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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이익 늘려라” 글로벌 투자자 경영 참여 확대 ‘의결권 행사지침’ 도입국 증가… 한국도 시행
  > 2017년06월 205호 > 파이낸스
행동주의 투자자
“주주이익 늘려라” 글로벌 투자자 경영 참여 확대 ‘의결권 행사지침’ 도입국 증가… 한국도 시행
기사입력 2017.06.19 13:58


지난해 열린 포드 주주총회 현장. 포드는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마크 필즈 전 CEO. <자료 : 블룸버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화려한 과거를 상징하는 기업들이다. 여러 가지로 공통점이 많은 두 기업이 최근에는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주주들과의 충돌에서 GM은 승리했고, 포드는 진 것이다.

‘그린라이트 캐피털(Greenlight Capital)’은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가 데이비드 아인혼(David Einhorn)이 이끄는 헤지펀드다. GM의 주요 주주이기도 한 그린라이트 캐피털은 지난 6일 열린 GM 주주총회에서 주식분할을 요구했다. 보통주를 배당 지급용과 자사주 매입용으로 나누자는 내용이었다. GM 경영진은 이 요구를 거절했고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펼쳐졌다. 결과는 GM 경영진의 승리였다.

반면 포드는 주주들의 공격에 무너졌다. 포드는 미국의 빅3 자동차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1분기 이익이 줄어들었고 주가는 급락했다. 화가 난 주주들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거세게 항의했다. 창업자 가문인 헨리 포드의 후손에게 과도한 의결권을 주는 차등의결권 제도를 폐기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결국 포드는 주주총회 직후 CEO를 교체하며 주주들을 달랬다.


금융위기 이후 목소리 높이는 투자자들

주주들은 더 이상 허수아비처럼 구경만 하고 있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표를 모아 경영진을 내쫓기도 한다. 주주 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10년 영국에서 시작된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가 대표적인 사례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기업 경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지침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도록 해서 주주의 전반적인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은행이나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수수방관하기만 했다. 영국 정부는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금융회사의 경영에 관여했다면 금융위기가 심각한 사태로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이후 스튜어드십 코드는 빠른 속도로 전 세계 주요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네덜란드(2011년), 스위스(2013년), 일본(2014년), 홍콩(2016년), 대만(2016년) 등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고, 미국은 2018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별개로 이미 주요 연기금은 주주 행동주의의 원칙에 입각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캘퍼스(CalPERS)와 블랙록(BlackRock)이 대표적이다. 캘퍼스는 캘리포니아 주정부 공무원들의 연금을 운용하는데 규모만 3000억달러(약 338조원)가 넘는다. 캘퍼스는 ‘기업지배구조와 지속가능성 원칙’을 제정하고 이에 맞춰서 1000개 이상 투자 기업의 경영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투자 기업의 지배구조를 꼼꼼히 따진다. 지역별로 기업지배구조위원회를 두고 스튜어드십 코드 전담팀인 BIS팀을 통해 투자 기업의 경영 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블랙록의 투자 기업 경영 관여 활동은 2012년 1595건에서 2016년 1655건으로 늘었다.


“기업 장기 성장이 목표”

미국의 자산운용사인 뱅가드, 영국 최대 보험사 아비바, 프랑스 금융그룹 BNP 파리바 등도 적극적으로 투자 기업의 경영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근본적인 목적은 투명한 지배구조로 기업의 건전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주주 행동주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스튜어드십 코드 법령해석집과 해설서를 발간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상파트너스 등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겠다는 사모펀드(PEF)도 하나둘 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주주 행동주의를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정책의 총괄 사령탑 격인 청와대 정책실장에 소액주주운동을 이끈 장하성 교수가 임명됐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된 김상조 교수도 대표적인 주주 행동주의자다.


plus point

스튜어드십 코드와 주가

스튜어드십 코드가 한국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가 기업 경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예컨대 영국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는 투자 대상 회사를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다. 기업들의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 중 하나인데,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이런 부분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6~2017 국가 경쟁력 평가’ 중 기업 이사회 유효성 순위를 보면 한국은 평가 대상 138개국 중 109위를 기록했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가 발표한 2016년 아시아 기업 지배구조 순위에서도 한국은 11개국 중 8위에 그쳤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때문에 한국 기업은 이익에 비해 가치를 낮게 평가받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지배구조가 투명해지면 장기적으로 증시 전체가 한 단계 레벨업할 수 있다고 본다. 앞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대만도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재평가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주주 환원책의 집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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