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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에 머신러닝 도입해 신용평가 정확도 높인 스타트업 <br>프랑스 컴퓨터 공학자, 한국인 아내와 핀테크 공동 창업
  > 2017년04월 196호 > 파이낸스
[interview] 올리비에 듀센 솔리드웨어 대표
금융에 머신러닝 도입해 신용평가 정확도 높인 스타트업
프랑스 컴퓨터 공학자, 한국인 아내와 핀테크 공동 창업
기사입력 2017.04.18 13:08


올리비에 듀센 솔리드웨어 대표는 “앞으로 금융 분야에서 머신러닝 활용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계(머신)가 수많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러닝)해 과제를 수행하는 ‘머신러닝(기계 학습)’이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는 단 5개월간의 머신러닝으로 세계적인 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대국을 벌여 승리했고, 미국 IBM의 인공지능 의사 ‘왓슨’은 수백만 건의 의학 논문을 읽고 환자를 진료한다.

금융 분야에서도 머신러닝 활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 소비자의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신용을 평가하던 은행원 업무를 컴퓨터에 맡기면 더 많은 정보를 다루면서도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내에 설립된 스타트업 ‘솔리드웨어’는 이런 기대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머신러닝을 활용해 은행·보험사가 금융 소비자의 신용을 보다 정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솔리드웨어를 설립한 올리비에 듀센 공동 대표는 “금융 업체들이 머신러닝을 활용하면 소비자의 신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더 알맞은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립정보과학자동화연구소(INRIA) 출신 컴퓨터 공학자인 듀센 대표는 미국 카네기멜런대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일한 뒤 머신러닝을 연구하는 실리콘밸리 NEC연구소와 프랑스 로봇 회사 알데바란에서 로보틱스 연구원으로 일한 인공지능·머신러닝 전문가다. 현재 솔리드웨어 최고기술경영자(CTO) 겸 공동 대표로 재직하고 있으며, 창업 전에는 인텔코리아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듀센 대표를 지난 6일 만나 인터뷰했다.


금융에서 머신러닝을 어떻게 활용하나.
“지금까지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거나 보험사가 계약을 체결할 때 직원이 소비자 정보를 분석해 신용도를 평가했다. 그런데 많은 소비자 정보를 컴퓨터가 학습해 특정한 알고리즘으로 분석하도록 하면 더 빠른 시간에 더 정확한 평가를 얻을 수 있다. 소비자 신용평가의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금융사의 비용은 낮아진다. 솔리드웨어는 현재 신한은행·KB캐피탈·악사(AXA)손해보험·웰컴저축은행·SBI저축은행에 머신러닝을 활용한 신용평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금융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을 신용평가에 활용한다. 효과가 있을까.
“최근 신용평가에 다양한 데이터를 동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SNS 등 새로운 데이터에는 노이즈(잡음)가 많다. 이런 데이터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는 데 드는 비용이 많다는 의미다. 우리가 신용평가에 활용하는 데이터는 금융 소비자의 소득, 자산, 과거 부채 사용 내역 등 금융사들이 이미 활용하던 것이다. 똑같은 데이터를 놓고 예측력과 정확도를 높인 알고리즘을 개발해 솔루션에 적용했다. 그동안 사람이 했던 작업을 기계가 하면서 정확도를 높이고 시간과 비용을 줄인다는 것이 핵심이다.”

신용평가 외에 머신러닝이 도입된 분야는.
“신한은행에는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는 대출을 조기에 발견해 경보를 울리는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리스크(위험)팀이 이를 활용해 신규 대출 고객에 대한 디폴트 가능성을 점검한다. 악사손해보험은 고객 정보를 분석해 마케팅 정보로 활용하는 ‘고객관계관리(CRM)’에도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금융 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다.”

한국 금융사들이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수준은.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 금융사들이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빈도는 아직 낮다. 한국 기업과 금융사들은 비용의 90%를 하드웨어에 투자한다. 머신러닝과 같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많지 않다. 그만큼 기회가 큰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은 IT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금융 분야에서 머신러닝 활용이 더 확대될 것이다.”

듀센 대표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며 한국에 정착했다. 솔리드웨어를 함께 창업한 엄수원 공동 대표가 그의 아내다. 듀센 대표는 “한국은 모든 것이 안정적이고 시장이 매우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IT 기업이 창업하기 좋은 국가”라며 “법과 사회적 환경이 창업에 매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솔리드웨어는 한국에서 사업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와 베트남 진출은 이미 가시화된 상태다. 프랑스 업체인 악사가 솔리드웨어를 비롯해 유럽과 싱가포르 업체에 프로젝트를 발주했는데, 솔리드웨어 솔루션의 성과가 가장 높았다. 악사는 프랑스 본사에도 솔리드웨어 솔루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베트남 시장에는 TP뱅크와 협업해 진출할 계획이다.

금융에 AI 기술을 적용하면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은행과 보험사, 저축은행 등 금융사의 모습이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 공학도들의 금융권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다. 다양한 기술이 금융 분야에 활용되면서 기존에 반복적인 업무에 투입됐던 인력이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인지컴퓨팅(머신러닝을 의미하는 다른 단어) 시장 규모가 2022년에 120억달러(약 13조68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머신러닝 시장이 확대되면 금융 분야의 머신러닝 활용도도 높아진다. 새로운 기술이 금융 분야에 적용되면 금융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사들은 신용평가가 언제나 정확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신용도를 보수적으로 평가해왔다. 금융 소비자는 실제 신용보다 더 낮은 평가를 받는 셈이다. 금융사가 신용평가 정확도를 높이면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정확한 신용평가를 받지 못해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소비자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 올리비에 듀센(Olivier Duchenne)
프랑스 국립정보과학자동화연구소 박사, 알데바란 연구원, 인텔코리아 책임연구원

기사: 연선옥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 한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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