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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마다 달라지는 삶의 질 순위
  > 2017년03월 192호 > 칼럼
경제만물상
조사마다 달라지는 삶의 질 순위
기사입력 2017.03.20 15:33


<일러스트 : 이승범>

얼마 전 통계청이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란 걸 처음 발표했다. 교육·안전·소득소비·사회복지·건강·주거 같은 12개 영역의 지표 80개를 활용해 삶의 질이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따져본 통계다. 2006년을 100이라 놓고 봤을 때 2015년의 국민 1인당 GDP는 128.6, 삶의 질 지수는 111.8 수준이다. GDP가 늘어난 것에 비해 삶의 질은 그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나왔다.

경제가 성장한 것에 비해 한국만 삶의 질이 더디게 개선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시선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이 통계를 개발하면서 모델로 삼은 캐나다도 오십보백보다. 캐나다는 지난 10년 새 1인당 GDP가 8.8% 늘어나는 동안 CIW(캐나다웰빙지수)는 3.9% 늘어났다. 양적인 성장이 다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는 건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지금이다. 3년 연속 2%대 성장이 이어지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리더십 부도가 터지면서 국민들이 우리 사회에 느끼는 불만 지수가 종전의 몇 배로 증폭됐다. 이 바람에 객관적 사실보다 우리 사회를 폄하하고 평가절하하는 비관적 심리가 과도해진 상태다.

얼마 전 미국 매체 US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80개국을 대상으로 ‘최고의 국가’ 순위를 매겼는데, 거기서 우리나라는 80개국 중 23위였다. 작년에는 60개국 중 19위였다. 세계 13위 정도인 우리나라 GDP 순위에는 못 미치지만 이 매체에서 ‘톱 25개 국가’를 다룬 기사까지 쓴 걸 보면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국력, 기업 환경, 사회 안전망, 삶의 질, 자연환경, 여행 매력도 같은 9개 범주에 65개 세부 항목을 놓고 전 세계 2만여명에게 물어본 조사 결과로 매긴 순위다. 1위 스위스에 이어 캐나다·영국·독일·일본·스웨덴·미국순이다. 기업이나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따지듯 한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종합 평가해서 순위를 매긴 조사인데 한국은 세계 20위 안팎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나라인 셈이다.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젊은층

어쨌든 기대하는 만큼은 아니어도 경제가 발전하는 것의 절반 정도로는 삶의 질이 개선돼 왔다. 그렇다면 세계인이 보기에 20위 안팎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얼마 전 시티그룹이 ‘원하는 분야에서 일자리를 잡고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까’라는 질문을 서울·뉴욕·런던·도쿄 등 전 세계 25개 주요 대도시에 사는 청년들에게 던졌다.

‘그렇다’고 답한 서울 청년이 10명당 4명(38%)도 안 됐다.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25개 도시 가운데 꼴찌였다. 희망보다는 자포자기, 의욕보다는 무기력한 면모를 더 많이 드러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인 과학 기술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욕을 보인 청년 역시 25개 도시 중 서울이 가장 적었다. ‘내 꿈은 기업가가 되는 것’이라고 한 응답도 48%로, 조사 대상 도시 가운데 세 번째로 낮았다.

통상적 국가 순위와 상당히 다른 게 영국의 뉴 이코노미 재단이라는 싱크탱크에서 매기는 행복 지수다. 웰빙·기대수명·환경·불평등 정도를 따지는데 몇 년 전 부탄이 1위를 차지해 국내에 널리 알려진 바로 그 조사다. 그런데 이 조사란 게 믿거나 말거나 같아서, 2016년 부탄은 56위로 뚝 떨어졌다. 대신 코스타리카·멕시코·콜롬비아 같은 중남미 국가가 1, 2, 3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에서 방글라데시가 140개국 중 8위였다. 우리나라는 80위, 캐나다는 85위, 미국은 108위였다. 이 순위에 제일 황당해할 나라는 유럽의 강소국 룩셈부르크다. 끝에서 두 번째인 139위였다.

객관적 평가와 주관적 평가는 이처럼 차이가 상당하다. 다양한 잣대의 평가를 종합해  볼 때 정말로 우리나라는 앞날이 꽉 막힌 ‘헬조선’이 맞는 걸까, 아니면 ‘헬조선에 산다’는 비관론이 현실을 지나치게 굴절시켜 바라보게 만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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