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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매 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록, 실적개선으로 1년 반새 주가 100% 상승
  > 2017년06월 204호 > 파이낸스
[Finance inside] 우리은행
2015년부터 매 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록, 실적개선으로 1년 반새 주가 100% 상승
기사입력 2017.06.12 18:06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 : 우리은행>

‘더 이상 과거의 우리은행이 아니다.’

2016년 7월 모 증권사가 발행한 ‘우리은행’ 분석 보고서의 한 문장이다. 그 당시 우리은행의 주가는 1주당 9900원 선. 이 보고서는 우리은행의 목표 주가를 1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그로부터 11개월이 지난 6월 9일 우리은행의 주가는 목표 주가를 넘어선 1만6750원까지 치솟았다. 2016년 1월 최저가 8140원에서 100%이상 오른 것이며 올해 1월 1만2000원과 비교하면 41%가량 오른 것이다. 우리은행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2015년 12월 20.31%에서 25.5%로 5.19%포인트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1조원 돌파 예상

주가 상승은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됐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375억원으로 2011년 2분기(7653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자산이익률(ROA)도 개선됐다. 지난 2013년 0.2%에 불과했던 ROA는 올해 1분기 0.8%까지 올랐다.

은행 건전성도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우리은행의 2016년 말 대손비용은 8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3.7%(1325억원) 줄었다. 2016년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1%, 연체율은 0.46%로 전년 말 대비 각각 0.33%포인트, 0.36%포인트 하락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NPL 커버리지 비율)은 165%로 전년 말 대비 큰 폭(43.5%포인트)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향후 우리은행에 우발적 기업 고객 부도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 실적은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 취임 전과 후로 나뉜다. 이 행장 취임 전인 2014년 4000억원 남짓이던 당기순이익은 2015년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매 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우리은행이 올해 상반기 중 순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비결 1 | 리테일 강화 ‘뭉텅이 영업’

“영업에 살고, 영업에 죽는다.” 시중은행에 다니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어떤 업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실적의 성패는 영업에서 판가름 난다. 특히 상품의 종류와 질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금융권에서 이는 불문율에 가깝다.

이광구 행장이 이끄는 우리은행 영업은 ‘뭉텅이 영업, 길목 지키기’로 요약된다. 뭉텅이 영업이란 대기업·정부기관 등 기업고객을 주거래 은행으로 유치한 후 임직원에게 카드나 대출 상품을 판매해 개인고객까지 통째로 흡수하는 영업전략이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 이전 한일⋅상업은행이 합병한 은행으로 전통적으로 기업 영업에 강하다. 이광구 행장은 기업 영업에 그치지 않고, 이를 리테일로 확장시켰다. 이 행장은 성공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최고경영자(CEO)나 기관장뿐만 아니라 노조 간부를 비롯해 ‘키맨(key man·핵심 인물)’을 붙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아예 뭉텅이 영업 제휴추진TFT를 구성했다. TFT는 올 들어서만 서울시립도심권50플러스, 사람인HR,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10여곳의 단체(기업)들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이광구 행장표 영업 기법으로는 ‘길목지키기’가 꼽힌다. 기업 고객이 말하기 전에 원하는 것을 먼저 제안해 고객으로 사로잡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15년 8월 출시한 모바일 결제수단 ‘우리삼성페이’다. 우리삼성페이는 삼성페이가 탑재된 스마트폰이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없이도 우리은행 계좌와 연동해 가맹점 결제와 ATM출금이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로 우리은행이 기술을 개발했다.

이광구 행장이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을 만나 이 기능을 넣어달라고 제안했다. 기업이 은행에 금융서비스를 제안하거나 은행이 기업에 기술개발을 위탁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은행이 기술을 개발해 삼성전자와 같은 IT대기업에 역제안하는 경우는 드물다.


성장비결 2 | 실사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

이광구 행장은 2014년 취임부터 리스크 관리를 거듭 강조했다. “뒷문 잘 잠그기부터 생활화하자”, 이 행장이 매년 신년사에서 하는 말이다. ‘뒷문 잠그기’란 실적을 개선하려면 부실부터 줄여야 한다는 얘기를 쉽게 표현한 말이다.

은행에서 영업팀을 공격수라고 한다면, ‘리스크관리’는 수비수에 해당한다. 영업을 열심히 해서 매출을 올려도, 뒤쪽 수비(리스크 관리)에 빈틈이 생기면 경기에 지고 만다. 특히 은행에서는 공격도 중요하지만 방어를 잘해야 한다.

