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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규제 완화해도 美 석탄 업계 부활 힘들어 에너지 효율 나쁘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미미’
  > 2017년04월 194호 > 글로벌
미국 신 에너지 정책
환경 규제 완화해도 美 석탄 업계 부활 힘들어 에너지 효율 나쁘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미미’
기사입력 2017.04.04 12: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28일 ‘에너지 독립’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 블룸버그>

“제가 당선되면 어떻게 되는지 보십시오. 여러분들은 광산 일자리로 다시 돌아갈 겁니다.”

2016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이 미국 최대 석탄 채굴 지역인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열린 지지 연설에서 외친 말이다.

그로부터 10개월. 지난 3월 28일(현지 시각), 트럼프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환경 관련 규제를 철폐하는 ‘에너지 독립(Energy Independence)’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워싱턴 환경보호청(EPA)에서 열린 이날 서명식에는 탄광 근로자와 임원 수십명이 참석했다. 행정명령의 핵심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석탄 화력발전소를 대거 폐쇄하도록 한 오바마 행정부의 ‘청정 전력계획(Clean Power Plan)’을 폐지하고, 국유지 내 석탄 채굴을 허용하는 것 등이다.


발전단가, 복합발전소보다 30% 비싸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 참석한 광부들에게 “지금 이 서명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느냐”며 “당신이 이제 곧 일하러 돌아가게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미국에 석탄 에너지 관련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화석 연료 산업의 쇠퇴를 얼마간 막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미 행정부가 진정으로 광산업 재건을 생각했다면, 신재생에너지 규제 법안을 발의했어야 한다”고 혹평했다.

오바마 정부의 수은, 비소 등 기타 오염물질 배출 감축 환경 규제 발효 이후 석탄 산업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에서는 총 251곳의 석탄 화력발전소가 폐쇄됐다. 하지만 석탄 산업이 사양화한 것은 규제 때문이라기보다는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셰일가스 생산 등의 이유로 하락한 것이 주요인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실제 규제가 없어도 새롭게 석탄 발전소를 짓는 것은 경제적으로 크게 매력이 없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재래식 석탄화력발전소의 에너지 효율은 (메가와트시)당 95.10달러로, 복합화력발전소의 효율(당 72.60달러)보다 30%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비 하락도 관건이다. 이들 신재생에너지는 설비 공급 과잉으로 생산 비용이 급락했다.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록키산맥에 위치한 풍력발전소의 운영비는 당 20달러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운영비(당 30달러)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국 석탄 화력 발전소와 석탄 광산은 결국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재래식 석탄 화력발전소는 쇠퇴일로에 있다. 지난 2월 미국 서부 최대 석탄 화력발전소인 애리조나 나바호 발전소는 2019년 폐쇄 계획을 발표했다.

석탄 발전 비용 때문이다. 발전소를 운영하는 애리조나 주영 기업인 솔트리버프로젝트는 “석탄 광산을 유지하기 위해 애리조나주 거주자에게 추가 전력 비용을 전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전력공급업체인AES의 자회사 데이튼 파워라이트는 오하이오에 있는 두 곳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내년에 폐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석탄 산업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세금과 규제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와이오밍주는 풍력 발전에 대해 세금 부과를 결정했고, 오클라호마도 풍력발전 과세 확대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의 지역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석탄 가격 전년대비 1.5배 수준

미국 주요 석탄 채굴 지역인 웨스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훈풍이 불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 효과라기보다는 석탄 가격이 상승세를 보여서다. 3월 말 현재 미국 석탄 가격은 1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1.5배 수준에 이른다.

캐나다 토론토의 코사 석탄 그룹은 글로벌 석탄 시장 호황기를 맞아 지난해 이 지역 광산에 투자했다. 코사 그룹은 펜실베이니아 소머셋 카운티 광산 3.2㎞(2마일) 지하에 있는 고급 연료탄을 채굴할 계획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 직전인 10월 광산 투자 결정을 했으며, 5월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광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코사그룹이 2012년까지 미국 북부 아팔라치아 석탄광산에 고용한 인력은 총 1500명에 달했다. 현재 코사 그룹이 고용하는 관련 인력은 전체 400명에 불과하다. 코사 그룹이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인력을 구조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코사 그룹 신규 개장하는 광산 생산 초기 약 40명의 광부를 고용할 예정이며, 생산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늘어날 광부의 숫자는 최대 75명에 그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뉴캐슬 석탄발전소를 소유한 NRG에너지의 마우리시오 구티에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 산업은 1~2년을 보는 것이 아니라 15~3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무관하게,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배출가스 감축 쪽으로 미국 산업은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NRG에너지는 2014년 뉴캐슬 발전소를 폐쇄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복합가스발전소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와 웨스트 버지니아의 광산 노동자를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재교육하는 단체인 마인드마인즈(Mined Minds)의 관계자는 “머지않아 사람들이 광산 일자리가 다시 생기지 않을 것이란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EIA는 오바마 행정부의 청정전력계획이 없다면 2020년까지 석탄생산량이 조금씩 회복될 것이며, 2040년이면 현재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신재생에너지의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사: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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