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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달러 가치 회사 두 번 설립한 건강 음료 선구자 생과일주스 배달로 시작… “기능성 제품 늘어날 것”
  > 2017년06월 205호 > 글로벌
[Interview] 그레그 스텔텐폴 칼리피아팜스 창업자 겸 CEO
2억달러 가치 회사 두 번 설립한 건강 음료 선구자 생과일주스 배달로 시작… “기능성 제품 늘어날 것”
기사입력 2017.06.19 14:18


스텔텐폴 칼리피아팜스 CEO는 “똑같은 제품으로는 음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 : 칼리피아팜스>

견과류 우유와 콜드브루(Cold brew) 커피 등을 판매하는 칼리피아팜스(Califia Farms)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그레그 스텔텐폴(Greg Steltenpohl)은 미국 무알코올 음료 산업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77년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뒤 밴드에서 재즈 색소폰 연주자로 활동하던 스텔텐폴은 1980년에 밴드 멤버들과 함께 오드왈라(Odwalla)라는 주스 회사를 설립했다. 색소폰 연주로는 생계가 막막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오드왈라의 주력 상품은 손으로 직접 짜서 만든 오렌지 주스. 지금은 건강 음료를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당시에 생소한 개념이었다.


2000억원에 첫 번째 회사 매각

스텔텐폴과 동료들은 밴드가 갖고 있던 폴크스바겐 자동차에서 주스를 만들어 캘리포니아 하프 문 베이(Half Moon Bay) 지역에 있는 음식점에 배달하기 시작했다. 신선한 오렌지 주스는 큰 인기를 끌었고 몇 년 사이에 오드왈라는 수백억원 가치의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1996년에 오드왈라가 만든 사과 주스를 마신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변호사들은 사망 원인이 오드왈라에 있는지, 판매 업체나 유통회사에 있는지 밝혀보자고 조언했지만, 스텔텐폴은 곧바로 제품을 회수했다.

대량 제품 회수로 회사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이듬해 매출은 90% 가까이 하락했다. 스텔텐폴은 1980년 음료 시장에 뛰어든 이후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2년 뒤 매출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그와 동료들은 2000년에 1억8100만달러(약 2045억원)를 받고 코카콜라에 회사를 매각했다.


칼리피아팜스가 생산하는 다양한 음료제품. <사진 : 칼리피아팜스>

칼리피아는 스텔텐폴이 2010년에 다른 동료들과 공동 창업한 회사다. 우유와 두유의 대체재로 분류되는 ‘견과류 우유’ 시장이 커지면서 칼리피아는 현재 미국 음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생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칼리피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7% 증가했고 이익도 두 자릿수로 늘었다. 창립 5년여 만에 매출액은 1000억원 안팎으로 늘었다.

2015년에는 사모투자 회사인 스트라이프그룹(Stripes Group)에 지분 약 20%를 주고 5000만달러(약 565억원)를 투자받기도 했다. 스트라이프그룹은 칼리피아의 가치를 2억5000만달러 이상으로 추정한 것이다.

칼리피아는 견과류 우유 외에 커피, 주스, 크리머(creamer)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음료 시장에서만 1억달러 이상의 회사를 두 번이나 창업한 스텔텐폴은 조선비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모든 조건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그냥 시작하라(Just do it)”고 했다. 다만 “진짜 제품과 진짜 고객이 있는 곳에서 작게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시작하면) 고객들의 피드백이 나갈 길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음료 산업에 관심이 있는 예비 창업자를 위해 조언도 했다. △똑같은 제품을 만들지 말 것(Don’t do a me-too) △사업 초기 단계부터 규모를 생각할 것(Think about scale early on) △모든 비용을 이해할 것(Understand your costs) 등이다. 그는 “사업이 제대로 굴러가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준비 단계부터 충분히 생각해 놔야 한다. 또 판촉비, 유통 수수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 등 모든 비용을 고려해 제품 가격을 책정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칼리피아팜스의 크리머 제품. <사진 : 칼리피아팜스>

