지만, 논란이 되는 보도만 있을 뿐,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북핵 리스크와 관련해 신중한 보도를 부탁했다.

헤이 대사는 평양에 위치한 영국대사관을 통해 북한의 동향을 보고받고 있다. 그는 “평양에 있는 동료와 자주 소통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세계평화 안전에 큰 위협이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단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국인의 북한 여행을 최근 금지했다고 덧붙였다.

헤이 대사는 2015년 2월 한국에 부임했다. 한국 부임 전 재외 영국인 대상 영사서비스와 위기 관리를 책임지는 영사국장, 스페인 주재 부대사, G8회의 준비기획단장을 역임했다. 외교관인 부친 덕택에 어린 시절 호주·태국 등을 누비며 일찍부터 국제적인 소양을 길렀고, 한국에 오기 직전 부산의 한국인 가정에 머물며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모국어인 영어 외에 체코어와 스페인어·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헤이 대사를 서울 중구 영국대사관저에서 만났다.



내년 울릉도에 들여올 자율주행차. <사진 : 경상북도>

영국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동북아시아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심각한 문제다. 영국은 북한이 위협적인 태도를 버리고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평양 주재 영국 대사와 접촉이 있었나.
“매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북한 내의 상황 변화와 관련해 많은 것을 알 수는 없다. 영국 정부는 최근 북한으로의 여행을 금지했다. 핵미사일 위협뿐 아니라 김정남 피살,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 등의 여파로 여행객의 신변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는 더욱 강한 경제제재를 논의 중이다.”

영국이 한반도에 항공모함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데일리 메일’의 보도는 사실인가.
“영국은 현재 2개의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있는 중이고 2019년 서비스 운영할 계획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한반도에 항공모함을 급파하고 싶어도 2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내년 말쯤 영국 선박이 정기적 군사 훈련의 일환으로 한국에 오는데 그것과 혼동하는 것 같다.”

영국은 ‘일대일로’ 열차 개통으로 중국과 가까워지고 있다.
“영국은 세계 자유무역의 강력한 옹호자다. 영국 기업은 해외 교류에 늘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해왔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고 협력관계를 돈독하게 만들 것이다.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 중국과 영국을 잇는 ‘일대일로’ 열차가 개통됐다. 일대일로는 육상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고, 해상으로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중국의 경제네트워크화 프로젝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 중국과 갈등을 키우는데, 영국은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해도 괜찮은가.
“미국의 무역 협정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가 보호무역 기조로 바뀔 것으로 보진 않는다. 세계 경제는 과거와 비교해 어느 때보다 자유 무역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중국이 자유 무역에 뛰어들지 누가 알았겠나. 우리는 미국의 무역 관계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장미 정원이 아름다운 영국대사관저. 건물 외형은 19세기 빅토리아 양식에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 건축 스타일을 가미했다. <사진 : 조선일보 DB>

헤이 대사는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대해 “더 큰 세계화를 위한 발돋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영국이 유럽에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협력관계를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다. 앞으로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나.
“누구도 브렉시트 협상이 급작스럽게 진행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브렉시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지, ‘영국의 유럽 탈퇴’는 아니다. 다시 말해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이 개방 경제에서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유럽 이외의 다른 국가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한국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브렉시트가 어떻게 한국에 기회가 되나.
“브렉시트로 한국과 영국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수혜는 ‘확장’이다. 더 많은 무역이 가능해진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은 그동안 양쪽에 도움이 됐다. 영국의 경우 5억파운드(7451억원) 이상의 경제적 수혜를 봤다. 이번 브렉시트 결정으로 영국은 더 이상 한·EU FTA 효과를 누릴 수 없지만, 앞으로 새로운 무역 관계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영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금융·법률 등 서비스 산업에서 활발한 교류를 희망한다.”

법률 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이들이 많다.
“FTA의 원리를 잘못 이해하기 때문이다. 자유 무역은 분명 양쪽 모두에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영국은 굉장히 개방된 법률 시장을 가지고 있다. 런던에 사무실을 둔 해외 법률회사가 2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 구조가 영국 로펌의 몰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다. 경쟁 덕분에 영국 로펌은 강하게 성장했고, 세계 시장에서 선두에 오를 정도로 힘을 길렀다. 개인적으로 한국 변호사가 영국 혹은 미국의 어떤 변호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똑똑하다고 믿는다. 왜 그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을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그들을 한국 시장에 가두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개방 초기에는 경쟁에서 도태되는 한국 법률회사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도 개방으로 인한 장점이 더 많다. 최근 FTA 논의와 관련해 한국 변호사를 만났는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직위가 높은 선임 변호사는 FTA를 우려하는 반면 젊은 변호사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법률 시장 개방을 반겼다. 예를 들어 이제까지 한국 학생들이 영국 혹은 미국의 로스쿨을 졸업하고 돌아오면 한국 회사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법률 시장이 개방되면 다국적 회사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아울러 영국과 협력해 한국 법률회사가 세계로 진출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FTA를 바라볼 때 부정적인 강박에 갇히지 않고,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을지 가늠해보면 좋겠다.”

