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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명이 사용하는 亞 1위 음성인식 기술 개발 작년 매출 5600억원… 2029년 17조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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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기업 열전 5] 커다쉰페이
4억명이 사용하는 亞 1위 음성인식 기술 개발 작년 매출 5600억원… 2029년 17조원 목표
기사입력 2017.07.17 14:08


류칭펑 커다쉰페이 회장(오른쪽)은 지난해 4월 26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있는 중국과학기술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류 회장은 음성인식 통역 기술을 시연했다. <사진 : 커다쉰페이>

미국의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지난 6월 선정한 ‘2017년 글로벌 50대 스마트기업’에 9개 중국 기업이 올랐다. 이 가운데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내로라하는 중국 정보기술(IT)기업을 제치고 전체 순위 6위에 올라 중국 최고 스마트 기업으로 평가받은 곳이 있다. 중국 음성인식 기술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 음성인식 기업으로, 이 회사 음성 입력 기술은 중국판 시리(siri)로 불린다. 중국에서 이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가 4억3000만명에 달한다. 이 회사의 개방 플랫폼을 통한 음성인식과 음성합성 및 통역 등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 횟수는 35억회를 웃돈다. 서비스의 월간 활성사용자 수도 3억800만명으로 71% 늘었다. 


중국어·영어 통역 기술, 美·日 제쳐

2004년 처음으로 1억위안(약 170억원)을 돌파한 매출은 지난해 33억2000만위안(약 5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4% 증가했다. 모건스탠리가 MSCI 신흥지수로 내년 6월 편입하겠다고 발표한 중국 증시의 우량 A주 종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1999년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 있는 중국과학기술대에서 정보처리 박사 과정을 밟던 20대 중반의 대학원생이 동창들과 함께 창업한 커다쉰페이(科大訊飛⋅iFLYTEK⋅아이플라이테크) 이야기다. 2008년 선전증권거래소 중소기업판에 상장한 커다쉰페이는 중국 대학생 창업 기업 1호 상장사라는 타이틀도 달고 있다.

커다쉰페이는 설립 30주년이 되는 2029년 월간 활성사용자 수를 10억명, 연간 매출을 1000억위안(약 17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2년 뒤 매출을 작년의 33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세계가 우리 목소리를 듣게 한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 회사 창업자 류칭펑(劉慶峰⋅44) 회장의 비전은 실적에 있지 않다. ‘인공지능(AI)으로 세계를 변화시키는 위대한 기업이 되는 것’이다.

커다쉰페이가 통역 기술을 선보인 건 2013년이다. 2014년엔 중국어를 영어로 통역하는 기술 1위인 일본을, 2015년엔 영어를 중국어로 통역하는 기술 1위인 미국을 각각 제쳤다. 2016년 11월 내놓은 샤오이(晓譯)통역기는 “영어 통역 능력이 대학 영어 6급 시험을 보는 학생들의 90%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의 자평이다. 중국어로 강연하면 영어·위구르어·일본어·한국어로 실시간 번역하고 이를 동시에 자막으로 보여주는 기술도 개발했다. 음성을 문서로 전환하는 기술은 중국어 속기사와의 대결에서 돋보였다. 2015년 12월 정확도 98%를 기록해 속기사의 74%를 압도한 것이다.

높은 기술력은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기술 지향 전략에서 나온다. 지난해 7억900만위안(약 1335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매출의 21.4%에 해당한다. 연구·개발도 당장 쓰이는 기술보다 10년 뒤 먹거리에 집중하는 식이다. 후위 커다쉰페이 부총재는 4년 전인 2013년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구·개발의 50% 이상이 당장 파는 제품과 무관하다”며 “모바일 인터넷과 TV용 음성기술 개발에 가장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중국을 휩쓸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에 일찌감치 대비한 것이다.  

2014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쉰페이 수퍼브레인 계획’은 기계가 듣고 말하는 것을 넘어 이해하고 생각하는 수준까지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9년이면 매출의 절반이 해외에서 이뤄지고, 연구·개발도 전 세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는 게 류 회장의 설명이다.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일본 법인도 세웠다. 글로벌 AI 산업의 리더를 장기비전으로 내세운 것과 맥이 닿는다. 100만달러 펀드를 만들어 중국 안팎의 AI 스타트업 인수에 나선 것도 기술력 제고 전략에 따른 것이다. 2016년 교육 분야 업체인 ‘베이징러즈항(北京樂知行)소프트웨어’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40만개 창업팀과 AI 생태계 구축

커다쉰페이는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대회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것이다. 블리자드챌린지 국제대회가 대표적이다. 영어 합성 기술을 겨루는 부문에서 2006년부터 작년까지 11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도 고개를 숙였다. 커다쉰페이 내부에선 1등을 놓칠까 두려워 매년 참가할지를 놓고 이견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류 회장은 밀어붙였다. “경쟁 정신만이 우리를 부단히 앞으로 나가도록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커다쉰페이는 2016년 미국에서 구글이 개최한 국제 음성 식별 대회인 ‘CHiME 2016’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음성인식 오차율 2%로 경쟁 참가팀의 7%보다 크게 낮았다.