기업금융을 주로 해 온 우리은행은 리스크 관리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외환위기, 글로벌금융위기 등 경제 위기가 생길 때마다 휘청했다. 경기 흐름에 따라 은행의 실적은 출렁였다. 이런 일을 경기 변동기 때마다 겪다 보니 우리은행은 리스크 관리에는 도가 트기 시작했다.

우리은행 리스크 관리의 주요 사례로는 2014년 희대의 사기대출 사건인 모뉴엘 사태가 꼽힌다. 그 당시 ‘로봇청소기’로 유명한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모뉴엘이 계약하지도 않고서 한 것처럼 거짓으로 서류를 조작해 시중은행을 상대로 사기 대출을 벌였다.

시중은행들이 5년 동안 모뉴엘에 대출해 준 금액만 6700억원에 달했지만 우리은행 피해액은 ‘0’을 기록했다. 수상한 낌새를 챈 대출심사팀이 2012년부터 모뉴엘 대출 850억원을 모두 회수한 덕분이었다.

모뉴엘 사태 이후에도 디지텍시스템스(2015년), 온코퍼레이션(2016년), 후론티어(2015년) 등 제2, 제3의 모뉴엘 사태가 속출했지만 우리은행은 피해금 ‘0’원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 리스크 관리의 비결은 철저한 ‘실사’에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초 심사에서 회사 대표가 바뀌면 실사를 다시 나가고 심사를 재확인하는 작업을 철저히 했다”며 “이 과정에서 낌새가 느껴지면 지체하지 않고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텍시스템스 대출을 회수한 것도 대주주가 바뀐 후 실사에서 담당 심사역이 기업 사냥꾼이 개입한 정황을 눈치챈 것이 발단이 됐다.

수익성 개선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한몫했다. 이 행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은 1780억원이라는 비용을 들여서 두 차례의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성장비결 3 | 저금리시대 발 빠른 신사업 추진

‘영선반보(領先半步)’. 성공하려면 남보다 반보 빨라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이광구 행장이 강조하는 4대 방침(내 몫 완수, 영선반보, 뒷문 잠그기, 디테일 영업) 중 하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융산업은 신성장 동력 확보에 목말라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답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우리은행은 ‘반보 앞서가기’에 주력했다.

이 행장의 영선반보 전략이 가장 잘 드러난 사업은 핀테크(금융+기술)다. 이 행장은 취임 직후 업계 최초로 핀테크사업부를 신설해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금융기법을 도입했다. KT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자산관리 담보대출 관리시스템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2015년 5월 업계 최초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출범시켰다. 위비뱅크는 중금리대출 서비스인 ‘위비대출’과 간편송금 서비스인 ‘위비페이’로 인기를 끌었고, 이 밖에 모바일대출, 여행자 보험, 소호대출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2016년에는 음악·게임서비스와 함께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을 출시하고, 멤버십 서비스인 위비멤버스와 온라인 쇼핑몰인 위비마켓을 론칭하며, 비금융 사업에까지 진출했다.

올 초에는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를 출범시켰다. 우리은행은 K뱅크 대주주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K뱅크가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위비뱅크 운영 노하우 덕분”이라고 귀띔했다.


성장비결 4 | M&A를 통한 해외 시장 개척

은행업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국내에만 있지 않다. 우리은행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4년 말 73개였던 해외 네트워크는 2017년 6월 현재 총 25개국 252개까지 늘었다. 영업망 숫자로만 보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2015년에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해외 상장은행을 인수해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을 출범시켰다. 소다라은행은 인도네시아 30위권 은행이다. 이후 캄보디아 소액대출회사인 말리스를 인수해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5월 필리핀 저축은행 ‘웰스디벨롭먼트은행’을 인수했고, 11월에는 베트남 현지 법인을 출범시키며 동남아 시장의 강자로서 그 입지를 굳혔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하노이와 호찌민 두 곳에 지점형태로 운영해 왔다.

