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 조선비즈K | Tech Chosun | 조선일보
[경제만물상] 추석 황금연휴의 관광수지
  > 2017년09월 219호 > 칼럼
[경제만물상] 추석 황금연휴의 관광수지
기사입력 2017.09.25 14:46


<일러스트 : 이지애>

최근 “재밌고 유익하기까지 하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은근히 인기가 높아가는 TV프로그램이 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다. 한마디로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기다. 국내 TV에 출연해 얼굴이 꽤 알려진 외국인이 한국에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모국(母國) 친구들을 초청해 이들의 한국 초행길을 카메라가 이리저리 비춰준다. 이탈리아·멕시코 사람의 여행기가 방영됐고 최근엔 독일인들의 한국 여행기가 5회에 걸쳐 방영됐다.

시간 계산 정확하고, 학구적이며, 지적 탐구심이 강한 독일 젊은이들의 한국 여행기는 재미 이상의 중요한 시사점을 줬다. 이들 독일 청년들은 서대문형무소, 경주처럼 외국인 여행객들이 통상적으로 가는 관광지가 아닌 장소를 찾아갔다. 한국 역사, 한국 문화에 대해 너무나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의 반짝이는 호기심을 채워주기에는, 외국어로 된 설명과 깊이 있는 책자, 친절한 스토리 전달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만들었다.


외국인들 불편 느끼는 한국 관광

국내 관광 산업이 지금보다 발전하려면 어떤 관광 콘텐츠가 더 개발돼야 할지를, 이들의 눈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료들과 한국관광공사 직원들에게 ‘이 TV프로그램을 꼭 한 번 보시라. 더불어 일본관광청 홈페이지도 제발 좀 들어가 보라’고 권하고 싶다.

요즘 일본에 한국과 중국인 관광객이 왜 그리 넘쳐나는지는 굳이 일본까지 가지 않고 일본관광청 홈페이지만 들어가 봐도 절로 이유를 알게 될 정도다. 얼마 전 들어가 본 일본관광청 홈페이지 한국어판에는 ‘박막례 할머니의 일본 여행기’ 같은 아기자기한 영상 콘텐츠 수십개가 떠있어 호기심을 자아냈다. 박막례 할머니는 전라도에서 식당하며 71세 유튜브 스타로 유명해진 분이다. 박 할머니처럼 일본어 한 마디 모르는 고령의 외국인이 일본을 방문해도 얼마든지 수월하고 재미있게 일본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걸 백마디 설명 없이 짧은 영상으로 전해주었다. 각기 다른 사람의 취향에 맞는 일본 여행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걸 다양한 영상 콘텐츠로 보여주는 식이다. 여행이 라이프 스타일 비즈니스의 집결체라는 걸 일본 정부는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듯했다.

올여름 휴가철에 북새통을 이루던 인천공항이 곧 시작될 추석 황금연휴에 또다시 북적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장장 10일간의 추석 황금연휴가 이어진다. 황금연휴에 해외여행 떠나는 사람이 100만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예전 설 연휴나 추석 연휴 때 출국자 수는 대략 50만명 안팎이었다. 내수 살리자고 정부가 임시 공휴일까지 지정했는데 야속하게도 국내 여행지보다 인천공항이 더 붐빌 듯싶다. 반면 사드 파동으로 중국 관광객 수는 확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추석 황금연휴 10일의 관광수지는 확연하게 ‘적자’로 집계될 것이다. 사드 파동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이 기회에 중국 단체 관광객에 의존하던 해외 여행객 유치 패턴을 확 바꿔야 한다. 내수를 살려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더 집중적으로 개발해야 할 게 국내 관광 인프라다.

각국 여행경비 정보를 제공하는 ‘당신의 여행경비(Budget your trip)’ 사이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행에 드는 하루 평균 경비는 1인당 11만9000원으로 물가 싼 필리핀(5만1100원)이나 베트남(4만5300원)의 두 배 수준이다. 일본(12만9700원)과 거의 맞먹는다. 우리나라 여행 물가를 필리핀이나 베트남 수준으로 낮추기는 힘들 테니 돌파구는 일본만큼 매력적인 관광 인프라를 갖추는 방향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 국내인부터 국내 관광지를 더 즐겨 찾도록 관광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만 세계 각국의 해외 관광객도 더 다양하게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 강경희 조선일보 디지털통합TF 디지털콘텐츠팀장(부장)
 
다음글
이전글 ㆍ독일은 이미 유럽을 지배하고 있다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7.12
[229호]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조선> 공식 사이트입니다.
뉴스레터 신청하기
자주묻는질문 1:1온라인문의
독자편지 정기구독문의
배송문의 광고문의
고객불만사항

광고문의: 02-724-6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