중국 정부가 주는 각종 기술상도 잇따라 수상했다. 2003년과 2011년에 국가과학기술 진보상을 수상하고, 2005년과 2011년엔 중국 정보산업 중대 기술 발명상을 받기도 했다.

커다쉰페이는 기술 마케팅을 통해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다양한 협력업체들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자사의 음성인식 기술을 쓰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시장 선점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류 회장은 연초만 해도 자사의 기술을 이용해 각종 솔루션 개발에 나선 창업팀이 30만개에 달했는데 6월 말 현재 40만개로 늘었다고 전했다. 커다쉰페이의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로봇회사만도 2000여개사에 이른다. 이 회사는 자사의 기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화가 가능하고,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TV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달걀 모양의 알파 다단(大蛋)이라는 로봇을 최근 출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이른바 스마트 하드웨어 업체도 2만여개사가 커다쉰페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 회사 음성인식 기술을 응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회사들도 적지 않다. 커다쉰페이는 자사의 개방 플랫폼이 세계 최대 음성 및 AI 개방 플랫폼이라고 평가한다.

류 회장은 1998년 중국과기대에서 석사를 받은 뒤 해외로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가 출국 계획을 접고 동창과 기술자들을 수소문해 방 3칸짜리 아파트에서 창업에 나선 건 당시 음성인식 기술 연구자들의 공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창업 직후 내건 슬로건 ‘중국어 음성인식 기술을 중국인이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들도록 하자’가 그것이다.


IBM·MS에 맞서 독자 음성인식 기술 개발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음성인식은 물론 음성합성 시장은 외국 기업 지배하에 있었다. IBM·MS·인텔·모토롤라 등이 모두 중국에서 음성기술 실험실을 두고 있었고, 마치 블랙홀처럼 중국 인재들을 빨아들였다. 이에 대응해 중국과기대의 실험실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벨랩 같은 곳으로 만들기로 한 초심(初心)이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커다쉰페이가 세계적인 음성인식 업체인 미국의 뉘앙스와 협력에 나섰다가 포기한 것도 초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뉘앙스의 중국 대리상이 되는 것은 돈과 영예를 함께 거머쥐는 것이었다. 하지만 커다쉰페이는 2006년 뉘앙스에 독자 개발의 길을 가겠다는 서한을 띄웠다. 류 회장은 당시 세 갈래 길이 있었다고 회고한다. 첫째는 뉘앙스의 기술을 계속 사용하는 것으로 리스크가 가장 적었다. 두 번째 길은 점진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마지막 길은 솔직하게 뉘앙스에 독자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고 알리는 것이다. 이는  커다쉰페이에 퇴로를 주지 않는 험난한 길이었지만 회사는 이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커다쉰페이는 2001~2002년에 창업 이후 최대 고비를 맞았다. 음성 비즈니스를 계속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이다. 커다쉰페이는 2000년 화웨이·레노버·인텔 등 50여개 업체들과 협력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2001년에 실제 달성한 실적과 목표와의 격차가 너무 컸다. 투자자들은 수익이 나는 프로젝트를 하라고 주문했다. 커다쉰페이가 이 고비를 넘긴 건 음성기술을 좋아하고, 잘 이해한 덕분에 명확한 비전이 있었고 이에 대한 믿음이 충만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업을 한 게 먹고살기 위해서가 아니고, 사회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융자를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단지 이 기술을 정말 좋아하고, AI가 전 세계를 바꿀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즐겁게 혁신하자’를 모토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즐겁지 않으면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커다쉰페이가 2012년 연례 제품 발표회에서 미래의 휴대전화·가전·완구 등이 모두 사람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허풍’이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뒤늦게 사물인터넷(IoT)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음성을 통한 소통이 인간과 기계 소통의 새로운 일상이 될 것이라는 커다쉰페이의 시각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류 회장은 “AI 시대가 오면서 교육·의료·자동차·스마트도시·전화사기방지·금융고객서비스 등 각 영역에서 적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머지않은 장래에 AI가 물이나 전기처럼 사회생활 각 방면에 들어가 인류의 비서이자 아주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통산업에 인터넷을 접목해 혁신을 추구하는 ‘인터넷 플러스’가 정부 정책은 물론 기업들의 전략으로 유행하는 것처럼 ‘AI 플러스’를 확산시키자는 게 커다쉰페이의 주문이다. 의료분야가 대표적이다. 중국의학과학원협회 등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은 커다쉰페이는 올해 AI 로봇이 세계 처음으로 중국에서 국가의사 자격시험을 보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합격하면 중국뿐 아니라 세계 의료계에 커다란 복음이 될 것이라고 류 회장은 기대했다. 커다쉰페이가 2015년 말 내놓은 AI유저인터페이스 기술은 로봇이 인간과 소통하고 현장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