우리은행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변화가 예상되는 유럽 금융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을 위해 오는 7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현지 법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올 연말 잔여지분 매각 여부 ‘촉각’

올해 하반기 우리은행의 당면과제는 ‘실적개선’이다. 지난해 정부가 한화생명 등 7개 과점주주에게 우리은행 지분 29.7%를 매각하며 우리은행은 민영화에 성공했다. 정부는 당시 우리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12조8000억원) 가운데 10조7000억원을 회수했고, 남은 지분 21.37%는 주가를 부양한 뒤 매각해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안에 우리은행 지분 추가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주가는 1만6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공적자금 전액 회수에 필요한 최저금액은 주당 1만4300원선이다. 우리은행은 정부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실적, 건전성에 나서고 있으며, 이광구 행장은 올해 4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 직접 참석해 해외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이 행장은 지난해에도 유럽과 미국 등 해외를 돌며 투자자를 만나 투자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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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이익률(ROA)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 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금융기관에서 ROA는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나타낸다. 금융기관이 보유자산을 대출, 유가증권 등에 운용해 얼마의 순익을 창출했는지를 나타낸다.

대손충당금 금융기관이 기업이나 개인에 내 준 대출이 부도날 것을 대비해 해당 기관이 미리 적립금으로 쌓아놓는 금액을 말한다. 부실 위험에 따라 각기 다른 비율의 충당금을 적립한다.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후 거래처 부도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면 해당 채권과 대손충당금을 상계하고, 대손충당금이 부족한 경우에는 그 부족액을 대손상각으로 처리한다.



plus point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
강한 추진력, 문제 해결능력으로 민영화 성공시켜

김명지 기자

서울 중구 회현동1가 우리은행 본점 22층. 이광구 은행장 접견실엔 탁자가 없다. 널찍한 방에 소파들만 둥글게 배치돼 있다. 이 행장은 탁자를 없앤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자신을 찾아오는 임직원, 고객, 투자자 누구와도 더 많이 격 없이 이야기하기 위해서”라고 천천히 답변했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이광구 행장의 말투는 느긋하고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말투와 달리 이 행장은 강력한 추진력과 남다른 문제 해결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07년 우리은행 카드전략팀 부장 재직 때 최대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우리V카드’를 개발해 후발주자였던 우리카드의 위상을 끌어올렸고, 2008년 외환위기 홍콩법인장 재임시절 외화채권을 발행해 위기를 극복했다. 이 행장의 면모는 사내에서 통하는 그의 별명에서도 드러난다. 이 행장의 별명은 기아차 최고급 세단 브랜드인 ‘K9’. K9은 그의 이름 ‘광’ 자의 영문 이니셜 ‘K’와 ‘구’ 자의 숫자표기를 딴 것이다. 고급 세단 브랜드는 친근하면서도 선망의 대상으로 통한다.


‘해외 영업통’ 경력 살려 투자자 유치

특히 지난해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인 민영화를 16년 만에 성공시킨 것은 이 행장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이 행장은 2014년 12월 2년 내 민영화 카드를 꺼내들며 3년이었던 행장 임기를 2년으로 줄여 취임했다.

이 행장은 민영화 성공을 목표로 우리은행을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만들기 위해 전력질주했다.

이 행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은 매분기마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 어닝서프라이즈의 가장 큰 축은 비이자이익 확대와 비용 축소에서 나온다. 이광구 행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은 리테일 영업을 적극적으로 개선했고, 강력한 구조조정, 건전성 개선을 통해 비용을 줄였다.

이 행장은 또 해외투자자 모집을 위해 전 세계를 누볐다. 2016년 상반기에만 유럽, 미국, 일본에서 3차례 해외IR을 실시했다. 지난해 2월 1차 IR에서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의 연기금 등 31개 기관 투자자를 만났고 5월에는 미국 뉴욕, 보스턴, 워싱턴, 필라델피아 기관 투자자 10곳, 6월에는 일본 연기금 대형자산운용사 6곳을 방문했다. 그의 행보가 거침없을 수 있었던 것은 오랜 해외 생활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상업은행 시절 입사한 이 행장은 대리 때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점에서 근무했고, 우리은행 홍콩지점장, 홍콩 우리은행 IB 법인장을 역임하며 ‘해외 영업통’으로 성장했다.

이 행장의 투자자 모집은 성공적이었다. IMM PE가 지분 6%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7%(기보유 0.3%)를, 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동양생명·키움증권·유진자산운용은 각각 4%를 투자했다. 과점주주의 지분 총합계는 29.7%에 달했다. 이 공을 인정받아 2017년 초 우리은행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이 행장은 최근 자신의 차량 번호를 1899에서 1050으로 바꿨다. 아시아 시장 10위, 글로벌 시장 50위 은행이라는 경영 목표를 다지기 위해서라고 한다.

기사: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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