재규어, 벤틀리 등이 해외로 매각되면서 영국 자동차 산업이 예전 같지 않다. 그런데도 영국이 자동차 산업 육성에 주력하는 이유는.
“지난 수년 동안 영국에서 금융 등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중요해졌지만, 제조 부문에서 영국의 경쟁력은 여전히 세계적인 수준이다. 자동차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영국은 세계 최대의 럭셔리 자동차 제조국이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이 기업들은 영국인 소유가 아니지만 수십 년에 걸친 기술을 토대로 영국에서 계속 생산되고 있다.”

주한 영국대사관은 10월 18일부터 영국의 자동차 산업과 시장을 알리고, 한국과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오토모티브 이즈 그레이트(Automotive is GREAT)’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앞으로 1년 8개월간 진행되며 영국 자동차 산업의 생산과 디자인, 기술력 부문의 강점과 저탄소, 자율주행 등 미래 차량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헤이 대사는 “영국은 독일과 한국처럼 자동차 생산량이 많지는 않지만 롤스로이스, 애스턴마틴 등 럭셔리 자동차 최대 생산국”이라며 “이는 전문성, 인재, 전통 등에 기반한 연구·개발(R&D) 역량을 통해 가능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산업과 관련해 한국과 교류하고 싶다고 했는데, 어떤 협력이 가능한가.
“내년 초 한국에서 최초로 자율주행차가 운행되는데, 영국 자율주행차 제조 기업 웨스트필드스포츠카가 만든 제품을 사용할 예정이다. 경상북도는 울릉도에 자율주행차 2대를 내년 상반기에 도입하고, 하반기에 추가로 3대를 더 구입해 경산·경주·안동 등에 배치할 예정이다. 해당 차량은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2011년부터 운행한 모델 ‘울트라포드’를 개량한 것으로, 승객 150만명을 태웠고 300만㎞의 무사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무역장관과 재무장관이 세 번이나 한국을 찾았다. 영국이 한국과의 교류에 적극적인 이유는.
“양국은 비슷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 엄청난 기회를 맞고 있기도 하다. 서로 배울 점이 많으며, 함께 비즈니스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많다. 무엇보다 한국은 영국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인구밀도가 높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상당하며, 중산층이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만 봐도 한국 소비자가 얼마나 새로운 기술을 쉽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다. 핀테크 등 혁신 기술 분야의 기업이 진출하기 아주 좋은 곳이다.”


▒ 찰스 헤이(Charles Hay)
영국 사우샘프턴대 철학·정치학과, 육군 대위, 영국 외무부 G8회의 준비기획단장, 주(駐)스페인 영국부대사, 영사국장


plus point

한·영 교육 협력
“영국 대학 한국 진출 추진… 내년 설립 희망”

배정원 기자


제주도에 위치한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 <사진 : NLCS>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는 “교육에 대한 강한 의지는 영국과 한국의 공통점”이라며 한국에 있는 동안 두 가지를 성취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나는 더 많은 영국 학생이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 두번째는 영국 대학의 한국 분교 설립이다. 두번째 목표에 대해 그는 “아직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내년쯤 영국 대학 교육기관의 분교가 한국에 생기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는 덜위치칼리지스쿨(서울)과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제주) 등 두 개의 영국 학교(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가 있지만, 대학은 없다. 이에 대해 헤이 대사는 “많은 영국 대학이 중국에 분교를 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에 아직 진출하지 않았는데, 이는 수요가 적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한국에서 교육기관을 개설하기 위한 조건이 상대적으로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옥스퍼드·케임브리지 세계 대학 1, 2위 차지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스고등교육(THE)이 발표하는 올해 대학 순위에서 1위와 2위는 모두 영국 교육기관인 옥스퍼드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이 차지했다. 영국 교육의 장점에 대해 헤이 대사는 “우리는 최고의 학생과 교수진을 모으기 위해 노력한다”며 “그런데도 영국 명문대학의 구성원을 보면 출신 국가와 배경이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영국 대학의 교수법에 대해서는 “직접 가르치기보다 학생 스스로 깨우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교수의 강의에만 의존하지 않고 학생들끼리 교류하며 배운다는 설명이다.

영국대사관에 따르면 매년 점점 더 많은 한국인이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2016년에는 약 5500명의 한국 학생이 영국에서 공부했다. 이에 대해 헤이 대사는 ‘취브닝 장학금’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취브닝 장학금은 영국 정부가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1983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장학제도다. 전 세계적으로 4만8000명 이상이 이를 통해 영국에서 공부했다. 내년에도 세계적으로 1500여명에게 장학금이 제공될 예정이다.

헤이 대사는 “현재 1100명이 넘는 한국인이 취브닝 동창생으로 강력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며 “취브닝 장학생들은 지난 34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존경받는 지도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인구수가 1000만명을 훨씬 넘는 나라 가운데 인구 대비 노벨상 수상자가 가장 많다. 평화상·문학상을 제외하고 학술상을 받은 학자가 올해는 1명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에는 9명의 수상자 중 5명이 영국 태생이었다.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세계적인 석학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묻자 헤이 대사는 “나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의아해 했다.

다만 헤이 대사는 언젠가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을 확신했다. 한국 전쟁 이후 뒤늦게 대학 교육이 발전하면서 서양과 비교해 교육의 역사가 짧을 뿐, 빠른 속도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이 대사는 “한국 정부의 공학과 순수과학에 대한 투자는 세계적이라고 본다”며 “언젠가는 한국인의 높은 교육열이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기사: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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