음악가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계기가 궁금하다.
“아버지가 오렌지 농장 주변에 사는 걸 좋아해 줄곧 오렌지 농장 근처에서 오렌지 꽃 냄새를 맡고 직접 짜서 만든 주스를 마시며 자랐는데, 이것이 여러모로 내 운명을 결정지었다. 배고팠던 음악인으로 지내던 시절에 어떻게 하면 돈을 마련해 음악을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다. 그러다 신선한 오렌지 주스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고 이걸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당시 ‘100달러로 시작할 수 있는 100가지 사업’이란 책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거의 전 재산이었던 100달러로 수동 착즙기를 사서 오렌지 주스를 만들어 식당에 배달하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26살이었고, 폴크스바겐이 있었다. 사업은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사업을 하면서 언제가 가장 힘들었나.
“1996년에 오드왈라 제품의 대량 리콜이 있었다. 변호사들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떤 증거도 확정되기 전에 곧바로 제품을 회수했다. 이는 예방 차원에서는 옳은 결정이었지만, 회사는 재정적으로 극심한 문제를 겪었다. 오드왈라 브랜드를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했는데 그동안 소매점, 소비자들과 쌓은 신뢰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오드왈라를 매각하고 아몬드 우유를 선택했다. 왜 다시 음료 시장으로 돌아왔나.
“간단하게 대답하면 음식 사업에서 나를 강하게 잡아당기는 임무를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나는 주스를 배달하던 시절부터 음식 사업은 사회 기능적인 목적이 있다고 생각했다. 음식은 사람 몸이 더 잘 돌아가도록 해주고 더 기분 좋도록 느끼게 해줘야 한다. 나에게 음료를 만드는 것은 일종의 신성한 신념이다. 내가 할 일은 신체를 인공적인 첨가물이나 설탕, 지방으로 오염시키는 게 아니라 뭔가 본질적인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인의 약 90%는 대량으로 생산된 음식을 먹는다. 그 음식들은 최소한의 안전 수칙과 기본적인 영양소만 충족시킬 뿐이지 사람의 몸에 최적화된 게 아니다. 칼리피아를 시작했을 때 소비자들은 유제품 진열장에서 뭔가 다른 것, 뭔가 더 나은 것을 찾고 있었다. 특히 밀레니얼(Millennial·1980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은 더 건강하면서 더 고급스러운 것, 장인 정신이 강하면서 대량 생산되지 않은 제품을 원했다. 칼리피아를 만들 때 아무도 대규모로 아몬드 우유를 생산하지 않았던 게 우리한테는 행운이었다.”

커피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보인다. 커피 시장에 진출할 때 어떤 가능성을 봤나.
“우리는 레드오션이 아니라 ‘기회의 바다’로 봤다. 콜드브루 커피(찬물로 우려낸 커피)는 밀레니얼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데, 칼리피아는 콜드브루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특화해 풍미를 더 풍부하게 했고 아몬드 우유를 섞은 커피도 선보였다. 아몬드 우유는 뒷맛을 남기지 않아 일반 우유보다 커피에 더 적합하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60%가 크림을 타서 먹는데 칼리피아는 다양한 맛의 견과류 우유 크림도 만들었다. 우리가 만든 니트로 콜드브루 커피(질소를 넣어 흑맥주처럼 부드럽게 만든 커피)는 커피 시장에서 유제품이 들어있지 않은 첫 번째 제품이다. 우리가 만든 커피들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에 있다. 칼리피아는 더 혁신적인 커피를 만들 예정이다.”