중국 소비자가 커다쉰페이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 : 커다쉰페이>

보이스피싱 단속에도 음성인식 활용

중국 공안은 이미 보이스피싱 단속에서도 커다쉰페이의 기술을 활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최고검찰원과 최고인민법원 등도 업무 보조수단으로 커다쉰페이의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항저우와 구이양 같은 스마트도시 개발에도 이 회사 기술이 투입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커다쉰페이가 기술표준을 주도하도록 안배하는 등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커다쉰페이로 하여금 중국어 음성소통 기술표준 태스크포스를 이끌게 하고, 국가 스마트 음성 첨단기술산업화 기지를 허페이에 둔 게 대표적이다. 중국 국가 중점 소프트웨어 기업으로도 선정된 커다쉰페이는 차이나모바일·차이나텔레콤·차이나유니콤 등 중국의 3대 통신사와 모두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심지어 차이나모바일의 경우 커다쉰페이에 지분투자를 해 지분율(13.6%)로는 류 회장(7.9%)보다 많은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plus point

중국 AI 산업 연간 40~50% 성장


(좌) 커다쉰페이가 개발한 AI 로봇. <사진 : 커다쉰페이> (우)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커다쉰페이의 어린이용 손목시계. <사진 : 커다쉰페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지난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시기에 맞춰 베를린에서는 G20 국가의 25개 팀이 모여 혁신기술을 놓고 실력을 겨루는 대회가 치러졌다. 3명의 우승자가 나왔다.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나온 두 팀과 함께 선정된 아시아 기업이 중국의 마룽커지(碼隆科技)다. 마룽커지는 2014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화상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업체다.

비슷한 시기인 9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는 AI 샤오전(小鎭)이 문을 열었다. 3년 내 AI 전문 연구원과 기업연구소는 물론 30여개 전문 창업보육센터 등을 유치해 세계적인 AI 기업 집적지로 만들기로 했다.

앞서 이달 5일 베이징에서는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가 개발자 대회를 열어 세계 최대 무인 자율주행차 개발 동맹 구축을 위한 ‘아폴로 계획’과 대화식 개방형 AI 운영체제인‘두어 OS(DUerOS)’를 발표했다.

중국에 불고 있는 AI 사업 열풍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ii미디어리서치가 168개 비상장 AI 관련 기술업체를 분석한 결과 34.5%가 2015년에 세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창업한 AI 업체 비중은 72%에 달했다. AI 사업 러시는 시장의 팽창 덕분이다.

지난해 중국 AI 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43.3% 증가한 100억6000만위안(약 1조7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51.2% 성장한 152억1000만위안(약 2조5700억원), 2019년에는 344억3000만위안(약 5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ii미디어리서치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 인터넷 플러스가 경제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었다면 이젠 AI 플러스가 신경제의 싹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완강(萬鋼) 중국 과기부 부장(장관)은 6월 29일 톈진에서 열린 세계지능대회에 참석, 경제는 물론 민생과 환경보호, 국가안보 등에 응용하기 위한 차세대 AI혁신발전 규칙조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중국 과기일보에 따르면 2012년부터 AI 분야 특허 등 지식재산권 신규 출원이 미국을 추월했고, AI 기업에 대한 융자규모도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2014년부터는 딥러닝 분야에서 논문발표 수와 인용 수에서 모두 미국을 넘어섰다.

맥킨지의 글로벌 혁신능력 분석보고서는 미국의 혁신은 과학연구와 엔지니어링 기술 측면에서 중국보다 강하지만, 고객 중심과 효율 제고 측면에선 중국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AI는 응용하는 과정에서 부단히 업그레이드되는 기술”(류칭펑 커다쉰페이 회장)이기 때문에 중국이 AI에서 미국보다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S 출신으로 바이두(百度) AI 사업을 총괄하는 루치(陸奇)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개발자대회에서 “AI 방면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 선두주자”라고 강조했다.

기사: 오광진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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