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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감 더한 메밀요리로 다양한 연령층 공략
  > 2015년11월 133호 > 라이프
[CEO를 위한 gundown의 오너셰프 맛집⑦] 홍대 서교동 일본음식 전문점 ‘おびや(오비야)’ 이정학 오너셰프
탄력감 더한 메밀요리로 다양한 연령층 공략
기사입력 2015.11.15 21:47

오비야(おびや)는 일본식 메밀요리 전문점이다. 메밀의 제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종류는 ‘자루소바’다. 메밀 함량 75%의 면발을 손으로 반죽해 칼로 썰어 만든다. 직접 6개월 숙성시킨 쯔유(양념간장)에 적셔 먹는데, 일본 정통 메밀요리의 구수한 메밀향과 적당한 탄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정학 오너셰프는 1976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음식솜씨 좋은 어머니가 식당과 반찬가게를 하셨어요. 그런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고 요리하는 걸 좋아했죠. 제대 후 2000년 수성대학교 호텔조리학과에 입학했어요. 학교는 원리적 교육에 치중했기 때문에 요리 자체에 대한 목마름이 항상 있었어요. 지도교수님이 세계 3대 요리학교인 오사카의 츠지(Tsuji)조리학교 비디오를 보여주셨는데 큰 감명을 받았어요. 본격적으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일본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도쿄의 어학원을 다니며 대학 선배의 소개로 신주쿠의 와쇼쿠(和食·전통 일본음식) 전문 고급식당에 들어갔다.

“첫날부터 혼나며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와쇼쿠 하는 분들은 자존심이 세고 엄격해 주방에서 맞는 것이 일상이었죠. 너무 힘들어서 귀국을 여러 번 생각했어요. 하지만 혹독한 수련 덕분에 이후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됐죠. 코스요리 중 식사로 나가는 메밀소바를 먹어봤는데 맛이 기막히더군요. 봄에는 벚꽃소바, 여름에는 녹차소바, 가을에는 유자소바…. 소바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그러면서 이걸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굳혔죠.”

그는 2002년 ‘도쿄조리사전문학교’에 입학해 이론부터 상세히 배워 나갔다. 얼마 후에는 ‘아라야쿠시마’ 지역의 수타 소바 전문점에 취업했다.

면발을 만드는 작은 작업장에서 소바의 모든 것을 익혔다. 휴무일과 등교일을 제외하고 아침 9시부터 자정까지 자발적으로 일했다. 조리학교 졸업 작품도 ‘소바 가이세키(정식요리)’였다.


오비야(おびや)에서는 맛있는 메밀음식과 다양한 일본 술을 즐길 수 있다. 사케 소믈리에인 부인이 고른 일본 술과 일본식 칵테일도 구비돼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제면기 팔고 가게 재오픈
2년의 수련을 마치고 소바집을 나온 그는 수산물 판매점과 이자카야에서 근무한 후 일본인 아내와 함께 2005년 12월 귀국했다.

“고급 일식집에서 조리장으로 일했어요. 일본에서 배운 메밀코스와 가이세키 요리도 내며 인기를 끌었죠. 4년이 넘어갈 즈음 내 식당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2010년 6월 가로수길에 ‘오비야’를 열었다.

음식업 경력을 가진 아내가 위치를 고르고 운영을 맡았다. 솜씨 좋은 소바집이 생겼다는 소문이 퍼지며 인기를 끌었다. 현대백화점 측 제안으로 푸드코트에 입점도 했다.

“두 가게를 오가며 정신이 없었죠. 판매량이 너무 많아 일본에서 제면기를 들여와 썼는데, 예전의 맛이 아니라며 고객의 실망이 이어졌어요. 외형의 성장이 아닌 고객에게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죠. 백화점 점포를 정리했고 제면기도 팔았어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에 홍대 앞으로 이사해 올해 3월 지금의 오비야를 다시 열었습니다.”

가로수길점 시절에는 메밀국수에 치중했지만, 지금은 메밀로 만드는 여러 가지 음식들로 메뉴를 보강해 ‘메밀요리전문점’으로 재탄생했다.