앞으로 음료 시장이 어떻게 변할까.
“식물을 주원료로 한 음료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고 거대 음료 기업들은 ‘우리에게 더 좋은’ 음식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본다. 소비자들은 기능성 음료에 더 열광할 것이고 설탕이 첨가되거나 불필요한 첨가물이 있는 음료는 점점 더 거부할 것이다. 우리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식물 중심의 식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깨닫게 되면 식물을 원료로 한 음료 시장은 더 커질 것 같다. 지금 유제품 판매대에 가 보면 식물성 대체재들이 많은데, 음료뿐만 아니라 치즈, 버터, 요구르트 등 다양한 분야에도 이런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수십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비용은 어떻게 관리하나.
“작은 기업의 장점 중 하나는 비용 통제 방식을 세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 경쟁사가 제품에 맞게 공장을 개조했던 것과 달리 우리는 처음부터 제품에 특화된 공장을 만들어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도 관리할 수 있었다.”

새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할지 어떻게 예상하나.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을 움직이는 요소가 뭔지 늘 고민한다. 제품의 성공 여부는 칼리피아 직원들이 매일 아침과 저녁에 하는 질문, ‘이 제품은 다른가? 이 제품은 더 좋은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 질문은 우리를 항상 긴장하게 만들고 시장의 긍정적인 방해꾼(disruptor)이 되도록 한다.”

칼리피아는 환경을 중시하는 철학 덕분에 착한 기업으로 불린다.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가.
“물론이다. 지구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환경 파괴가 적은) 식물을 주원료로 하는 식사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그런 음식과 음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혁신을 이뤘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칼리피아는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첨단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물은 100% 재활용하고 생산 후 남은 부산물은 90% 이상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 칼리피아의 모든 제품은 ‘클린 라벨(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표시)’을 달고 있고 재료의 투명성을 생각해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쓰지 않는다.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적은 자본으로 창업하려고 한다.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완벽한 상황을 기다리지 말고 그냥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진짜 제품, 진짜 고객이 있는 곳에서 작게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고객의 피드백이 갈 길을 보여줄 것이다. 개인적으로 열정이 있는 분야와 고객의 요구가 있는 곳에 사업의 기회가 있는지 항상 살펴봐야 한다.”


plus point

설탕 등 첨가물 없는 건강음료 수요 증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코코넛 워터. <사진 : 비타코코>
최근 미국에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다양한 건강음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천연·건강음료는 일반 음료보다 비싸지만 이를 찾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무알코올 음료 시장 전체 규모는 800억달러(약 90조원)에 달한다. 이 중 천연·건강 음료 시장은 약 195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이며, 연평균 약 2% 성장하고 있다.

최근엔 탄산수 판매가 증가하는 반면 탄산음료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탄산수는 물과 탄산을 섞은 후 독특한 맛을 첨가해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전년 대비 1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 음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탄산음료는 인공 감미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미국의 생수 소비량은 2014년 약 100억갤런을 넘어섰으며, 올해에는 탄산음료의 수요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로 건강하고 안전한 원료의 다양한 음료가 출시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건강음료는 코코넛워터다. 코코넛워터는 열대지방에서 나는 과일인 코코넛 안에 있는 과즙을 음료로 만든 것이다. 코코넛워터에는 체내 수분을 조절해주는 칼륨 등 각종 전해질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지 않아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코코넛워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9억8660만달러(약 1조원)를 기록했으며, 2019년에는 20억달러(약 2조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건강 음료 시장에서 최근 급성장하는 기업은 팜원더풀(Pom Wonderful), 수퍼프루트 주스(Superfruit Juice), 비타코코(Vita CoCo), 볼트하우스 팜스(Bolthouse Farms) 등이다.

미국 최대 석류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팜원더풀은 직접 재배한 석류로 주스 등을 만든다. 석류 4개를 압착해 만드는 팜원더풀 석류 주스에는 설탕 및 기타 인공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수퍼프루트 주스는 블루베리, 자몽, 석류 등 몸에 좋은 천연 과일음료를 선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주로 당근 주스를 만들던 볼트하우스 팜스는 아보카도, 베리류 등의 과일 주스를 출시하며 시장점유율을 넓혀 가고 있다. 특히 코코넛 음료회사인 비타코코는 지난해 3억7300만달러(약 4215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하며, 코코넛워터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기사: 전재호 조선비즈 재계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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