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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에만 혜택 돌아가는 트럼프 정부의 세금 개혁
  > 2017년11월 225호 > 칼럼
부유층에만 혜택 돌아가는 트럼프 정부의 세금 개혁
기사입력 2017.11.14 12: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현재 ‘세금 개혁’이라는 미사여구로 포장된 대규모 세금 공제 법안으로 첫 ‘입법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 트럼프는 ‘오바마케어(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를 폐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트럼프와 미국 공화당이 제안한 세금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향후 10년 동안 미국의 적자 규모는 대폭 확대되고, 공적 부채는 4조달러(448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공화당의 세법안이 부유층에게 대부분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법인 세율을 35%에서 20%로 낮추고, 자본 이득(투자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낮추고, 재산세를 없애는 등 부유층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공화당이 오바마케어를 대체하기 위해 제안한 법안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세금 계획은 중산층과 근로자 가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는 포퓰리즘(대중의 견해와 바람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정치 형태)의 탈을 쓴 금권 정치가(돈을 이용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사람들을 배반하는 데 거침이 없다.

현재의 세금 계획을 발표하기 전 공화당은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1680조원)의 세금 감면을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실제 감세 규모는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법인세를 20%로 낮추자는 제안은 2조5000억달러(2800조원)의 감세로 이어질 것이며 소득세 등 다른 부분의 감세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감세 규모를 1조5000억달러 이하로 유지하고 싶다면, 법인세율을 28% 이상으로 유지하고 과세표준을 넓혀야 한다.


중산층 세제 혜택은 없어져

하지만 공화당의 법안은 낮은 법인세율로 인해 떨어진 세수를 거둬들이기 위해 주택 소유자를 위한 모기지 세금 공제와 재산세 공제에 대한 상한선을 만들고, 중산층에 대한 다른 면세 혜택을 없앤다. 아울러 중산층에 대한 주(州)세와 지방세의 공제도 사라진다.

이는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감세를 충당하기 위해 중산층과 노동자 계급을 쥐어짜겠다는 의도다. 이렇게 주 및 지방세 공제를 없애면, 향후 10년 동안 1조3000억달러의 세수를 확보하게 된다. 세수는 늘겠지만, 이는 중산층 가정을 해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뉴욕과 뉴저지·캘리포니아 등 고소득 주의 공화당원들은 세제 개혁 법안에 반대할 것이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주 및 지방세 공제를 유지한다면, 향후 10년간 국가의 공공 부채는 3조8000억달러(4256조원)가 추가로 늘어날 것이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감세가 경제 성장을 촉진시켜 국가 이익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연구결과에 따르면 감세로 경제가 성장한다고 해도, 비용의 최대 3분의 1가량만 상쇄할 것으로 조사됐다. 즉 미국 정부는 1조5000억달러의 세금을 줄이는 대가로 성장을 기대하기는커녕, 총 1조달러(1120조원)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공화당이 굳이 세금 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적인 목적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처럼, 그들은 개인 소득세 감면이 10년 뒤에 만료되도록 설정할 것이다. 그들은 2018년 선거(미국에서 대통령의 임기 중간에 실시되는 상·하 양원의원 및 공직자 선거)를 염두에 두고, 그전까지 국민들이 감세의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고 2018년 선거에서 표를 던질 것을 정치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러나 법인세 감면은 또 다른 문제다. 기업은 가계와 비교해 훨씬 더 장기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불과 10년 동안 지속되는 세금 인하에 대응해 투자를 늘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감세 정책은 수년 후 국가 재정난 야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와 공화당은 의회 규칙을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검증되지 않은 경제 모델에 의존해 실제로 자신들의 감세가 정부 부채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혹은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부풀려서 얘기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번 감세로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0.2%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최대 성장률은 시간이 지나면 약 2%에서 2.2%로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와 그의 고문들은 성장률이 3% 또는 4%로 증가할 것이라는 잘못된 주장에 매달린다.

이러한 전망과 수치들은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즐겨 인용하던 ‘주술 경제학’과 똑같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과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몇년 뒤 미국 정부는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렸고, 부시의 주장은 옳은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공화당 행정부는 부유층을 우선적으로 옹호하는, 지속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감세 정책을 계속 추구해왔으며, 더 많은 공적 자금을 쏟아부었다. 설상가상으로 금권 정치가인 트럼프는 세계화, 무역, 이주, 기술의 영향으로 소득과 부의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커지는 조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부유층은 중산층에 비해 더 많은 돈을 저축하는 경향이 있다. 생활필수품을 사기 위해 월급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는 중산층에 비해 부유층은 여유 자금이 더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자 계층을 쥐어짜는 트럼프의 세금 계획은 전체적인 가계의 소비를 줄여, 성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더 크다. 결국 미국의 공공부채 부담만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가짜 개혁이다.


▒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국제통화기금 자문위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코노미스트, 미국 백악관경제자문위원회 자문위원, 루비니 글로벌 이코노믹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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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Obama care)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으로 2014년까지 미국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식명칭은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 오바마케어는 2010년 3월 의회에 입법됐으며, 정부와 기업이 비용부담을 거들어 무보험자 3200만 명의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plus point

트럼프 정부의 감세 논리
레이건 정부와 닮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사진 : 블룸버그>

트럼프의 감세와 3~4% 경제 성장률 주장을 놓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악몽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980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 당시 레이건 후보는 감세를 골자로 한 경제 공약을 내놓았다. ‘적극적인 감세정책을 펼치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고소득층은 소비를 늘려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요지였다. 이는 공급 중심의 경제 정책인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당시 텍사스 출신 하원의원인 조지 부시는 레이건의 감세 공약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세금을 깎아주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사람을 현혹시키는 일”이라며 “알맹이는 전혀 없는 주술 경제학”이라고 비난했다.

결국 레이건은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주술’로 비유되던 레이거노믹스는 부유층의 환영을 받았다. 레이건의 임기 초 미국 순재산의 8%를 갖고 있던 최상위 1% 부자의 재산이 임기 말에는 12%로 늘었다. 감세 덕이다. 반면 복지예산 삭감으로 중산층은 빈곤층으로, 빈곤층은 최빈곤계층으로 주저앉았다. 부채 규모는 엄청나게 늘었다. 레이건 집권 초기 9090억달러였던 국가 채무는 두 차례에 걸친 임기를 마쳤을 때 2조8679억달러로 불어났다.

기사: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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