메밀면발임에도 탄력감이 느껴지는 것에는 비법이 숨어있다. 아내의 아이디어로 반죽에 오크라(손가락 크기의 아열대 채소로, 풍부한 점액성분이 특징) 즙을 넣어서다. 따뜻한 국수 종류에는 메밀함량이 25%인 면을 사용하는데 우동면발과 비슷하다.


오비야(おびや)의 메밀음식 중 대표적인 것은 ‘전복 게살 메밀죽’과 ‘메밀김밥’이다. 메밀쌀 죽에 부드러운 전복과 게살을 올린 전복 게살 메밀죽은 깊고 편한 맛이다. 메밀김밥에는 쌀 대신 메밀면을 넣었다.

다양한 메밀음식 중 대표적인 것들을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속을 따뜻하게 덥혀줄 것으로 ‘전복 게살 메밀죽’이 있다. 메밀쌀 죽에 부드러운 전복과 게살을 올린 독창적인 음식으로 깊고 편한 맛이다. 쌀 대신 메밀면을 넣은 ‘메밀김밥’은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남녀노소 즐길 만하다.

동절기에만 판매되는 것으로 ‘3미소바’가 있다. 튀김, 카쿠니(돼지고기 조림), 알리오올리오(마늘과 올리브기름으로 볶아내는 파스타)로 구성되는 3가지 맛의 따뜻한 소바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인기다.

메밀탕수육은 고기가 아닌 메밀반죽을 튀겨 만들었다. 적당히 쫄깃한 튀김을 씹으면 메밀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데, 채식주의자도 편히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적은 인원으로 고루 먹어보고 싶다면 ‘오비야 소바정식’을 권한다. 소바 종류를 선택하고 여러 종류의 메밀요리를 곁들여 즐길 수 있다. 뜨거운 국물이 필요한 이들은 ‘해물오뎅 나베세트’를 찾는다. 정식과 세트 종류 모두 1인분도 주문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단품 식사 종류로는 3시간 졸여 만든 돼지고기 조림을 밥에 얹은 ‘카쿠니덮밥’이나 ‘부타카쿠니우동’이 좋다.

사케 소믈리에인 부인이 고른 일본 술과 일본식 칵테일도 다양하게 있다. 한 가지 팁으로, 가게에서 ‘프리미엄 쯔유’를 구입할 수 있다. 인공조미료나 방부제 없이 천연재료만 사용해 6개월간 숙성시켰다고 한다. 시판제품과 비슷한 가격이면서 품질과 맛은 더 낫다.

“가로수길에서의 제가 단순한 셰프였다면 홍대에 와서 진정한 오너셰프가 됐습니다. 얼마 전에는 달인으로 방송에 소개됐는데,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달인을 목표로 더 열심히 음식을 만들려 합니다. 10년 후에는 달인으로 부끄럽지 않은 제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실패를 경험하며 자신을 돌아볼 줄 알게 된 이 셰프는 도약을 위해서는 기본을 챙겨야 한다는 이치를 깨달은 듯하다. 가게가 더욱 커지고 유명해지는 것이 발전과 완성을 의미한다고 흔히 생각하는 우리들이 잊고 사는 부분이기도 하다.

메밀음식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할 만한 곳이다. 일본식 메밀음식이 어떤 느낌일지 경험할 수 있다. 어수선한 음식점 투성이인 홍대 앞에서 진정성 있는 음식으로 돋보인다.

오비야(おびや)의 오비는 기모노의 허리끈(帶)으로, 국수처럼 길고 장수하는 집이 되라는 뜻이다. 

◆오비야(おびや)
 위치 : 서울시 마포구 홍익로 2길 27-20  문의 : 02-6408-5252
 기타 : 일요일 휴무, 3시~5시 30분은 휴식시간, 주차장 없음.

▒ 박태순
2002년부터 각종 포털 사이트와 매체에 독특한 관점의 음식 칼럼을 게재하고 있는 우리나라 음식분야의 정상급 칼럼니스트

기사: 박태순
사진: C영상미디어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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